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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랑 손잡으려다 100조 원 꿈을 날린 이 기업?

다키포스트 조회 수2,769 등록일 202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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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전기차의 발전이 눈이 부시다. 테슬라를 필두로 리비안, 루시드, 카누 등 많은 신생 기업들이 주식 시장을 휩쓸고 있다. 이에 맞춰 수소차도 발 빠르게 그 뒤를 쫓고 있다.


수소차 시장은 전기차와 비교하면 아직 작다. 하지만 전기차와는 다른 특성으로 고유의 시장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현재 수소차 업계 점유율 1위는 70%를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의 현대자동차고 바로 뒤를 일본의 도요타가 바짝 추격 중이다. 3위는 혼다가 있고 그 밑으로 유의미한 통계는 없다.


그럼 수소차 업계에는 테슬라 같은 스타트업은 없는 걸까? 당연히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화제의 그 기업, 니콜라다.


니콜라는 2016년 무공해 수소차량을 만든다는 일념으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트레버 밀튼이 창립했다. 사명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덕분에 지금은 지구상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발명가 니콜라 테슬라의 나머지 반쪽에서 따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니콜라는 수소차량 개발 회사로 전기와는 큰 관련이 없다. 테슬라가 전기차 회사로서 이름의 정체성에 충실한 것과 대조적이다.



니콜라가 대중에 첫 공개된 것은 2016년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자사 첫 차량의 프로토타입 니콜라 원(Nikola One)을 공개하면서부터다. 유타주 정부 관계자들과 트럭 업계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니콜라 원은 화려한 데뷔를 했다.



니콜라는 운송 업계의 새로운 가능성이라며 업계에서 큰 환영과 경계를 같이 받았다. 그리고 2019년부터는 니콜라 원의 인도를 시작할 것이라 발표했지만 2021년 지금까지도 트럭은 나오지 않았다. 이 후 2018년부터 지금까지 트럭에 관련하여 테슬라를 상대로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고, 또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앤하이저 부시에서 큰 물량의 수소트럭 주문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 등으로 꾸준히 이름을 알리는 정도였다.



지금과 비교하면 큰 존재감이 없던 니콜라의 터닝포인트는 2020년 6월이었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주식상장으로 나스닥에 올라갔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불법적인 일은 없었지만 벡토IQ(Vecto IQ)란 기업인수목적회사를 합병하면서 우회상장으로 상장을 이뤄냈다.


이후 니콜라의 이름은 전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전기차 회사들이 주식시장에 진입하면서 이런 광경은 꽤 흔해졌다. 우리가 들어보지도 못한 로즈타운 모터스(Lordstown Motors)나 피스커(Fisker) 같은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메이저 자동차 회사들 만큼이나 큰 규모의 회사로 발돋움하는 경우가 잦아진 것이다. 니콜라도 마찬가지다.



니콜라는 상장 후 주가가 폭등하면서 한때는 미국 자동차 회사 빅3 중 하나인 포드를 앞지르기도 했다. 자동차 대량 생산의 첫 지평을 열었던 그 포드를 말이다. 자동차 한 대 팔아보지 못한 회사가 매년 수백만 대씩 파는 거대 회사를 앞지르는 일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상당히 엇갈리고 있다.


역사상 지금처럼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한 기업들이 뉴욕 증시에 동시다발적으로 상장하고 또 막대한 투자를 받아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자동차 업계의 전문가들은 이를 전형적인 투기라고 주장한다. 종목을 면밀히 살펴본 후 투자하는 가치투자보단 말 그대로 주식을 위한 주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동차에 대한 높은 이해를 기반으로, 단순히 전기 구동계로 바뀌는 것만으로는 새로운 미래의 자동차가 만들어질 수 없다고 말한다. 자동차에 필요한 높은 안전수준이나 품질을 제조 노하우 없이 달성하기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테슬라도 첫 차인 모델S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인 품질 문제가 재기되고 있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그와 상반된 평가를 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그들은 시대가 바뀌고 있고 자동차의 패러다임은 변화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이런 시기엔 업계를 뒤흔드는 회사들이 종종 나오는 법이고 테슬라가 이를 직접 증명했다. 투자자들은 이런 바람에 편승해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변화에 둔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어떤 것이 정답인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제 2의 테슬라가 나올 수도 있고 이 모든 게 거품일 수도 있다.



2020년은 그 기세가 광기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니콜라의 상승세가 무시무시했지만 그 이상의 악재들도 함께했다. 상장으로 막대한 투자를 유치한 니콜라는 수소 픽업트럭 배저(Badger)의 예고와 함께 라인업을 확장하려는 모습을 보였고 이에 혹한 GM이 합류하면서 니콜라의 기세는 정점을 찍었다.


GM은 니콜라와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수소차 개발을 함께 하고 연료전지와 배터리를 공급하는 대가로 니콜라 주식의 11%를 가져간다고 발표했다. 또 픽업트럭 배저의 설계, 디자인과 생산을 맡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이는 2조 2천억에 달하는 투자와 준하는 것이었다. 믿음직하지 않던 니콜라에게 초거대 기업 GM이 붙으면서 더 많은 투자자들이 니콜라가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주가는 또 치솟았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니콜라 몰락의 서막은 2020년 9월말 힌덴버그 리서치에서 발표한 보고서로부터 시작됐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공매도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목표하는 회사의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을 내는 구조다. 이런 회사들은 주가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걸 넘어 다양한 방법으로 직접 주가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나쁜 것만은 아니다. 공매도의 순기능 중 하나는 사기와 거짓으로 부풀려진 거품을 걷어내고 기업 본래의 가치를 적나라하게 밝혀내는 것이다.


방대한 분량의 힌덴버그 리서치는 집요하게 니콜라의 치부를 들춰냈다. 직접 힌덴버그 보고서를 읽고 요약해서 크게 나눠보면, 우선 첫 번째는 자사 첫 트럭 니콜라 원에 대한 의혹들이다. 



16년도 유타 주에서 첫 공개할 당시, 대표 트레버 밀튼은 트럭이 완전히 완성된 상태라고 했지만 실상은 껍데기뿐인 목업이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받았던 의혹을 탈피하기 위해 2018년도에 주행하는 영상을 공개했지만 이 또한 가짜였음이 드러났다.


전직 니콜라 직원과 사업 파트너들에게 정보를 얻었다고 밝힌 힌덴버그 리서치는 니콜라 원의 주행 장면이 그저 언덕에서 밀어서 타력 주행을 시킨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리고 이를 직접 증명하기 위해 니콜라의 영상이 촬영된 장소로 가서 직접 기어를 중립에 넣고 실험해보기까지 했다. 그 결과 최고속도 90km 이상으로 3km 이상을 아무 동력도 없이 주행할 수 있었다. 차량은 혼다 파일럿이었고 더 무거운 차량이라면 더욱 빠르게 멀리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니콜라 대표, 트레버 밀튼의 대응도 큰 논란이 되었다. 다양한 매체의 추궁으로 트레버 밀튼은 트럭이 목업이란 걸 인정했지만 자신이 완성이라고 했지 진짜라고 한 적은 없다며 말을 돌렸고, 니콜라 원의 주행에 관련해서도 움직인다고 했지 주행한다고는 하지 않았다며 어이없는 반박을 내놓았다.



두 번째는 수소 생산 능력이다. 트레버 밀튼은 니콜라가 현재 서반구(Western Hemisphere)에서 가장 큰 수소 생산 시설을 이미 다 갖춰놓았고 하루 1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를 kg당 3달러 이하로 누구보다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고 이는 기존 시장가보다 81.25% 저렴하다고 했다. 


하지만 니콜라의 미비한 인프라에서 이는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리고 밀튼은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표준화라고만 답했다.



힌덴버그 리서치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니콜라의 수소생산과 인프라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은 트레버 밀튼의 동생 트레비스 밀튼(Trevis Milton)이다. 그럼 트레비스 밀튼이 유명한 수소 화학 과학자일까? 그렇진 않다. 니콜라에 오기 전 트레비스 밀튼은 하와이에서 건설업을 하던 사람이다. 10년 가량을 하와이에서 건설업에 종사하던 트레비스는 도로포장과 계단 에폭시 시공을 한 것으로 힌덴버그 보고서에 실려있다. 과학자도 아니고 수소와 어떤 연관도 없는 사람인 것이다.


인프라 개발을 담당하는 총 책임자 데일 프로우즈(Dale Prows)도 같은 의혹이 제기돼있다. 수소 전문가로 영입된 프로우즈는 니콜라로 오기 전 미국 아이다호 주에서 헌츠맨 스프링스라는 골프장을 경영했다. 역시 수소와는 연이 없는 사람인 것이다.



트레버 밀튼이 니콜라의 핵심 기술들을 개발했다고 말한 치프 엔지니어 케빈 링크(Kevin Lyink)도 마찬가지다. 케빈 링크는 자동차나 전기, 수소 파워트레인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으로 니콜라에 들어오기 전엔 7개월동안 캐드를 이용해 셰일 오일 관련 제품들을 만들었고 3년 이상을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매진했다. 그리고 그전엔 9개월 동안 핀볼 게임기 수리를 했다. 객관적으로 봐서 포드를 넘어선 자동차 회사에서 치프 엔지니어로 일하긴 부족해 보이는 경력이다.


이 외에도 자체 개발 파워트레인이 사실은 다른 기업들의 제품들을 조립한 점, 조립 중이라던 트럭들이 사실은 준비조차 되지 않았던 점, 그리고 대표 트레버 밀튼의 미심쩍은 과거 행보 등 이외에도 많은 의혹들이 풀리지 않은 채 니콜라의 목을 옥죄고 있다.



힌덴버그 보고서가 공개되고 니콜라의 주가는 폭락을 거듭했다. 제기된 의혹들의 진위를 가리고자 미 법무부와 증권 거래 위원회에서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표 트레버 밀튼은 대표직을 내려놓고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밀튼은 대표직에서 떠난지 오래가지 않아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받기까지 했다.


니콜라의 사기 논란이 어느 때보다 뜨거워졌고, 또 정부에서 직접 나서면서 조사에 들어가자 2020년 11월 GM은 니콜라와 파트너십을 없던 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니콜라의 거듭된 신용 논란에 쐐기를 박는 일이었다.



밀튼은 많은 의혹들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고, ‘GM같은 거대 기업이 함께 하는데 어떻게 사기일 수 있겠냐’고 반문했지만 GM이 떠난 후 이는 고스란히 독이 되어 니콜라에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 현지에선 GM이 떠났으니 이젠 사기가 맞냐는 조롱마저 듣고 있다.

니콜라는 창립 후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아직 니콜라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JP모건은 처음부터 니콜라에 대한 평가를 후하게 해왔는데 이는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GM이 떠난 게 차라리 잘 됐다고까지 얘기한다. GM과 함께 했을 때는 픽업트럭 등 라인업이 다소 난잡했지만 이제 깔끔하게 상용 트럭에만 집중할 수 있단 이유다.



애리조나에 공장이 착공한 것도 긍정적인 측면으로 평가받는다. 여태까지 제대로 된 공장이 없다는 게 사기라는 의심의 가장 큰 축이었지만 실제로 거대한 규모의 공장이 준공되기 시작하면서 이런 목소리는 다소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아직 공사가 기초적인 단계인 만큼 섣부른 판단은 할 수 없다.


GM 외에도 세계적인 기업들이 니콜라에 투자한다는 게 사기의 반증으로도 꼽힌다. 특히 이베코와 보쉬가 항상 거론되는데 최근 보쉬는 6%에 달하던 니콜라 지분을 4.9%까지 떨어뜨리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한화도 니콜라에 투자한 기업들 중 하나다. 그리고 현재까지 니콜라에 투자된 한국 투자자들의 개인 투자 금액만 2600억에 이른다고 한다. 한화를 보며 니콜라가 믿을 만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한화는 보호예수 기간에 묶여 올해 4월까지 보유 주식을 처분할 수 없는 상태이다.


만약 지금 조사 중인 미 법무부와 증권 거래 위원회의 사기 혐의 조사 결과가 4월 전에 사기로 결과가 나온다면 한화로선 큰 악재가 될 것이다.

힌덴버그 보고서로 니콜라가 곤경에 빠지기 전에, 대표였던 트레버 밀튼은 한 인터뷰에서 현대자동차와 함께 협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엔 니콜라 주가가 한창 높았을 때라 그가 말하길 현대자동차의 수소 기술과 함께하면 시총 100조도 훌쩍 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물론 현대는 이에 응하지 않았고 지금은 보란듯이 엑시언트 수소 트럭을 내놓았다.



니콜라가 정말 사기인지, 혹은 시기 질투에 치이는 불행한 스타트업인지 지금 당장 알 수는 없다. 완전히 사기라기엔 지금도 주식거래는 계속되고 있고 니콜라도 뭔가 하고 있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떨어지고 있는 주식을 보면 사기 쪽을 믿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이 복잡한 얘기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시간이 더 지나봐야 확실히 알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니콜라에 투자는 그리 좋은 생각은 아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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