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레트로 vs. 오리지널] 00# 자동차 레트로 디자인, 시작부터 오늘날까지

오토헤럴드 조회 수522 등록일 2022.06.20.
공유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하세요.

레이어 닫기

21세기 들어 자동차 업체들이 복고풍 즉 레트로 디자인의 차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전기차가 새로운 주류로 자리를 잡으면서 그와 같은 흐름은 더 강해지고 있다.

디자인 전문가들의 의견과는 다를 수 있지만, 레트로 디자인이 주목받는 이유를 간단히 말하면 '익숙한 낯설음'이 그 중심에 있다고 본다. 자동차 디자인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화를 거듭하고 새로운 유행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디자인 흐름은 한편으로 너무 비슷해 소비자들에게 식상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다양성과 개성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지금은 더 그렇다.

레트로 디자인은 다양성과 개성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소구하는 방법 중 하나다 (출처: Ford Motor Company) 레트로 디자인은 다양성과 개성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소구하는 방법 중 하나다 (출처: Ford Motor Company)

그와 같은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혁신적이나 미래적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혁신적 시도는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위험부담이 크다. 반면 이미 시장에서 검증되었거나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작다. 과거 유행했던 디자인은 이후로 진화를 거치며 발전해 지금의 디자인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만큼, 소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옛 유행을 경험하지 않은 신세대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특히 전기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신생 전기차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는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레트로 디자인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신생 업체들에는 없는, 브랜드에 대한 호감과 신뢰를 미래로 이어갈 수 있는 스토리텔링 요소기 때문이다. 역사가 긴 자동차 업체들이 레트로 디자인의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만들고 있거나 준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다.

물론 레트로 디자인이 자동차 디자인의 한 줄기로 자리를 잡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에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자동차의 스타일적 형태나 요소를 새차에 반영해 내놓는 일은 꽤 오래 전부터 있었다.

1920년대 메르세데스-벤츠 SSK의 분위기를 흉내낸 1960년대의 엑스칼리버 SS (출처: nakhon100 via Wikimedia Commons CC BY 2.0) 1920년대 메르세데스-벤츠 SSK의 분위기를 흉내낸 1960년대의 엑스칼리버 SS (출처: nakhon100 via Wikimedia Commons CC BY 2.0)

양산차 업체는 아니지만 미국의 개조차 업체 엑스칼리버(Excalibur)는 1960년대부터 1920년대 메르세데스-벤츠 SSK의 분위기를 흉내낸 차들을 내놓았다. 복제차가 아닌 만큼 오리지널 SSK와의 연결고리는 스타일의 전반적 분위기와 일부 디자인 요소가 전부였다. 그러나 수십 년 전의 명차 디자인을 현대적 설계와 구성요소에 얹어 만들면서 화제가 된 것은 사실이다. 엑스칼리버의 판매량은 많지 않았지만 소수 애호가들 덕분에 1980년대까지 근근이 명맥을 이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쌍용이 만들어 알려진 팬더 칼리스타와 그 전신인 리마도 개념은 엑스칼리버와 비슷하다. 스타일은 1940~50년대 영국 유명 스포츠카들의 전형적 특징을 고루 담으면서, 동력계와 구동계를 비롯해 많은 부품을 1970~80년대 당시 영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것을 활용해 만들었다. 소규모 자동차 업체들이 디자인 지적재산권을 피해 특정 모델을 고스란히 복제하는 대신 고전적 분위기만 살려 만드는 사례는 지금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쌍용 칼리스타는 1940~50년대 영국 스포츠카의 전형적 특징을 고루 반영한 스타일이 돋보였다 (출처: 쌍용자동차) 쌍용 칼리스타는 1940~50년대 영국 스포츠카의 전형적 특징을 고루 반영한 스타일이 돋보였다 (출처: 쌍용자동차)

미국 럭셔리 브랜드의 몇몇 차들은 특정 요소를 현대화해 디자인에 반영하기도 했다. 다만 그들의 시도는 요즘의 레트로 디자인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과거 차들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구현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지극히 일부 요소에 한정되었다는 차이가 있다. 즉 차의 고급스럽고 호화로움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 요소만 가져왔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세단이나 쿠페의 고정된 지붕에 직물 또는 가죽 무늬 비닐을 씌우고 C 필러에 과거 컨버터블에서 지붕을 접고 펴기 위해 썼던 금속 구조물을 닮은 장식을 더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랜도(landau) 스타일 또는 랜도 루프톱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마차 시대부터 이어진 컨버터블의 한 종류인 랜도에서 비롯되었다.

1969년형 링컨 컨티넨탈 마크 III. 지붕에 가죽 무늬 비닐을 씌운 랜도 루프톱이 눈길을 끈다 (출처: Ford Motor Company) 1969년형 링컨 컨티넨탈 마크 III. 지붕에 가죽 무늬 비닐을 씌운 랜도 루프톱이 눈길을 끈다 (출처: Ford Motor Company)

랜도 스타일은 1960~70년대에 미국에서 승용차 지붕 장식으로 유행했고,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 팔린 현대 코티나나 포니 등도 비슷하게 꾸민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지금도 스트레치드 리무진이나 장의차 등을 같은 방식으로 꾸미는 경우가 많은데, 맨 뒤쪽 필러에 달린 S자 모양의 크롬 장식인 랜도 바(landau bar)는 기능은 사라지고 형태만 남은 것이다.

1970~80년대 유행하던 스타일에 과거 세단 트렁크 형태를 접목한 버슬백 디자인이 특징인 1981년형 캐딜락 스빌 (출처: General Motors Company) 1970~80년대 유행하던 스타일에 과거 세단 트렁크 형태를 접목한 버슬백 디자인이 특징인 1981년형 캐딜락 스빌 (출처: General Motors Company)

또한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 사이에 나온 캐딜락 스빌이나 링컨 컨티넨탈 등의 버슬백(bustleback) 디자인에서도 레트로 흐름을 엿볼 수 있었다. 버슬백 디자인은 짧고 비스듬히 누운 트렁크를 가리키는 것으로, 1920~30년대 차들이나 1950년대 영국 럭셔리 세단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모습이었다. 특히 링컨은 트렁크 가운데 부분에 스페어 타이어 커버처럼 생긴 요소를 더해 고전적 분위기를 더 강조하기도 했다. 직선 중심의 디자인이 유행이었던 1970년대 이후 차들에 옛 디자인을 접목한 것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쇠락하던 미국 럭셔리 브랜드들이 부활을 꿈꾸며 했던 여러 시도 중 하나였다.

버블경기가 한창이던 1980년대 후반 닛산이 만든 파이크 카(pike car) 시리즈는 새로운 접근방법을 보여주었다. 특정한 모델을 재현하기보다, 특정한 시기에 나온 여러 차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던 스타일 흐름 즉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Be-1을 시작으로 에스카고(S-Cargo), 파오(Pao), 피가로(Figaro)로 이어진 이들 파이크 카들은 한정 생산이라는 방법을 택했지만, 당시 생산 중이던 소형차 마치의 섀시와 동력계를 활용함으로써 양산차 업체가 레트로 디자인 모델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방법에 새 기준을 제시했다.

레트로 디자인의 새로운 접근방법을 보여준 닛산 파이크 카 시리즈의 첫 모델 Be-1 (출처: NISSAN) 레트로 디자인의 새로운 접근방법을 보여준 닛산 파이크 카 시리즈의 첫 모델 Be-1 (출처: NISSAN)

대형 양산차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레트로 디자인을 반영한 차들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들어서부터다. 그 무렵부터 여러 자동차 업체가 일부 고전적 스타일 요소를 가져오거나 분위기를 흉내내는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상징적 옛 모델의 디자인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새차로 내놓기 시작했다. 이미 자동차 업계에서 레트로 디자인이 하나의 갈래로 자리를 잡은지 20년이 넘은 셈이다. 나아가 레트로 디자인 역시 그 범주 안에서 변화와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옛 명곡을 신세대 가수들이 리메이크할 때 원곡에 대한 관심이 커지듯, 자동차도 옛 명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오리지널 모델에 대한 관심도 커지기 마련이다. 레트로 디자인 차들이 늘어나는 흐름을 배경으로, 레트로 디자인의 뿌리가 된 차들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음 기사부터는 본격적인 레트로 붐이 일기 시작한 20세기 말부터 최근까지 등장해 주목받은 여러 레트로 디자인 차들과 원작의 주요 특징과 의미를 재조명해 보겠다.


류청희 칼럼니스트/jason.ch.ryu@gmail.com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다나와나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 하신 후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레트로 vs. 오리지널] 15. LEVC TX vs. 오스틴 FX4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동안 미국 뉴욕의 명물 중 하나로 ‘옐로우 캡’으로 불린 체커 마라톤(Checker Marathon) 택시가 있었다. 그와 비슷하게 영국
조회수 73 10:46
오토헤럴드
[기자수첩] 올겨울 유럽을 덮칠 전력난 위기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비롯된 소비 심리 위축과 주요 원자재 수급 불균형, 인플레이션 여파가 유럽 자동차 시장을 빠르게 냉각시키는 가운데 올겨울 유럽의
조회수 144 2022.08.11.
오토헤럴드
국내 진출 준비 중인 BYD, 어떤 전기차 출시되나?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인 BYD가 내년 한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BYD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할 전기 세단 ‘실(Seal)’ 등 6개 차종의 국
조회수 235 2022.08.11.
글로벌오토뉴스
[레트로 vs. 오리지널] 14. 르노 스포르의 부활
오랫동안 르노의 고성능 모델과 모터스포츠 활동을 맡아온 조직은 르노 스포르(Renault Sport)였다. 그러나 르노 그룹의 브랜드 재편과 함께 르노 스포르의
조회수 173 2022.08.10.
오토헤럴드
210. 포드, 토요타, 테슬라, 애플, 그리고 수평 분업과 수직 통합
자동차산업의 역사는 자동화와 비용 저감의 역사다. 기술적으로 자동차 자체가 자동화되어왔으며 개발과 생산 측면에서는 끝없는 비용 저감의 역사가 계속되고 있다. 포
조회수 81 2022.08.10.
글로벌오토뉴스
불나면 죽는다...전기차를 꺼리게 하는 막연한 공포감 해소하려면
전기차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얼리어답터만 사용하는 전위적인 역할에서 인생의 첫차로, 내연기관차를 대신하는 미래 모빌리티로 역할하고 있다.
조회수 656 2022.08.08.
오토헤럴드
전기차 최악의 단점인 전기차 화재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본격적인 전기차의 시대가 다가오면서 소비자가 보는 전기차 시각도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전만 해
조회수 179 2022.08.08.
글로벌오토뉴스
현대 아이오닉 6의 디자인과 프로페시
현대자동차의 전기 동력 차량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에서 새로운 전기 동력 승용차 아이오닉6를 공개했다. 새로이 공개된 아이오닉 6는 지난 2020년 6월에 현대가
조회수 461 2022.08.05.
글로벌오토뉴스
[레트로 vs. 오리지널] 피아트 124 스파이더
피아트는 전통적으로 소형차 중심의 대중차 브랜드였다.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거느리면서 시장 내 경쟁을 피하기 위해 특별한 모델을 라인업에서 대거 없앤
조회수 575 2022.08.04.
오토헤럴드
[아롱 테크] 새빨간 거짓말
자동차 정비업소에서 부품을 교환하거나 사고차를 수리할 경우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차가 잘 고쳐졌는가’보다는 ‘수리비가 얼마나 나올까’하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됩니
조회수 366 2022.08.04.
오토헤럴드
2년 전 뉴스 목록보기 보기
리스트광고

브랜드 선택

비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