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타결, 국내 자동차 업계에 닥친 변화는?

한국과 미국 사이에서 자동차를 포함한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 협상이 타결되었다. 지난 몇 개월간 미국 정부는 한국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25%라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해 왔지만, 양국 간의 협상을 통해 최종적으로 15%의 관세율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번 협상은 지난 4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25%의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되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즉각 대응에 나섰고, 외교와 경제 관련 부처가 긴밀히 협력해 미국과의 협상에 돌입했다. 협상은 쉽지 않았다. 미국 측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확대와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까지 요구했기 때문이다.
협상 과정에서 양국은 여러 차례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고, 한국 정부는 자동차 산업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관세율 완화의 필요성을 꾸준히 설득했다. 또한 미국의 경제적 요구에 맞춰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고,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할 방안을 적극 제안했다. 결국 지난 7월 말, 양국은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당초 제시된 25%에서 15%로 낮추고, 대신 한국은 향후 미국 내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확대하며, 특히 조선과 배터리 등 첨단 산업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포함한 에너지도 1,000억 달러 규모로 추가 수입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합의로 인해 단기적으로 한국 자동차 업계에는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하에서는 사실상 무관세 상태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에, 새롭게 적용되는 15%의 관세는 한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수익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협상 발표 직후,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주가는 눈에 띄게 하락했으며, 이로 인해 자동차 업계 전반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이러한 단기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 가격 조정, 비용 절감 등의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품질과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도 더욱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이번 협상이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우선,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미국 내 현지 생산을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미 현대와 기아는 미국 내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이번 관세 변화로 인해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고, 미국 현지의 공급망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 부담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 시장 내에서의 브랜드 이미지와 시장 점유율도 긍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이번 협상을 통해 미국과 한국 간의 경제 협력 강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이 미국 내에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분야는 전기차 배터리, 수소 연료전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이다. 이러한 투자 확대는 한국의 주요 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차 및 수소 연료전지 분야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미래 핵심 기술로 평가되며, 미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선도적인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자동차 업계는 수출 중심의 전략을 펼쳐 왔으나, 앞으로는 현지 생산과 기술 협력을 통한 경쟁력 확보 전략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미국 현지의 생산 거점을 늘리고 현지 시장의 수요를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한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더불어, 이번 협상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수출 전략 전반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 외에도 유럽과 동남아시아, 중동 등 다양한 시장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특정 시장에서의 통상 압력이나 경제적 리스크를 줄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보다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한미 간 자동차 관세 협상은 글로벌 무역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한국 자동차 업계에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앞으로도 미국뿐 아니라 다른 주요 시장들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변화하는 무역 환경에 맞춘 탄력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이번 협상이 단기적으로는 한국 자동차 업계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업계가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탄탄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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