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자동차에서 게임을 해야 하나요?' 그 속에 숨은 진짜 이유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수778 등록일 2023.02.15.
공유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하세요.

레이어 닫기


최근 자동차 산업에서 주목받는 흐름 중 하나는 ‘자동차 안에서의 시간을 얼마나 즐겁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가’이다. 이런 주제가 갑자기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아니지만, 통신 네트워크와 디스플레이 환경의 발전으로 차량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즐길거리들이 더욱 다양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3 CES를 통해서도 경험했지만, 최근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주제 중 하나는 SDV ( Software Defined Vehicle )다. SDV와 관련해 소니 아필라가 주목을 받았지만,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폭스바겐 카리아드(CARIAD)의 발표내용을 통해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카리아드는 폭스바겐 그룹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로, 4000명이 넘는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2023 CES에서 카리아드는 그들이 생각하는 SDV란 무엇이며, 이와 관련해 앞으로 어떤 내용을 공개할 지 전하기도 했다.


발표 내용 가운데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차내에서의 게임/디지털 UX’에 관한 것이었다. 이 컨퍼런스에서는 카리아드가 생각하는 차내에서의 디지털 체험이란 무엇이며, 왜 이러한 차내 게임/디지털 체험이 중요한지 , 그리고 서비스가 시작된 지 얼마 안된 홀로라이드(holoride)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전했다.







꽤나 오랫동안 게임을 취미라고 할 정도로 즐기고 있는 입장에서, 사실 자동차 안에서 즐기는 게임이 즐거운 일일까?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콘솔게임이나 PC 게임은 하드웨어의 발전 속에서 오감을 자극하는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 높은 사양의 그래픽카드와 VR 기기는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비주얼을 선사하고 있다. 손안에서 펼쳐지는 스마트폰 안의 게임들 또한 뛰어난 퀄리티를 보여준다. 과연 자동차 안에서 이와 비교할 만한 수준의 게임을 경험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게임을 즐긴다는 것이 과거엔 그저 아이들의 놀이 정도였지만, 이제 게임은 사실적이고 상호작용을 통한 엔터테인먼트로써의 기능을 충실히 해나가고 있다. 과거에는 영화나 음악을 통해서 얻을 수 있었던 몰입감을 이젠 게임이 제공하고 있다. 게임이야 말로 최첨단 디지털 체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CARIAD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Z세대라 불리는 현 세대들 10명 가운데 9명은 정기적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새로운 세대들이 자동차에 관심을 가질 만한 요소들이 앞으로는 추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CARIAD는 이미 중국에서 판매중인 아우디와 포르쉐의 차량에 차량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캐쥬얼한 형태의 게임을 출시했다. 각 국의 규제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 큰 제재를 하진 않는 상황인 만큼 먼저 제공되고 있다.


고객들의 피드백은 긍정적이었다고 한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게임을 차량 내부에서 즐길 수 있는 점은 최신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춘 차량이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전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폭스바겐의 글로벌 판매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국시장에서 판매되는 만큼, 중국시장의 동향을 중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우디가 디즈니와 함께 차내 VR 체험 플랫폼 '홀로라이드(holoride)'를 발표한 것은 2019년 CES였다. 4년이 흐른 지금 한동안 소식을 듣을 수 없었지만, 드디어 홀로라이드가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젠 중국이 아닌 독일에서 먼저 서비스가 시작되며, 이후 북미시장과 중국까지 서비스가 확대된다.





홀로라이드는 자동차에 탑승한 상태로 VR 고글을 장착하면 자동차가 주행할 때의 가감속과 횡G, 메타버스와 연동해 몰입감 있는 인터랙티브 체험을 제공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우주선을 타고 있는 메타버스 환경에서 자동차의 움직임과 연동되어 우주선 역시 움직인다. 흡사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움직임을 차량 내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몰입감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CARIAD는 차량 내부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동차라는 특수한 환경 안에서 이미 익숙한 기능들을 새로운 인터랙티브 환경 요소로 활용하는 것과 관련한 다양한 실험들이 진행 중이다.





기존에 스마트기기에서 즐기던 게임을 차량 내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연동 기능이나, 컨트롤러 보다는 음성을 통해 게임이나 퀴즈를 즐기고 원하는 것을 찾는 대화형 오디오 경험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아직까지는 컨셉 형태지만, 어떤 방식으로 이를 즐길 수 있을 지는 조만간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자동차의 에어컨이나 엠비언트 라이트를 활용해 게임 체험을 확장하고, 차량 내부를 더 특별한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차량 내부에서 즐길 수 있는 캐쥬얼한 게임도 곧 도입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CARIAD의 발표에서 확인한 예시들은 단순한 스마트폰 게임에 그치지 않고, 이동하고 있는 것과 다양한 주변기기나 차량 내부의 특징적인 기능을 활용한 디지털 체험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발표의 마지막에서 CARIAD는 외부 개발자와 컨텐츠 제작사와의 협력도 언제나 열려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동차에서 게임을 즐기는 이유를 설명할 때 흔히 나오는 내용은 바로 ‘자율주행’과 ‘충전’이다.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이 확대되면, 차 안에서 게임을 즐기기 편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전기차 충전 시에 남는 시간을 차량 내부에서 게임을 하며 보낼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전기차의 보급이 확대되고,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해도 모바일 기기의 편의성은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차량 내 VR기기를 활용한 경험이 PC나 콘솔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보다 높은 몰입감을 선사할 것이라고도 기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자동차 회사들은 차량 내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할까? 바로, 새로운 수익모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임을 다운로드해서 즐기는 것에 익숙한 현 세대들은 이 부분에 돈을 지불하는 것에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월 19,900원에 열선시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면 소비자들은 불만을 느끼겠지만, 같은 비용으로 차량 내에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다면 저항은 분명 적을 것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차량 내에서 사용할 수 있고, 또 그것이 게임이나 스트리밍 서비스와 같이 즐거움을 위한 것이라면 새로운 수익모델로 충분한 조건이다. 미래의 자동차가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모빌리티를 통해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될 것이라는 말의 의미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탑재하기 위한 플랫폼’이라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점점 자동차에 흥미를 잃어가는 세대들에 시선을 끌기 위한 요소이기도 하겠다.


이런 변화를 비난할 순 없다. 그것에 돈을 지불했을 때, 소비자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불안요소 (멀미와 같은 부작용)가 되거나, 안전에 방해가 된다면 그것이 문제가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 우리가 만나게 될 자동차는 자동차라는 하드웨어에 돈을 지불하는 형태에서 차량 내부에 탑재된 소프트웨어에 돈을 지불하는 형태로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다나와나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 하신 후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정말 환경을 위해서 일까? EU의 내연기관차 존속 결정의 진의는...
지난 3월 25일 유럽위원회와 독일 정부가 2035년 이후에도 합성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차량의 판매를 인정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유럽은 2022
조회수 1,072 2023.04.13.
글로벌오토뉴스
하이브리드 SUV BMW XM의 디자인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발표된 BMW의 대형 하이브리드 SUV모델 XM은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의 전용 모델이라고 한다. BMW는 일반(?) 모델의 고성
조회수 663 2023.04.12.
글로벌오토뉴스
메르세데스 EQE SUV, 200m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공기역학 설계
배터리 전기차의 시장이 커지면서 주행거리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대부분 60km 이하이지만 시장 진입 초기인 만큼 여전히 주행거리는
조회수 1,600 2023.04.11.
글로벌오토뉴스
[김흥식 칼럼] 순수 전기 모드로 200km, 다시 보자
토요타가 전동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간 너무 늦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 왔지만 지난 7일, 발표한 중장기 경영전략을 보면 2~3년 후에는 경쟁사와 발
조회수 1,236 2023.04.11.
오토헤럴드
[아롱 테크] 요즘 자동차 고도화, 소프트웨어 코딩 라인
자동차는 전동화와 자율주행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커넥티비 기술 발달로 인포테인먼트와 같은 다양한 기능과 운전자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시스
조회수 1,873 2023.04.10.
오토헤럴드
반도체는 몰라도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다. 도움을 받는 국가에서 남을 돕는 나라가 됐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지난 40여 년간 전 세계 국가 가운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진국 자리
조회수 1,882 2023.04.10.
오토헤럴드
미래 모빌리티의 주도권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우리나라는 이제 선진국이다. 도움을 받는 국가가 아닌 남을 돋는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올라왔다. 특히
조회수 476 2023.04.10.
글로벌오토뉴스
[한국자동차연구원]테슬라의 48V 아키텍처 도입의 의미
테슬라가 지난 3월 1일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차량의 전기전자(E/E) 아키텍처를 12볼트에서 48볼트로 전환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그 목적은 구조적으로
조회수 540 2023.04.10.
글로벌오토뉴스
249. 전기차 시장에서의 중국 CATL 주도권 더욱 강해진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이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 시장의 변화에 따라 업계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전동화와 자율주행차도 지금은 중
조회수 3,027 2023.04.07.
글로벌오토뉴스
[공수 전환] 포터II 일렉트릭 겨냥한 BYD T4K, 아쉬운 완성도와 가격차 극복할까?
탄탄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최대 친환경차 생산 브랜드 BYD가 한국 시장에 소형 전기 트럭을 선보였다. GS글로벌을 임포터로 7일부
조회수 3,389 2023.04.07.
오토헤럴드
2년 전 뉴스 목록보기 보기
리스트광고

브랜드 선택

비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