완전한 자율주행차를 '구매'하는 시대, 과연 올까?

올해 초, 텐서(Tensor)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신생 기업이 업계에 등장하며 대담한 선언을 했다. 세계 최초로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일반 고객에게 대량 판매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텐서의 주장은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했다. 검증되지 않은 스타트업의 ‘베이퍼웨어(실체 없는 허풍)’ 정도로 치부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깔린 아이디어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다. 국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미 우리는 앱으로 완전 자율주행 차량을 호출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그 기술을 탑재한 차를 직접 소유하지 못할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웨이모(Waymo), 테슬라(Tesla), 루시드(Lucid), GM 등 글로벌 거대 기업들 역시 로보택시를 넘어 개인 소유 자율주행차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천억 달러가 투입된 이 거대한 기술 전쟁에서, 로보택시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하지만 ‘가능한 것’과 ‘실용적인 것’ 사이에는 여전히 깊은 간극이 존재한다.

오랫동안 전문가들은 개인 소유 자율주행차에 회의적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었다. 라이다(Lidar)를 비롯한 고성능 센서와 컴퓨팅 장비의 가격이 수억 원을 호가했기에, 이를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대신 차량 공유 업체가 운영하는 로보택시가 비용을 상각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비용 곡선을 끌어내리고 있다. 핵심 장비 가격이 하락하면서 다시금 ‘자율주행차의 개인 소유’라는 화두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구매가 가능해진다 해도, 과연 실용적인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자율주행차는 일반 내연기관차와는 전혀 다른 관리 매뉴얼을 요구한다.

수십 개의 센서는 매일같이 닦고 보정(Calibration)해야 한다. 웨이모는 센서의 먼지를 닦아내는 초소형 와이퍼를 개발했고, 테슬라는 실내 청소를 위한 로봇 청소기 개념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 소유자가 이 복잡한 정밀 기계를 매일 관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네기멜런 대학의 자율주행 전문가 필 쿱만 교수는 흥미로운 비유를 들었다. 그는 개인용 자율주행차 소유가 마치 ‘자가용 제트기’와 비슷하게 운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트기를 소유하더라도 실제 관리와 정비는 전문 업체에 위탁하듯, 자율주행차의 소유권은 갖되 유지보수는 제3의 전문 회사에 맡기는 방식이다. 5년 동안 아무런 정비 없이 센서가 완벽하게 작동할 것이라 믿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장벽은 ‘디자인’이다. 현재 도로 위를 달리는 대부분의 자율주행차는 솔직히 말해 멋지지 않다. 차량 지붕과 측면에 덕지덕지 붙은 센서들은 안전을 위한 필수 요소일지 모르나,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꺾는 주범이기도 하다. 라이다 기업 이노비즈(Innoviz)의 CEO 오메르 데이비드 케일라프의 말처럼, 기능이 아무리 좋아도 “못생긴 차는 팔리지 않는다.”

이는 일론 머스크가 라이다를 혐오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그는 라이다가 비쌀 뿐만 아니라 차량의 디자인을 해친다고 주장하며, 카메라 중심의 시스템을 고집해 왔다. 물론 차세대 라이다 센서들이 점점 작아지고 저렴해지면서 디자인적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은 열려 있다. 센서의 수를 줄이고 차체 안으로 숨기는 기술이 발전한다면, 일반 소비자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외형이 완성될지도 모른다.

기업들이 내세우는 ‘완전 자율주행’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미묘한 안전장치들이 숨어 있다. 텐서나 루시드 등이 말하는 레벨 4 자율주행은 ‘특정 조건’ 하에서만 인간의 개입이 필요 없다는 뜻이다. 도로 표시가 없는 비포장도로나 폭우, 눈보라 같은 악천후에서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운전대는 여전히 필요하며, 결정적인 순간에는 인간이 개입해야 한다는 모순이 남는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설문조사 결과들은 대중이 자율주행차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토록 자율주행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상업적 경쟁을 넘어선, AI 기술 주도권을 둘러싼 지정학적 전쟁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행보는 서구 자동차 제조사들에 ‘지금 뒤처지면 영원히 도태된다’는 위기감을 심어주었다.

1956년 GM이 제작한 홍보 영상에는 1976년의 미래 가족이 유리 돔으로 덮인 자율주행차를 타고 여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 속 아버지는 운전대를 접어 넣으며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말한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훌쩍 지났지만, 그 ‘미래’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개인 소유'의 완전 자율주행차. 그것이 다가올 현실일지, 아니면 자동차 산업이 만들어낸 영원한 판타지일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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