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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식 칼럼] 카스프레이딩, 중대형 SUV 주차 요금 3배 부과했더니...

오토헤럴드 조회 수1,998 등록일 202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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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이 최근 출시한 익스플로러 IQ, 4톤이 넘는 공차 중량에 차량의 너비와 전장이 2055mm, 5715mm에 달한다.(출처:캐딜락) 캐딜락이 최근 출시한 익스플로러 IQ, 4톤이 넘는 공차 중량에 차량의 너비와 전장이 2055mm, 5715mm에 달한다.(출처:캐딜락)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국내 주차장의 최소 주차단위구획은 평행주차를 제외한 일반형 기준 너비 2.5m, 길이 5.0m로 규정돼 있다. 평행주차형식의 경우는 너비 2.0m, 길이 6.0m다. 정부가 2018년 주차구획을 확대하면서 일부 숨통이 트였지만 전국 대부분의 주차장은 여전히 과거 기준인 2.3m 폭에 머물러 있다.

요즘 자동차는 과거와 비교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크고 무거워졌다. 신차 수요 역시 중ㆍ대형 SUV에 쏠리고 있다. 문콕 사고부터 승하차 불편, 운전자 간 시비까지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지 않는 것도 차량은 커졌지만 20~30년전 크기에 맞춰 만들어진 주차구획이 상당수 그대로인 때문이다. 

캐딜락이 국내에 출시한 에스컬레이드 IQ는 전장이 5715mm, 전폭이 2055mm로 일반 주차구획 길이를 넘긴다. 무게는 4톤이 넘는다. GMC 시에라는 길이 5890mm, 너비 2065mm를 넘어선다. 이런 초대형 모델은 주차구획 하나로는 감당할 수 없어 두 개의 구획을 차지한 채 세워진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커지고 무거워진 차 '카스프레이딩'

이처럼 SUV 중심의 차량 대형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도시공간과 안전을 위협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카스프레이딩(Carspreading)’이다. 유럽에서는 신차 수요가 대형 SUV에 집중되자 도시 정책, 보행자 안전, 환경 부하 문제 등이 한꺼번에 충돌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작고 효율적인 차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졌던 유럽에서는 커지고 무거워진 자동차가 도시를 점령하는 속도가 빨라지자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020년 이후 유럽 환경 NGO와 일부 지방정부가 차량 크기 증가가 새로운 사회·도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카스프레이딩은 본격적으로 공론화됐고 결국 규제로 이어졌다. 프랑스 파리는 일정 중량을 초과한 차량에 대해 도심 주차요금을 최대 3배까지 인상했고 시행 몇 달 만에 대형차의 도심 주차 비율이 2/3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영국 카디프시는 2.4톤 이상 차량에 주차 허가요금을 크게 올렸으며 런던 일부 자치구도 SUV 차등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다. 독일과 스위스 주요 도시들은 대형차에 대한 도심 진입 제한, 저배출 소형차 인센티브 등 다양한 규제를 실험 중이다. 유럽에서는 “대형차는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보행자 안전 치명적... 환경에도 악 영향

중대형 SUV, 또는 크고 무거운 차를 억제하려는 이유는 또 있다. 우선 안전 문제다. 보닛 높이가 높아지고 차량 중량이 늘어난 SUV는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에게 더 큰 충돌 위험을 초래한다. 높아진 보닛은 충돌 시 충격을 분산시키기 어렵고 사각지대가 넓어지면서 젊은 층·노년층·소아 보행자를 중심으로 사고 심각도가 증가한다는 연구가 잇따른다.

환경적 부담도 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SUV가 평균 20% 더 많은 CO₂를 배출하며 전기차로 전환하더라도 차체 중량 증가로 인해 타이어 마모·미세먼지 발생 등 새로운 환경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차량의 대형화는 운전자에게는 안전과 편의처럼 보이지만 도시 전체로는 위험과 비용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승용차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또 다른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논란의 빌미가 됐다.

SUV 신차 비중 65%... 우리도 규제 생각해 볼 때

한국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신차 시장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65% 안팎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대형화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수입차 시장에서는 5m가 넘는 대형 SUV 판매가 매년 신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 구조 변화를 따라갈 정책과 인프라는 거의 없다. 일반 승용차 대비 더 많은 주차면을 차지하고 도로에 부담을 주고 환경에도 영향을 주고 있지만 어떤 규제나 차별도 받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덩치가 커진 차들은 도심 혼잡과 주차 갈등, 보행자 안전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우리도 이런 큰 덩치의 차들에 뭔가 규제를 할 때가 왔다. 공차 중량 4톤이 넘는 대형 전기 SUV를 일반 승용차와 같은 기준으로 세금을 내고 도로를 이용하고 주차면을 차지하는 건 공평하지 않다. 이대로 방치하면 도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카스프레이딩은 차량 대형화가 도시환경·안전·교통체계·생활권 불평등까지 확대되는 구조적 변화에 대한 경고다. 이제 우리도 “어떤 차를 도시에 허용하고 차별화 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해야 할 때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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