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체인지에 버금가는 변화, 2025 BMW M235 미국 시승기

BMW 2시리즈 그란쿠페를 시승했다. 미국 스파르탄버그 BMW 공장 내에 있는 신차 출고시험장에서의 짧은 경험이었다. 통상적인 시승과는 달리 노이어 클라쎄의 택시 드라이빙도 겸해진 장소였기 때문에 인상적이었다. 부분 변경 모델이었지만 풀 체인지에 가까운 내외장의 변화가 특징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 2시리즈의 거동이 더 크게 다가왔다. BMW 2시리즈 그란쿠페 M235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1주일 정도 지난 시점에 미국 스파트탄버그 BMW 공장에서 만난 2시리즈 그란쿠페는 그 느낌이 또 다르다. 트럼프는 시대에 역행하는 기후 정책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소위 트럼프 2.0 시대에는 어떤 정책을 취할지 알 수 없다. 그를 지지한 일론 머스크만큼이나 변덕이 심하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당장에 실적을 위해 화석연료의 사용을 장려하고 그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정책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석학들이 기후 재앙을 경고해도 수익성과 경제성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당장에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환경 문제에 관해 관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엄청난 기후 재앙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해도 당장에 내가 죽지 않았다는 점을 우선한다.

그래서인지 내연기관차는 그 생명력을 더 늘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새로 등장한 2시리즈 그란쿠페를 타면서, “달리는 즐거움’을 신조로 하는 BMW의 현재 자세를 떠 올려 본다.
BMW의 전기화 전략은 분명 다른 메이커와 뚜렷이 다르다. 멀티 파워트레인은 토요타와 같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전기차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확실하게 차이가 난다. 다만 과도기적인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에 대한 자세가 다르다. 처음부터 기존 내연기관차를 배터리 전기차로 바꾸는 전략을 취했다.
내년에 등장할 노이어 클라쎄도 멀티파워트레인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다만 그 플랫폼의 구성을 전기차 우선으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다시 말해 기존 모델들은 내연기관차의 배터리 전기차 버전이었다면 앞으로는 배터리 전기차의 내연기관차 버전이 라인업된다.

그 배경에는 BMW의 독창성이 있다. 누가 뭐래도 BMW는 주행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브랜드다. 내연기관 시대는 물론이고 전기차 시대에도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강하게 부각하고 있다. 배터리의 탑재로 인한 중량을 어떻게 제어하고 거동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연구한다.
그래서 같은 주행시험장에서 시험을 통해 전기와 디지털, 순환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어떻게 달성해 나갈 것인지를 강조한다. 다른 말로 하면 주행성은 물론이고 내연기관차 시대의 핵심 중 하나였던 이피션트 다이나믹스, 그리고 자원 재활용이라는 시대적인 과제를 실천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오늘 시승하는 2시리즈 그란쿠페는 부분 변경 모델이다. 물론 한국 시장에는 가솔린 엔진 버전만 들어온다. 내연기관차이면서도 그들의 주행성과 효율성, 환경이라는 세 가지 테마를 모두 실행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시리즈 그란쿠페는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이다. 그런데 그 프로포션은 뒷바퀴 굴림방식에 가깝다. 이번 부분 변경 모델은 전장은 20mm 길어지고 전고가 25mm 높아졌다. 그만큼의 차이로 차체 비율을 좀 더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에 가깝게 바꾸었다.
익스테리어는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마무리가 조금 줄어 들었다. 앞 얼굴에서 디테일의 변화가 보인다. 트레이드 마크인 키드니 그릴은 헤드램프 아래에 위치한다. 수직과 대각선 바로 차체를 더 낮아 보이게 하고 있다. 헤드램프는 네 개의 수직 LED 램프로 4등형 아이콘을 살려내고 있다. 표준 LED 헤드라이트는 주간 주행등과 방향 지시등의 수직 요소를 통합한다. 선택 사양으로는 눈부심 방지 매트릭스 하이빔과 코너링 라이트가 있는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가 있다. 아래쪽 에어 인테이크는 와이드함을 살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측면에서는 루프라인으로 인한 실루엣의 변화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롱 노즈와 숏 데크가 도드라진다. 트렁크리드쪽을 약간 더 높이니 앞 코가 더 낮아 보인다. 그것을 BMW는 웻지 대신 샤크 노즈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뒤쪽에서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뉜 테일 램프가 특징이다. 이런 디테일의 변화로 강렬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디자인의 힘이다. 트렁크 리드에 새겨진 차명은 M235로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2를 크게 하고 35를 작게 표기하고 있다. 그다음에 따라오는 가솔린차를 의미하는 i와 네바퀴 굴림방식 xDrive 표기가 없다. 전기차와의 혼란을 고려한 것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이 4,546mm, 전폭은 1,800mm, 전고는 1,445mm. 휠 베이스는 2,670mm다.

인테리어는 가죽을 사용하지 않은 디자인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선택 사양으로, 베간자/알칸타라 트림과 수작업으로 제작한 콘트라스트 스티치를 선택할 수 있다. 대시보드 좌우 등에 배치된 다이내믹한 알루미늄 인테리어 트림도 세련되고 스포티한 느낌을 더한다.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새롭게 디자인된 기어 실렉터는 신세대 BMW의 그것이다. 2001년 4세대 7시리즈를 통해 처음 선보였던 iDrive 컨트롤러도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그 자체로 아이콘이다. 다만 아직은 전기차와 달리 버튼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운영체제는 다른 소형차와 마찬가지로 OS 9다. 3시리즈 이상의 모델들은 컴퓨터 하드웨어로 인해 아직은 OS 8.5를 사용하고 있다. 2025년 출시될 노이에 클라쎄는 OS X(10)으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뀐다.
새롭게 디자인된 시트는 장거리 주행 시 편안함을 높이며, 옵션으로 제공되는 스포츠 시트와 M 스포츠 시트도 선택할 수 있다.

2시리즈 그란쿠페는 1.5리터 직렬 3기통을 베이스로 2.0리터 직렬 4기통 등이 있다. 시장에 따라 2.0리터 디젤 엔진 사양도 있다. 시승차는 1,998cc 직렬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으로 최대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00Nm을 발휘한다. 엔진 블록은 숏 스트로크 타입으로 고회전 중시형이다.
변속기는 6단 MT를 기본으로 7단 DCT, 토크 컨버터 방식 8단 AT가 조합된다. 시승 차는 7단 스탭트로닉 DCT. 0~100km/h가속성능은 4.9초. 공차중량 1,650kg이므로 출력 대비 중량은 5.5kg.ps로 스포츠 세단 수준을 충족한다.
주행시험장에서의 출고 차량 시험장을 두 번 도는 짧은 시승이라 전체적인 특성을 파악할 수는 없었다. 그마저도 하루 종일 비가 심하게 내려 과감한 도전도 불가능했다. 그러나 가속페달의 요청에 따라 직설적으로 뽑아내는 파워는 여전히 인상적이다. 그래서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실감하면서도 내연기관만의 맛을 느끼게 된다.

내연기관차 시대의 스포츠카는 사운드와 가속감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과거와 다른 것은 자연흡기 8기통이 아니라 4기통 가솔린 엔진의 사운드가 정감있게 다가온다. 그것이 살아난다고 느끼는 것도 시대의 변화다.
마이 모드를 통해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를 선택하면 사운드부터 달라지며 운전자를 더욱 자극한다. 다만 그것도 빗속이라 직선도로에서만 체험할 수 있었다. 일반인들에게는 모든 전자제어 기능을 끄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는 권장하지 않는다.
코너링에서는 예의 BMW다움이 살아난다. 회전반경이 크지 않은 굴곡로를 80km/h의 속도로 주파해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굳이 아웃인 아웃을 신경 쓰지 않아도 19인치 타이어는 미끄러지지 않고 자세를 잡아준다. 일반 도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느낌이다.

가끔 마주치는 물이 고인 부분에서의 거동도 안정적이다. 물론 통상적인 운전에서는 그마저도 조심해야 한다.
그래도 그란쿠페에서 과거에 느꼈던 내연기관 시대의 감각이 살아나는 것이 신기했다. 지금은 전기차의 거동이 훨씬 안정적이라고 느끼고 있다. 전기차는 사운드가 거의 없고 가속감이 내연기관에 비해 한참 낮다. ‘같은 장소에서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한 그란쿠페와 유명 레이서가 운전한 노이에 클라쎄의 택시 드라이빙 감각은 달랐다. 노이에 클라쎄는 드리프트와 스핀턴 등까지 했으나 동승석에 앉아 롤링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근래 들어 가장 인상적인 체험이었다. 드라이버의 운전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이 정도의 플랫 라이드는 처음이다. 전기차 사용자들이 내연기관차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수동 전화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했듯이 자동차도 마찬가지이다. 파워트레인 유목민이라는 점은 같다. 지금은 인터페이스의 디지털 유목민과 원주민이 존재한다. 40년 가까이 전에 탔던 자동차와 지금의 자동차는 상전벽해라는 표현대로 다르다. 그런데 시승하는 사람은 그 두 가지가 혼재한 상황에서 변화를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아우토반에서 300km/h 가까운 질주를 했던 경험도 이제는 다른 쪽으로 해석해야 한다.
지금은 그런 주행성보다는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 경험)이 더 중요한 시대다. 그 변화를 추적해야 한다. 인터페이스와 디지털화, 그리고 스마트카로써의 특징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2시리즈 그란쿠페는 그런 입장에서 익숙하기도 하고 생소하기도 한 성격으로 다가왔다. 어떤 이유로든지 상당 기간 이 매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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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명
- BMW
- 모기업
- BMW AG
- 창립일
- 1915년
- 슬로건
- Sheer Driving Plea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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