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뽀] 포르쉐 월드 로드쇼 '내연기관과 전기차 영역을 파괴한 괴물'
[용인=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더위가 한풀 꺾였다고 하지만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흥건해졌다. 무려 38일간 이어졌던 폭염특보가 해제되기 직전인 지난 달 30일, 용인 스피드웨이에는 이 열기를 식힐 포르쉐의 걸작들로 가득했다.
‘포르쉐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Porsche Driving Experience)’의 일환으로 포르쉐 독일 본사에서 직접 주관하는 ‘포르쉐 월드 로드쇼(Porsche World Road Show)’의 현장이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전 세계 55개국 6만 200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다. 포르쉐 고객들이 마칸 일렉트릭, 911, 718 박스터와 카이맨, 카이엔, 파나메라 등 독일에서 공수한 25대의 전 차종을 직접 주행하며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모든 세그먼트에서 스포츠카를 생산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고수하고 있는 포르쉐는 올해 전문 인스트럭터들과 함께 올 일렉트릭, 핸들링 및 브레이킹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포르쉐 DNA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월드 로드쇼는 오는 9일까지 열기를 이어간다.
이날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신형 타이칸, 911 GT3 RS, 718 스파이더 RS, 718 카이맨 GT4 RS, 카이엔 S 등 국내 미 출시 모델과 강력한 성능의 순수 전기차로 서킷을 질주하고 슬라럼과 런치 컨트롤 그리고 브레이킹 성능을 운전자가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이날 가장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모델은 마칸 일렉트릭과 911 GT3 RS.
포르쉐의 두 번째 순수 전기차 '마칸 일렉트릭'
타이칸에 이어 포르쉐의 순수 전기차로 데뷔한 마칸 일렉트릭의 성능 제원은 상상을 초월한다. 마칸 4는 408마력 (300kW), 마칸 터보는 639마력 (470kW)의 오버부스트 출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각각 66.3kg·m, 115.2kg·m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마칸4는 5.2초, 마칸 터보는 3.3초 소요되며, 최고속도는 각각 220km/h, 260km/h다.
최신형 PSM 영구자석 전기모터를 차체 앞축과 뒤축에 배치하고 전자 제어식 포르쉐 트랙션 매니지먼트 (PTM)는 런치 컨트롤과 함께 거의 실시간으로 토크를 배분한다.
서킷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건 조향각을 최대 5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다. 용인 서킷은 전장은 짧지만 격한 헤어핀과 높낮이를 가지고 있다. 브레이킹 포인트를 살짝 놓쳐도 코너를 돌아 나가는 안정감에 무한 신뢰가 갔다.
공도 주행 가능, 가장 강력한 포르쉐 '911 GT3 RS'
바라만 봐도 엄청난 포스가 느껴지는 911 GT3 RS 레이싱카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된 가장 강력한 성능의 포르쉐다. 최고 출력은 525마력으로 여기에 극한의 성능을 쥐어짤 수 있는 에어로 다이내믹 콘셉이 적용됐다.
다른 911 모델들과 달리 대형 중앙 라디에이터를 차량의 노즈를 적용하고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된 리어 윙에서 반복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윙으로 시속 200km에서 총 409kg에 달하는 다운포스를 제공한다. 리어 윙의 높이를 루프보다 높게 배치한 것은 포르쉐 라인업 가운데 최초다.
GT3 RS는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가슴을 울리는 배기 사운드가 들린다. 서킷을 진입하면 더 거친 사운드가 시작하고 가속 페달을 밟는 매 순간 엄청난 반응과 예리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한정된 속도를 지켜야 하는 것이 아쉽기는 했어도 GT3 RS가 왜 포르쉐의 포르쉐인지를 실감하기에는 충분했다.
정도의 차이일 뿐, 첨단 디지털...한결 같은 성능
포르쉐의 다른 라인업도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크게 다르지 않은 성능을 보여줬다. 스포츠카, SUV, 하이브리드 그리고 순수 전기차 각각에 맞춘 다양한 패키징으로 모델의 특성에 맞는 성능을 발휘한다.
수 십 대의 포르쉐를 나눠 가며 정신없이 트랙을 도는 짧은 체험만으로 모든 성능을 평가하는 일은 불가능했지만 각각의 모델마다 분명하게 다른 특성을 보이면서도 고유의 디자인 언어와 디지털화한 실내 그리고 한결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특히 타이칸과 마칸 일렉트릭은 포르쉐 내연기관이 갖고 있는 가공할 성능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내연기관이 품고 있는 퍼포먼스 사양을 전기차 특성에 맞춰 개발하고 화려한 디스플레이와 제어 콘셉트 등 첨단 디지털 사양을 가득 적용하는 등 전동화 트렌드를 적극 반영, 내연기관과의 영역을 좁힌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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