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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식 칼럼] 한국지엠 안방 꼴찌 탈출 묘수 '멀티 브랜드'...팔릴 차는 없다.

오토헤럴드 조회 수859 등록일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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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멀티 브랜드 전략을 선언했다. 어제(22일) 가진 ‘GM 브랜드 데이'에서 한국지엠은 국내 생산 차량의 수출을 확대하고 상용차와 SUV 전문 브랜드 GMC 출범을 공식화했다. GMC는 쉐보레와 캐딜락에 이은 한국지엠의 국내 세 번째 브랜드가 됐다. 지엠(GM)은 쉐보레와 캐딜락, GMC와 함께 뷰익 따위를 주력 브랜드로 거느리고 있다.

지엠은 북미 최대 규모의 완성차 기업으로 토요타, 폭스바겐과 함께 세계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630만 대, 미국에서 220만 대를 팔았다. 한국지엠 실적은 초라하다. 작년 내수는 전년 대비 35% 가까이 줄어든 5만 4000대, 수출도 36% 감소한 18만 여대에 그쳤다.

르노 코리아는 6만 1000대, 쌍용차는 5만 6000대를 작년 내수 시장에서 팔았다. 내수 규모로는 한국지엠이 국내 완성차 가운데 꼴찌다. 올해 성적 순위도 변화가 없다. 볼륨을 보장했던 스파크는 경차 수요 급감으로 요즘 한 달 1000대를 팔기도 벅차다. 주력인 트레일블레이저는 그 아래, 나머지 모델은 100대 채우기가 벅찰 정도로 부진하다.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단종한 마스와 라보의 수치 효과가 사라지면서 실적 열세의 정도가 더 뚜렷해졌다.

수입차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쉐보레 콜로라도 한 개 차종을 작년 9000대 가까이 팔았다. 올해 5월까지 누적 2029대를 기록 중이다. 콜로라도 한 대로 작년 전체 수입차 판매량 순위 9를 기록했다. 올해 11위로 떨어져 있지만 올해 4월 가세한 타호(TAHOE), GMC 시에라 성적 여하에 따라 작년보다 더 높은 순위가 기대된다. 

픽업트럭으로 재미를 봤는지 한국지엠 멀티브랜드 전략의 출발을 알리는 세 번째 모델도 GMC 픽업트럭 시에라 드날리(Sierra Denali)다. 전장 5.6m의 거대한 차체를 가진 풀 사이즈 픽업트럭이다. 한국지엠이 앞서 들여온 쉐보레 타호와 트래버스 전장도 5m를 가뿐히 넘는다.

의문이 생긴다. 이런 거대한 차들이 국내에서 팔릴까. 팔리지 않는다. 초기 반짝했던 반응의 열기가 바로 식으면서 트래버스는 올해 월평균 30여 대, 콜로라도는 300여 대 수준으로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타호는 150대를 팔았다. 살 사람은 다 샀고 더는 수요가 없는 한계 수요의 벽이다.

한국지엠이 들여온 완성차 대부분, 아니 전부가 한국 시장에 맞지 않는 제품이라는 지적 그대로의 성적이다. 아파트며 상가며 공영이든 민영이든 주차장마다 민폐를 주고 상대적으로 낮은 연비, 그렇다고 싸지도 않은 가격이 경쟁력을 떨어트렸다. 국내 일반 주거지 주차장 규격은 5.0m(평행 주차장 6m)다.  또 하나 자동차는 실구매자의 경험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새로운 수요를 끌어들여야 하는데 이들이 칭찬에 인색한 것도 판매 부진의 이유로 들 수 있다.

따라서 한국지엠 멀티브랜드 전략은 더 대중적인 차를 들여왔을 때 먹힐 수 있다. 아쉽게도 지엠 전체 라인업에 대중성이 충분한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 이쿼녹스, 블레이저 따위가 있지만 국산차 상품성이 워낙 뛰어난데다 경쟁차도 많다.

브랜드와 차명만 다를 뿐 쌍둥이차가 많다는 것도 한계다. 한국 시장에 맞지 않는 큰 차 말고는 들여야 팔 마땅한 차가 없다는 것이 한국지엠 멀티브랜드 전략의 한계다. 이보다는 국내 생산 차량의 상품성을 높이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더 시급해 보인다.

쉐보레는 늘 "차는 좋은데, 디자인은 괜찮은데 가격, 사양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요즘 신차 구매의 소구점이 된 인포테인먼트의 열세, ADAS, 초보적 단계의 자율주행 등 첨단 시스템의 부재, 하이브리드와 같은 높은 효율성을 갖춘 라인업이 없다는 것도 부진의 이유로 꼽는다.

한국지엠이 수입차 1위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국내 생산 차량의 상품 경쟁력을 높여 안방에서 더 파는 방안에 더 주력해야 한다. 연간 5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기업이 안방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수출차 역시 어떤 시장에서도 대접받지 못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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