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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침해 논란 '무기징역 민식이 법' 여론에 몰려 과도한 처벌

오토헤럴드 조회 수1,786 등록일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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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은 어렵다. 급출발, 급가속, 급정지 양보나 배려는 없고 난폭과 보복 운전이 빈번하다. 보도를 질주하는 이륜차, 불법 운전과 규정 위반 보행자, 자전거와 전동 퀵 보드, 무법 택시와 버스까지 도로는 살벌하다. 불법 주정차도 일상이다. 단 13시간 교육, 이론적으로 하루 반이면 취득할 수 있는 낙후된 운전면허도 한몫을 한다.

긴급 또는 위급 상황에서의 비상 대처법, 2차 사고 예방 등의 교육은 사치다. 그저 ‘오늘도 무사히’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운전을 해야 한다. 초보운전자나 외국인의 운전은 그래서 더 어렵다. 운전하기가 꺼려질 정도다. 도로 위에 각종 지뢰가 곳곳에 숨어있는 것 같다. 그런데도 운전을 즐긴다고 하니 아연실색한다.   

재작년까지 우리나라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4000명을 넘었다. 지난해 42년 만에 처음으로 3700여 명으로 줄었고 올해도 줄 것이 확실하나 여전히 OECD 국가 대비 두 배에 이른다. 교통사고 후진국에서 벗어나는 일이 급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전과자가 될 수 있는 악법이나 인권 침해의 가능성이 큰 두 가지가 있다. 

우선 도로 위의 흰색 실선 운전 방법이다. 흰색 실선은 차로 변경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 황색 실선은 이유 불문, 차선 침범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맞는 이야기지만 문제는 상황에 따라 전과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상황으로 여러 명의 사고자가 기소를 당하기도 했다.

재작년 후반 검경은 흰색 실선 차로 변경에 따른 교통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하면 이유 불문하고 기소하는 내규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흰색 실선에서 차로 변경을 하다 사고를 내는 가해자가 되면 모든 책임을 져야 하고 사상자가 발생하면 기소돼 전과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흰색실선이 우리가 생각하는 바와 같이 제대로 그려져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안전보다는 끼어들기를 못하게 하려고 길게 그려놓은 경우가 많고 다른 교통표시와 상반돼 운전자를 혼동시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흰색 실선은 교량 위나 고가도로, 터널 등에 주로 활용되지만 최근 끼어들기 등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도를 높였다.

이러다 보니 일관된 도로 그리기가 아니라 편의주의적인 곳도 많아 운전자에게 함정으로 작용하는 구간이 많아졌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먼저 진단서를 떼는 경우가 일본은 6%, 우리는 60%다. 교통사고 예방 목적이 아닌 곳, 일관성없이 그려진 곳, 작은 접촉사고에도 일단 진단서를 떼는 상황에서 실선 침범 사고를 내면 무조건 전과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최근 국회에서 의결된 ‘민식이 법’도 생각해 볼 여지가 많다. 신호등 설치와 과속단속기 설치 등 안전시설을 강화하고 규정을 벗어난 어린이 교통사고에 대하여 가중처벌하는 조항이 주요 골자다. 문제는 가중처벌 기준 중 스쿨 존에서 어린이가 사망했을 경우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 징역, 부상자가 발생하면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시속 30Km 이상의 경우 해당한다고 하지만 과도한 처벌 논란으로 심각한 인권 침해가 될 수 있는 조항이다. 현재 업무상 교통사고 과실치사의 경우도 5년 이하의 금고형에 처하는 만큼 다른 조항과의 형평성에서 문제가 있다. 그만큼 이번 법안은 깊이 있는 고민을 하기보다는 즉흥적이고 졸속으로 만들어진 법이다.

현 법안이 본회를 통과한 만큼 일정 기간을 거쳐 내년 초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 큰 문제는 전국 1만6000여 스쿨 존의 형태가 제각각이고 알기도 쉽지 않은 곳도 많아 운전자가 자신도 모르게 법을 어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내년 초 관련법이 시행되면 누가 처음 처벌을 받게 될 것인지도 관심이다.

어쩌면 교사나 학부모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스쿨 존에서의 어린이 보호는 모든 책임이 어른이고 관련된 모든 안전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명확한 기준 없이 가중 처벌 하는 조항은 국민 누구나가 범법자 대상이 된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앞서 두 가지, 도로 위의 위험성이 큰 법안에 관해 얘기했지만 우리 주변에는 생각지도 못한 악법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일이 종종 있다. 실선이나 민식이법을 알면 운전을 하는 행위만으로도 덜컥 겁이 난다. 제대로 된 법안을 보기가 쉽지 않은 나라, 도로 위 폭탄은 늘어나고 마루타가 된 기분, 매일 운에 맡기는 운전을 해야 하는지 고민스럽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webmas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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