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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AMG GT 4도어의 디자인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수700 등록일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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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세단의 차체 구조이면서 쿠페 형태의 디자인 감각을 가진 차들이 다양한 메이커에서 나오고 있다. 물론 네 다섯 메이커 밖에 안되긴 하지만, 여러 업체에서 쿠페형 세단이 나온다는 사실은 세단의 성격이 변화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오늘 살펴볼 차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 GT 4도어 모델 역시 그런 특징을 보여준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이 차의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5,050, 1,965, 1,445mm이고 휠베이스는 2,950mm로 거의 대형 승용차의 크기이다. 같은 이름의 2도어 모델의 차체 길이 4,545mm, 휠베이스 2,630mm, 전폭 1,940mm, 높이 1,285mm 등과 비교하면, 4도어 모델이 505mm 길고 25mm 좁고, 160mm 높아서, 치수로는 두 차량은 전혀 다른 체급이고 할 수 있다.





차체 제원 중에서 높이는 그 차량의 콘셉트를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실용적 세단의 차체 높이가 1,400mm 내외이고, 스포티한 콘셉트의 차량들이 1,300mm 내외에 분포하므로, AMG GT 4도어 세단의 전고가 1,445mm인 것과 AMG GT 쿠페의 전고가 1,285mm 라는 건 두 차의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걸 말해준다.





디자인의 관점에서 볼 때 낮은 높이는 늘씬한 차체 비례를 만들 수 있지만, 실내의 거주성 이나 승/하차 시의 편리함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이유에서 대부분의 실용적 세단 승용차의 높이는 대체로 1,400mm 보다 높게 설정된다. 패밀리 세단 역시 그럴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차체 디자인의 역동성은 세단을 타는 사람들 역시 바라게 되는 감성 요소다.





그리고 그런 소비자들의 실용과 감성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콘셉트로 처음 등장한 차가 2004년에 나왔던 벤츠 CLS 였다. 벤츠의 E-클래스 세단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된 1세대 CLS(W219)는 도어 섀시가 없는 하드 탑 도어를 가지면서도 쿠페의 날렵한 실루엣을 살려 마치 물방울 같은 형상의 캐빈 디자인에 전고를 1,389mm로 낮추었다. 세단의 거주성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쿠페형 프로파일을 위해 1,300mm 후반의 치수로 타협을 본 셈이다.





이후 다른 메이커에서도 이런 콘셉트의 차가 나오는데,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4도어 차체의 포르쉐 파나메라 (Panamera)의 1세대 모델을 2009년에 내놓는다. 파나메라 역시 스포티한 차체 비례를 위해 높이를 낮추지만, 1세대 파나메라 모델의 전고는 1,418mm로 쿠페로서는 약간 높은 편이었다.





아마도 저 치수는 포르쉐 911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한 둥그스름한 지붕 프로파일을 살리는 디자인을 위한 선택이었을 걸로 보인다. 물론 현재의 2세대 파나메라는 다시 5mm를 높였다. 2세대의 지붕 프로파일이 1세대보다 더 둥그스름하기 때문에 몇 mm 높아진 걸로 보이는 대목이다. 아무튼 전반적으로 스포티한 감성의 세단에 대한 요구를 맞추기 위해 여러 메이커에서 쿠페형 세단을 내놓는 것이리라.





벤츠 AMG GT 모델 라인업에는 4도어 세단과 2도어 쿠페와 2도어 컨버터블 등의 세 종류의 모델이 있다. 4도어 모델의 운전석에서 보이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 이미지는 벤츠의 세단 S-클래스와 E-클래스를 절충한 듯한 모습이지만, 그럼에도 가장 눈에 띄는 건 금속성 질감으로 마무리 된 커다란 앞 콘솔이다.





사실 이 콘솔을 처음 보았을 때 떠오른 이미지는 1925년에 발굴돼 세상을 놀라게 했던 이집트의 소년 파라오 투탄카멘(Tutankhmun)의 미라에 씌워져 있던 화려한 황금 마스크의 모습이었다.


영국의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Howard Carter; 1874~1939)에 의해 발굴된 투탄카멘의 미라는 무려 1톤의 황금으로 만든 관 속에 들어 있었고, 그와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져 미라에 씌워진 정교한 황금 마스크의 화려한 모습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20세기 초에 서구에서는 아르데코(Art-Deco) 라고 불리는 화려한 미술 사조가 유행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서구의 건축과 공예 분야에서는 금속성 장식이 크게 유행했고, 이 시기의 차량에서도 크롬 장식이 널리 유행한 것이 이러한 미술 사조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1950년대 차량들 역시 그 연장선에서 화려한 테일 핀 장식이 나타나기도 했다.





게다가 AMG GT 4도어의 금속 질감 콘솔에는 좌우로 8개의 장방형 버튼이 배치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디테일이 흡사 이집트 파라오의 화려한 미라 마스크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금속성 장식은 AMG GT 4도어의 앞 좌석 자체에도 금속성 부품이 사용된 디자인으로 화려함을 강조하고 있다. 운전석의 D-컷 스티어링 휠에도 금속성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실용적인 세단의 이미지보다는 스포티한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AMG GT 4도어 모델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앞으로는 스포티한 디자인 감성이 모든 종류의 차량에 다양한 형태로 들어가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게다가 AMG GT 4도어 세단의 차체는 엄밀히 말하면 4도어 세단이 아닌 5도어 해치백 구조이다. 그래서 패스트백 형태로 크게 누운 뒤쪽 차체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커다란 테일 게이트를 가진 해치백 구조로서 트렁크 공간의 활용성을 가진 구조이다.





벤츠는 전기 동력 승용차의 최고급 모델 EQS도 해치백 5도어 구조로 만들었다. 해치백은 일견 소형차의 구조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전 세계의 모든 SUV는 해치백 구조의 차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크기를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공간 활용 개념을 가진 구조라는 것을 말해준다. 최근의 SUV의 열풍이 결국은 실내 공간의 활용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면, SUV가 아닌 실용적인 승용차에서도 공간활용성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며, 그와 아울러 SUV가 가지지 못한 날렵하고 역동적인 스포티함이 승용차의 영역이 될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렇다면 미래의 실용적인 승용차, 즉 오늘날의 세단을 대체하는 새로운 승용차의 모습은 SUV와는 다른 날렵한 역동성과 해치백 구조에 의한 공간 활용성을 가진 5도어 구조의 차체를 가지게 될지 모른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벤츠의 AMG GT 4도어 모델은 가까운 미래의 실용적 세단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는 차량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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