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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식 칼럼] 테슬라 맞수라는데, 친환경 브랜드 혼다는 알아도 현대차는 몰라?

오토헤럴드 조회 수428 등록일 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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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제공 기아 제공

시장조사 전문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지난 14일 발간한 '전기차 시장의 패권 경쟁' 보고서에서 폭스바겐이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때는 2025년이 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BYD(중국), 포드, 장안(중국), 지엠(GM), 스텔란티스, 지리(중국), 메르세데스 벤츠, 토요타의 순으로 전기차 시장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30년 300만 대를 목표로 한 현대차는 이 목록에서 빠졌다. 같은 계열인 블룸버그 통신은 현지 시각 25일 "미국(소비자)들은 테슬라보다 현대차에 관한 관심이 더 높다"라고 평가하는 기사를 실었다. "현대차가 조용히 시장을 지배해 나가고 있다"라고도 했다. 테슬라가 10년 동안 일군 성과를 현대차는 단 몇 달 만에 달성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한 트윗에 "현대차가 잘하고 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지엠의 전기차 실적이 부진한 것을 꼬집는 게시물에 현대차를 콕 짚어 얘기했다. 툭 던진 것 같지만 일론 머스크의 경계심이 엿보인다. 이 게시물 이미지에는 테슬라의 1분기 북미 전기차 점유율이 75.8%, 현대차가 9%, 폭스바겐과 포드가 각각 4.6%, 4.5%로 표시됐다. 현대차(기아 포함) 점유율이 폭스바겐과 포드를 합친 것과 비슷했고 일론 머스크는 이 걸 지목한 듯 하다.

현대차가 대량 생산 기반을 갖춘 경쟁사보다 월등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테슬라와는 비교가 민망한 정도다. 그런데 왜 현대차가 테슬라의 가장 강력한 맞수로 급부상하고 있을까. 테슬라의 기업 가치는 전 세계 자동차 기업 가운데 가장 높다. 시가 총액이 7600억 달러로 지엠과 포드의 배가량 된다. 현대차 시가 총액은 39조 원(303억 달러)이다. 객관적 비교로 볼 건 아니지만 기아 시가 총액 32조 원을 합쳐도 테슬라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 전기차 수요는 1분기 15만 8689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늘었다. 승용 모델 전체 수요의 4.6%를 전기차가 차지했다. 이 가운데 11만여 대가 테슬라다. 판매량을 따져도 현대차가 테슬라를 위협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는 건 아직 무리다. 하지만 성장하는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2010년 117대로 시작했던 테슬라의 연간 판매량이 1만 대를 돌파한 건 2017년으로 7년이 걸렸다.

1분기 판매량으로 보면 기아가 8450대로 뒤를 테슬라의 뒤를 잇는다. 점유율은 5.32%. 그리고 포드(7407대). 또 현대차가 6954대를 팔아 포드를 추격 중이다. 단 몇 달 만에 그것도 북미 시장에서만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개의 전기차 모델을 팔아 거둔 성과다. 이어 닛산(4401대), 폭스바겐(2926대), 폴스타(2389대), 리비안(701대), 배터리 이슈로 생산을 멈췄던 지엠(479대)과 루시드(308대) 순이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 제공

현지에서는 테슬라와 비교해 현대차와 기아 아이오닉 5, EV6의 가격이 매우 저렴한데도 디자인과 첨단 사양, 실용성을 따지는 전체 상품성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꼽는다. 화려하지 않은데도 모던한 디자인, 단순하면서도 사용성이 우수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가격 이상으로 충분한 성능과 주행 거리를 장점으로 지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아이오닉 5는 3만 9950달러, EV6는 4만 900달러부터 시작한다. 시작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쉐보레 볼트 시리즈 다음으로 저렴하다. 포드, 폭스바겐 등 경쟁차 대부분은 4만 달러대다. 테슬라 모델 3 보급형 가격이 3만 9000달러대부터 시작하지만 말 그대로 보급형이다. 배터리 용량에 따라 더 저렴한 전기차도 있기는 하지만 비교할 차들이 아니다. 아이오닉 5와 EV6가 가장 경제적인 가격대의 가장 뛰어난 전기차로 평가되면서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 

아이오닉 6와 EV6와 경쟁할 차가 마땅히 없다는 것도 한 몫을 한다. 테슬라 전체 판매량의 80%는 세단인 모델3가 책임지고 있다. 순위 목록의 상단을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의 주력 대부분은 픽업트럭이거나 해치백이다. 자동차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SUV 차종을 우선 투입한 전략도 맞아떨어진 셈이다.

남은 과제는 현대차와 기아 이미지를 전기차를 주력으로 한 친환경차 브랜드로 전환시키는 일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Morningconsult)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10명 중 4명은 친환경차 하면 떠 오르는 브랜드로 테슬라를 지목했다. 순수 전기차 분야에서 한참 뒤져 있는 토요타가 18%, 이어 포드(5%), 지엠과 혼다(4%) 순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기타로 분류돼 있다.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지만 친환경차 브랜드로는 자리를 잡지 못한 셈이다.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제치고 전기차가 곧 친환경차로 대변하는 것이 지금 추세다. 따라서 현대차와 기아 브랜드를 전기차 선도 기업 이미지로 각인시켜야만 곧 투입할 아이오닉과 EV 시리즈의 더 큰 성과로 연결할 수 있다. 테슬라의 철벽을 깨기 위해서는 단일 제품의 완성도와 함께 브랜드 이미지를 친환경 전기차로 만들어 나가는 일이 시급하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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