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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식 칼럼] 안방 투자만 하는 '지엠과 르노' 2050 탄소중립 달성 걸림돌

오토헤럴드 조회 수343 등록일 20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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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르노 그룹은 지난 4월, 2050년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발표했다. 핵심은 글로벌 생산 시설 친환경 전환과 인력 재조정, 그리고 순수 전기차 판매 점유율을 90%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미국 지엠(GM)은 2035년 전 세계 공장 내연기관 생산을 중단하고 전동화 차량만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공급사와 협력해 배터리 직접 생산도 추진한다.

르노와 지엠은  전기차 전환에 각각 수십조 원대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한다. 문제는 르노와 지엠 탄소중립 전략이 자국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국내 친환경차 연구와 개발, 생산이 더디거나 소외되고, 흉내만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룹 전체 전기차 개발과 생산, 주요 시설 탄소 배출량 제어, 전문 인력 양성과 투입 등 탄소중립 전략에서 국내 거점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르노삼성차와 한국지엠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우리 정부 로드맵에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증거는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입을 빌려 탄소중립위원회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안(NDC)에 읍소를 한 것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협회가 탄소중립위원회에 제출한 건의문을 요약하면 "외국계 3사 전기차 생산 능력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전기차 비중을 상향 조정하면 고용 불안과 내연기관 부품 협력사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부족한 물량은 이들 모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한 전기차로 대체 수입해 판매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협회는 특히 노조도 전기차 보급 속도 조절에 동조해 한 목소리를 낸 건 매우 드문일이라고도 했다. 탄소중립위원회는 최근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안(NDC)을 제시하고 수송 분야 감축 목표를 70.6(단위 백만톤CO2eq)에서 61.0(단위 백만톤CO2eq)로 대폭 상향했다.

이를 위해 전기차 보급 대수를 450만대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내놓고 최종 확정시기를 조절하고 있다. 탄소중립 달성 목표치 상향은 특정 업체 사정을 봐줄 때가 아닐 뿐 더러 관련 기술 발전 속도와 시설 확산, 산업 전체 생산 능력 등을 참고해 결정한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환경 규제 일정, 탄소 중립 로드맵이 갑작스럽지도, 또 그래야만 하고, 자국 정책과 다른 것도 아닌데 르노삼성차와 한국지엠 볼멘소리는 납득이 어렵다.

지엠과 르노가 자국에서는 천문학적 투자로 강화한 환경규제와 탄소 중립에 대응하면서 한국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은 댓가를 치르고 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수요는 급증하는 추세며 따라서 수입차 대부분도 하이브리드카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규제말고도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와 기술 발전이 내연기관 생존을 더 어렵게 했다. 

국내에 연간 수 십만대 생산 시설을 갖춘 지엠과 르노가 전기차를 가벼이 보면 생존력도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국내 환경 정책에 배려를 기댈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외국계 3사 미래차 준비가 아직 부족하고 따라서 전기차 보급 일정을 완화하고 신차개발 R&D 프로그램을 비롯한 각종(?)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KAMA는 정부 정책 배려와 지원을 요청하기에 앞서 외국계 3사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먼저 따져봐야 했다. 지엠과 르노는 자국 또는 필요한 곳에 수천 억 원, 수조 원을 투자하면서 국내 투자는 외면해왔다. 지엠은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던 스파크 EV를 회수했고 르노삼성차는 전기차를 수입해 팔고 있다. 국내에서 전기차를 직접 생산할 계획도 아직은 없다. 하이브리드카 투입을 생각하고 있는 정도다. 상황이 가장 좋지 않은 쌍용차가 순수 전기차 코란도 EV를 생산해 수출까지 한 건 그나마 다행스럽다. 

주목해야 할 것은 탄소중립, 환경규제, 전기차, 자율주행 등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전환하는 요즘을 주요 국가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그리고 제작사는 시장 주도권을 선점할 기회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노조가 있는 자국 생산 전기차 보조금을 추가로 주겠다고 나선 것처럼 자국 산업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미국자동차협회가 그런 요청을 대신 해줄 리 만무하지만 현대차가 미국 정부에 "아직 전기차 만들 준비가 안 됐으니까 일정을 늦춰달라"고 요구했으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다. 현대차, 토요타, 폭스바겐과 같은 외국계 기업에 미국 정부가 유예적, 차별적 혜택을 제공할 리도 없다.

그런데 KAMA는 팔짱을 끼고 있는 외국계 주인들을 대신해 '정책 연기와 지원'을 요청했다. 지엠과 르노에 국내 시설, 생산 차량과 인력 등에 본사 수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먼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순서였다. 정부 역시 지엠과 르노가 탄소중립 달성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더 강한 정책을 형평성있게 추진하기 바란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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