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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과 2024년의 피아트 판다의 디자인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수11,046 등록일 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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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반에 열렸던 제네바 모터쇼에 이탈리아의 브랜드 피아트가 판다(Panda)라는 이름의 전위적인 디자인의 콘셉트 카를 내놓았습니다. 물론 매우 혁신적 디자인의 콘셉트 카 이고, 이 디자인 바탕의 양산 차량은 2027년쯤에 나온다고 합니다.

발표된 내용으로는 이 테마로 나올 차는 전기와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동력원을 사용하며, 패밀리 카 콘셉트이면서 쿠페와 SUV, 픽업, 미니밴 등 다양한 모델로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콘셉트 카의 디자인은 매우 전위적이어서 사실 양산성은 부족해 보이지만, 다양한 차체 배리에이션을 목표로 한 콘셉트는 지금부터 44년 전인 1980년에 등장한 같은 이름의 소형 승용차 판다(Panda)의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콘셉트를 그대로 이어받은 걸로 보입니다.



44년 전에 등장했던 소형 승용차 판다는 거장 디자이너 죠르제토 쥬지아로(Giorgetto Giugiar; 1938~)의 디자인으로 나왔습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1970년대 후반에 피아트는 피아트의 소형 차 126의 후속 모델로 실용성을 가장 크게 앞세운 차를 디자인해 달라고 쥬지아로에게 의뢰했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르노에서 1972년에 발매한 소형 해치백 승용차 르노5가 실용적인 차량으로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르노 5는 패스트 백(fast back) 형태, 즉 뒤쪽이 매끈한 형태이면서 테일 게이트를 가진 해치백(hatch back) 구조를 가져서 공간의 활용성이 좋은 실용적 승용차로 호응을 얻고 있었기 때문에 피아트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판다 승용차를 개발했던 걸로 보입니다.



차종 코드 번호 141의 1세대 판다의 제원은 전장ⅹ전폭ⅹ전고가 3,380ⅹ1,460ⅹ1,445(mm)에 2,160m의 휠베이스로 르노5의 3,480ⅹ1,544ⅹ1,410(mm)에 2,337mm의 휠베이스 보다 100mm 가량 짧고 좁은 작은 차체였지만 높이는 35mm 높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경형SUV캐스퍼의 제원 3,595ⅹ1,595ⅹ1,595(mm)에 2,400mm의 휠베이스와 비교해보면 길이는 거의 200mm, 폭은 135mm, 높이는 50mm 작고, 휠베이스는 무려 240mm 작습니다. 우리나라 첫 경승용차 티코와 거의 비슷한 크기의 그야말로 소형 차체 입니다.



그렇지만 사진으로 보는 피아트 판다는 전체적으로는 평면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모서리를 부드럽게 처리해서 그다지 작아 보이지 않습니다. 한편으로 이것은 디자이너 쥬지아로의 특기이기도 한 형태입니다. 쥬지아로의 디자인은 큰 곡면을 가지면서 평면 형태에 가까운 차체이면서 매우 기능적이고 모던한 감각을 보여주는 조형 감각이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세대 판다의 제원도를 보면 스페어 타이어가 앞 엔진 룸에 들어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스페어 타이어 대신 펑크 수리 키트가 실리지만, 이때는 물론이고 2000년대 후반까지도 모든 승용차에는 풀 사이즈 스페어 타이어가 실렸었습니다. 무게와 연비 때문에 요즘은 수리 키트로 바뀌긴 했습니다.



판다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아래쪽에 선반 구조를 가진 수평형 크러시 패드에 클러스터 독립형이면서 독특하게도 시트에 쓰인 것과 같은 재질의 직물로 덮인 마무리를 볼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이 시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 소형차의 패션 경향을 보여주는 디자인입니다.



한편으로 뒤 의자는 마치 간이 침대를 펼치거나 접는 듯한 구조로 만들어서 완전히 눕혀서 앞 좌석과 연결한 평평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캠핑 등의 이유로 풀 플랫 시트 기능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무려 44년 전에 이미 이런 실내 디자인을 했다는 점에서 쥬지아로의 선견지명이 놀랍습니다.

사실상 SUV의 붐이 일어나기 전이지만 소형 승용차의 실내 공간 활용성의 개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유럽의 해치백 승용차들의 특징이 그야말로 오늘날의 SUV의 특성으로 연결된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1세대 판다는 4륜구동 모델도 있었다고 합니다.



1세대 판다의 뒤 시트 주변을 보면 좌우의 휠 아치가 차체 색이 칠해진 그대로 노출된 모습이어서 그야말로 ‘깡통차’의 느낌일 수 있지만, 정말로 실용적인 소형 승용차는 이런 모습이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런 ‘깡통차’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윤이 그다지 크지 않은 제품이기에 팔면 팔수록 손해일 지 모르지만, 정작 소비자들에게는 높은 가치를 주는 차 일 수도 있습니다.



44년이 흐른 뒤에 나온 판다의 콘셉트 카는 1세대 모델의 활용성을 콘셉트로 살린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차체 크기는 훨씬 커져서 1세대의 경승용차 정도의 작은 크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콘셉트 카 이기에 차체 제원 등은 공식적으로도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패밀리 카와 픽업, 캠핑 차량 등등 다양한 형태의 차체 변형 모델을 볼 수 있고, 매우 전위적인 조형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새로운 판다 콘셉트의 전체의 차체 이미지는 그야말로 디지털 감각이 물씬 풍기는 감각이며, 앞서 살펴본 내용 대로 전기 동력을 포함한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가진 차량이 될 걸로 보입니다. 게다가 서두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피아트에서는 2027년경에 양산형 차량이 나올 것이라고 합니다만, 한편으로 바라게 되는 것은 2027년에 나오더라도 1세대 판다가 보여준 미니멀 하고 아날로그 지향적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깡통차’ 같은 느낌의 그야말로 본질만 추구한 차도 나온다면 그도 또한 좋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차들이 전부 디지털 기술로 중 무장해서 첨단의 그래픽 디스플레이 패널에 터치 인터페이스와 디지털 도어 핸들, 그리고 화면에서 폴더를 두 세번 열고 들어가서 열림 버튼을 터치해야 열리는 글러브 박스를 가지고 있다면, 자동차를 타는 사람들 모두가 첨단의 차를 타고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 할까요?

호사다마(好事多磨), 좋은 게 있으려면 그만큼 성숙을 겪은 후라야 한다는 말이 문득 떠오르는데요, 손쉬운 디지털 기술은 그런 과정을 생략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3년쯤 뒤에 나올 판다 콘셉트의 양산형 모델에서는 판다가 가졌던 본래의 아날로그적 감성의 기본기가 살아있는 모델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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