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FSD 충돌 테이터 공개... 회피 성공 장면만 담은 영상 편집본 논란
테슬라 FSD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정면으로 오는 위험 차량을 피해 차선을 변경하고 있다. (테슬라 영상 캡처)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테슬라가 최근 FSD(Full Self-Driving, Supervised) 충돌 데이터를 공개하고 “FSD가 사람보다 더 안전하다”는 주장을 다시 꺼냈다.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리포트에는 도심·비고속도로 등 다양한 조건별 통계가 포함돼 이전보다 세부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완전한 투명성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데이터 정의 방식, 미국 평균과의 비교 기준, 그리고 공개되지 않은 실패 사례 등 핵심 지점에서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웨이모가 막대한 규모의 주행 데이터를 상세한 방식으로 공개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면서 테슬라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웨이모는 도시별·상황별 충돌 내역과 디스인게이지먼트(운전자가 개입한 순간)를 세부적으로 나눠 보고하고, 무인 로보택시의 안전성을 외부 검증에 적극 노출하는 방식으로 규제 당국과 대중의 신뢰를 쌓아 왔다. 반면 테슬라의 데이터는 여전히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테슬라는 FSD를 활성화한 차량은 중대 충돌까지 약 510만 마일, 경미 충돌까지 약 150만 마일을 주행한 것으로 제시돼 수동 운전 차량과 미국 평균 대비 안전 간격이 크게 길어진다는 자료를 제시했다.(출처:테슬라)
테슬라가 공개한 자료는 FSD 충돌 데이터를 ‘major(에어백 전개 사고)’와 ‘minor(일정 속도 변화량 이상 충돌)’로 나눠 공개했다.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FSD를 켜고 운전자가 감독하면, 같은 차량을 사람이 단독으로 운전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테슬라에 따르면 FSD 사용 시 약 510만 마일마다 한 번 중대 충돌이 발생, 미국 평균(약 70만 마일)보다 약 7배 길다는 설명이다. 경미한 충돌 역시 150만 마일당 1회로, 수동 운전 대비 두 배 이상 여유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테슬라가 공개한 동영상에서는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빨간불을 무시하고 달려드는 차량을 회피하거나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 차량을 사전에 감지해 속도를 줄이는 등 ‘사고를 피하는 FSD’의 장면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테슬라가 공개한 영상은 성공한 회피 사례만을 모은 ‘편집본’이라는 점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이 위험 상황을 예측하지 못해 급정지하거나 오판하는 사례, 안전요원이 개입해야 했던 순간, 로보택시 파일럿 테스트에서 발생한 충돌 건수 등은 영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심지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밝힌 오스틴 로보택시 파일럿의 실제 충돌 비율은 테슬라가 주장하는 FSD 평균 안전성과 큰 차이를 보였다. 경쟁사 웨이모의 무인 로보택시가 더 긴 마일리지 동안 무사고를 기록했다는 자료도 함께 공개된 바 있다.
테슬라는 FSD가 보편 적용될 경우 미국 도로에서 연간 3만 명 이상 생명을 구하고 약 190만 명의 부상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출처:테슬라)
결국 테슬라의 이번 데이터 공개는 ‘이전보다 정직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동시에 ‘여전히 보여주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는 의심을 함께 받는 상황이 됐다. 버전별 성능 변화, 날씨·야간·공사 구간 등 환경별 안정성, 위험 상황에서의 판단 오류, 안전요원 개입 비율 같은 핵심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미국 평균과의 비교’ 자체가 충돌 정의 방식과 신고 시스템 간 차이로 인해 완전한 동일 조건 비교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의 사회적 수용성은 기술 수준 이상으로 투명성·검증·규제 신뢰에 좌우된다. 웨이모가 선택한 방식이 ‘외부 검증을 감수하는 공개 모델’이라면, 테슬라는 지금까지 ‘내부 산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설명하는 폐쇄형 모델’에 가깝다.
테슬라가 진정한 의미의 안전성을 입증하고 싶다면, 성공 장면 중심의 편집 영상만으로는 부족하다. 실패 사례와 편향 없는 원데이터까지 공개하고 외부 기관의 정밀 검증을 허용하는 투명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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