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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식 칼럼] 미국에 제보하고 받은 포상금 280억원 그의 과정은 공정했나?

오토헤럴드 조회 수586 등록일 20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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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주장은 사실로 판명이 됐다. 세타2 엔진 결함이 확인됐고 수 백만대 리콜로 이어졌다. 그가 제보한 자료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런데도 그가 의로운 사람이라는 세간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현대차 전 부장 김광호 씨가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공익 신고로 보상금 280억 원을 받았다.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거액이 보상금으로 지급되면서 공익신고자 관련 제도 허점을 지적하고 동시에 현대차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 사이 김 씨는 의로운 일을 용감하게 해낸 사람이 됐다.

김 씨는 이런저런 인터뷰에 등장해 보상금을 의로운 일에 쓸 것이고 공익 신고 문제점도 지적했다. 공익 신고가 양심의 가책 때문이고 거짓말을 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고도 자신을 얘기하기도 했다. 김 씨가 제기한 세타2 엔진에 결함이 있었고 현대차가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거나 리콜 등 사후 대책을 소홀히 한 것도 사실이다. 그건 한국과 미국 관련 기관이 모두 확인한 사실이다.

공공 안전과 권익을 지키고 국민 알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공익 제보는 분명하다. 그런데도 의롭지 않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보 전 행적에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는 것들이 있어서다. 현대차에서 20여 년을 근무한 김 씨가 회사에서 빼낸 기밀 자료는 수 만 건에 달한다. 이 중에는 세타2 엔진 결함과 관련된 것뿐만이 아니라 주요 기술 자료도 상당하다는 것이 현대차 주장이다.

현대차는 이를 근거로 김 씨가 자료를 빼낸 것이 공익제보가 애초 목적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공교롭게도 김 씨는 산업 스파이로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다가 공항에서 검거된 장 모 상무 직계였다. 장 씨는 현대차를 퇴사하면서 차량 쏠림 방지기술과 수동변속기 변속감 개선기술, 품질개선 자료 등 관련 자료를 무단으로 빼돌려 중국으로 고위직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중국 주재원으로 장기간 함께 근무한 김 씨가 장 씨를 따라 중국으로 이직을 하려 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박병일 명장은 2016년 오토헤럴드와 인터뷰에서 "김 전 부장이 자신도 장 상무를 따라 중국으로 회사를 옮겨 일하려고 했는데 구속이 되면서 곤란하게 됐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라고 폭로했다. 회사 기밀자료를 빼낸 이유가 처음부터 공익 제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장 씨를 따라 중국으로 가기 위한 것이고 그가 구속되면서 쓸모가 없어진 기밀 자료가 다른 용도로 쓰인 것이라는 주장이다. 

장 씨가 회사에서 빼낸 자료를 보면 김 씨는 더 의롭지 않아 보인다. 검찰 조사 결과 장 씨는 중국 소재 자동차 회사 2곳으로 차례로 이직하면서 현대차 재직 직원으로부터 이메일로 자료를 빼내 갔다. 여기에는 변속기 관련 자료를 포함 200여 건에 달했다. 장 씨와 공모한 전직 간부 3명은 퇴사 후 중국 자동차 회사 고위직으로 이직했고 현대차 부장급 출신 2~3명을 더 영입하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장 씨 면회를 하고 재판이 있는 날 법정을 직접 찾기까지 했다. 현대차 고소로 검찰 수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것들도 있다. 김 씨는 NHTSA와 언론 제보 이후에도 빼낸 기밀 자료를 회사에 반환하지 않았다. 이에 현대차는 법원에 '비밀 정보 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 영업비밀 유출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자택 압수수색이 벌어졌다. 이때 김 씨가 보관하고 있던 기밀 유출자료는 광범위했을 뿐 아니라 현대차가 보유하고 있는 독자 기술 관련 핵심 자료도 다수 있었다.

법원 자료 반환 결정으로 돌려받은 수백건의 자료 중 일부는 중국어로 번역을 시도한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가 현대차 주요 부품개발 매뉴얼, 사양이 담긴 주요 기술표준 등을 담은 자료다. 공익신고와 전혀 관련이 없는 주요 기술 관련 세부자료를 방대하게 빼내 보관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병일 명장은 김 씨가 "현대차 결함 사실을 미국 당국에 제보하면 거액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얘기했다. 미국 NHTSA 리콜 기준에 대한 자료를 나에게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내부 고발자 지위를 어떻게 얻고 국내 신고로 얻을 수 있는 보상, 미국 NHTSA 제보로 얻을 수 있는 포상금 비율까지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반성하고 충분한 조치를 했다고 하지만 자동차 중대 결함을 제때 알리지 않았고 내부적으로 묵살하는 관행에서 비롯된 이 사태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들에 있다. 공익제보도 건강한 사회와 기업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역할이고 따라서 존경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세간에는 김 씨를 다르게 보는 시선이 제법 있다. 김 씨는 중국 주재원으로 8년을 근무했다. 공익제보와 관련 없는 회사 기밀 자료 수만 건을 자기 컴퓨터에 보관했다. 중국 자동차 회사 고위직으로 이직한 산업스파이 장 씨와 긴밀한 관계였다. 이런 의혹을 해명해야만 공익제보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일도 사라질 것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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