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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소화기로는 전기차 불 못 끈다는데... 과연 사실일까?

다키포스트 조회 수4,819 등록일 202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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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주위에서 전기차 보는 게 예전만큼 어렵지 않게 됐습니다. 전기차 보급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죠. 하지만 그럴수록 불안한 점도 있습니다. 


바로 화재 때문인데요, 전기차는 여러모로 일반 자동차들과 다른 점들이 많죠. 안전규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배터리입니다. 화재 위험 때문에 많은 운전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죠. 그래서 이런저런 루머들이 많습니다. 


전기차 화재는 물로 끄면 안 된다, 뭐 하면 폭발한다,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아요. 그래서 오늘은 전기차 화재, 일반 소화기로 끌 수 있나!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전기차 화재는 굉장히 잡기 어려운 걸로 유명합니다. 뉴스에도 이미 꽤 많이 나왔어요. 전기차 화재는 끄는 데 몇 시간씩 걸린다 그러잖아요? 도대체 뭐가 다르길래 일반 차랑 이렇게 다를까요?

주된 원인은 리튬이온배터리의 특성 때문입니다.


정말 간단하게 짚고 넘어갈게요. 리튬이온배터리는 분리막을 사이에 두고 양극, 음극으로 나누어져 있죠. 근데 사고가 나서 이 분리막이 손상을 입거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결함으로 통제가 안 되면 온도가 올라갑니다.

전기차 배터리를 보시면 수백, 수천 개의 셀들로 묶여 있죠? 그중 하나라도 이렇게 통제불능 상태가 돼서 온도가 올라가면 이게 옆 셀도 같이 뜨거워지고, 또 그 옆도 뜨거워지고, 계속 퍼져나가요.


이걸 열 폭주라고 합니다. 배터리는 1000도가 훌쩍 넘어가는 어마어마한 열을 장시간 방출할 수 있어서, 이 점이 일반 화재와 가장 다른 포인트입니다.

불은 3박자가 다 맞아야 계속 타오를 수 있습니다. 3박자가 뭐냐 하면, 첫 번째는 불에 탈 뭔 가가 있어야 해요. 태울 재료가 필요한 거죠. 


두 번째는 산소입니다. 불이 타기 위해서는 산소가 필요한 거 다들 알고 계시죠? 


세 번째는 높은 온도입니다. 불은 불이 붙는 발화점 이상의 온도가 돼야 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 세 박자 중 하나라도 없으면 불은 붙을 수 없고, 붙은 불도 금방 꺼집니다. 


하지만 전기차 화재는 초고열로 장시간 타오르는 독특한 특성 때문에 하나라도 저 요소들을 없애기가 정말 너무 힘듭니다.


불탈 재료를 없애려면 차를 거의 해체하다시피 해서 배터리만 남겨야 하는데, 활활 타오르는 차를 그 자리에서 분해하는 건 불가능하죠. 


산소를 차단해서 불을 잠깐 끌 수는 있습니다. 보통 산소를 차단해서 불을 끄는 건, 두껍고 커다란 방염 천 같은 걸 덮어 씌우는 게 일반적이죠.

통상적인 화재라면 일단 불을 끄면 온도가 떨어져서 불길을 다 잡고 천을 치우면 끝납니다. 하지만 배터리는 천 밑에서 계속 어마어마한 열을 발생시키고 있어서 천을 오래 덮기도 힘들고, 잡은 불길도 천을 치우자마자 다시 새로 생겨버려요. 그러니 이것도 힘들죠.


남은 건 온도인데, 이것도 쉽게 내릴 수 없습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로 가정집 전기를 며칠은 쓴다는 말 들어 보셨죠? 


2톤에 가까운 물건을 4~500km씩 움직이는 데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막대한 에너지가 통제를 벗어나니까 온도가 안 내려가고, 불도 꺼지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전기차 화재의 가장 중요한 대처는 바로 냉각입니다.

그럼 일반 소화기로 불을 끌 수 있다는 걸까요? 없다는 걸까요? 답은 ‘끌 수 없다’입니다. 이론적으로 끌 수는 있어요.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왜 그런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접하기 가장 쉬운 일반 소화기는 ‘ABC 분말 소화기’입니다. ABC는 화재의 유형이에요. 화재의 종류에 따라 다른 소화기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저렇게 분류가 되어 있죠.


A형은 가장 일반적인 유형입니다. 나무, 종이, 천 같은 그냥 고체 가연물에 불이 붙는 거예요. 그냥 물을 부어도 되고 소화기를 써도 좋습니다.


B형은 기름, 휘발유, 알코올, 페인트 같은 인화성 액체를 뜻하는 유류 화재입니다. 이름은 유류화재지만 인화성 액체라면 다 포함됩니다. B급 화재는 공기를 차단해서 끄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젖은 모포나 이산화탄소 소화기를 쓸 수 있죠.


C형은 전기화재를 뜻합니다. 주로 과부하나 누전 때문에 발생하는 화재에요. 이런 화재는 물을 뿌리면 감전될 수 있으니 전기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전용 분말이나 이산화탄소 소화기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ABC 소화기란 이 세 유형에 전부 사용할 수 있는 소화기에요.


이 외에도 금속 화재인 D형이 있고 E형 가스화재와, 주방화재인 K형이 있습니다. 흔히 전기차 화재는 D형 금속화재라고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이건 틀린 말입니다. 


해외 소방 논문들도 모두 전기차 화재는 D형 금속화재로 분류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금속화재는 금속에 불이 붙어서 금속화재가 아닙니다. 리튬,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등 반응성이 높은 금속들이 불에 붙는 것을 금속화재로 따로 분류하는데요, 이런 화재는 물을 쓰면 화학반응으로 폭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온갖 유해 물질이 만들어지면서 사방팔방 튀기 때문에 절대 물을 쓰면 안 돼요. 


이래서 전기차 불나면 물 뿌리면 안 된다는 루머가 나온 거예요. D형 화재는 마른 모래나 전용 장비, 전문 인력들이 필요한데, 우리가 실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유형은 아니어서 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어 근데 리튬 들어가는데? 그럼 리튬이온배터리도 불나면 금속화재 아닌가? 그럼 물 쓰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싶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튬이온배터리에는 리튬이 금속 형태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D형 금속화재로 분류되지 않아요.

하지만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만 있진 않죠. 일부 도요타 프리우스처럼 니켈을 쓰는 차도 있고 망간이나 다른 금속을 쓰는 차량들도 분명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다를 수 있어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다 리튬 이온이라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가장 일반적인 경우를 가정하겠습니다.


그럼 리튬이온배터리를 쓰는 일반적인 전기차 화재는 과연 어떤 유형의 화재일까요? 전기차 화재는 ABC형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먼저 일반 자동차 내장재와 부품들이 타기 때문에 A형의 특징을 갖고, 배터리의 전해액이 인화성 액체로 분류돼서 B형의 특징도 갖습니다. 그리고 전기를 가득 머금고 있기 때문에 C형 전기화재로도 분류되죠. 그럼 일반 소화기로 끌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그것도 ABC 소화기잖아요?


아까 끌 수는 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렸었죠. 전기차 화재는 화재의 3박자를 무너뜨리기가 너무 어려워서, 일시적으로 불을 끌 수는 있지만 금방 다시 불이 붙을 겁니다, 그래서 불가능한 거예요.


그럼 전기차 화재는 어떻게 끌 수 있을까요? 답은 물과 냉각입니다.

테슬라도 그렇고 많은 제조사들이 전기차 화재 시 그냥 장시간 물을 뿌리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은 지금 타고 있는 불을 끌 수도 있고 고열의 배터리를 식혀 주기도 있어서 지금으로선 가장 좋은 방법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안이 없는데도 최고의 방법으로 꼽히진 않는데요, 방법이 너무나도 비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에서 난 테슬라 화재를 진압하는데 11만 리터의 물이 사용됐다고 합니다. 보통 우리나라 일반 소방차에 물을 꽉 채워도 3천 리터 정도거든요. 11만 리터면 말이 안 되는 양이죠.

이렇게나 많은 물이 쓰인 이유는, 당장 눈앞의 불이 꺼져도 뜨거운 배터리 때문에 불이 다시 붙으니까, 이걸 식히려고 계속 물을 뿌려서 그렇습니다.


유럽에서는 이거 때문에 아예 불난 전기차를 물속에 담가 버립니다. 당장 불길만 잡고 차를 물 채운 컨테이너에 넣어버리는 방법이에요. 하지만 이 방법도 어마어마한 물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참 골칫거리에요.


지금이야 전기차가 많지 않으니까 그렇다 쳐도, 미래에 전기차가 대부분이 되면 참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대당 11만 리터씩 물이 필요하면 이건 말이 안 되죠. 그래서 지금도 이걸 해결하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 중입니다.


그럼 내 전기차에 불이 붙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화기도 안 통하는데? 아쉽지만 딱히 방법이 없습니다. 바로 대피하고 빨리 119에 연락하시는 수밖에 없어요.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차도 소중하지만 내가 다친다면 다 소용없겠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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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awa 2021.06.06.
    더 정확히는 어떤 소화기를써도 베터리화재는 소화시킬수 없습니다.

    베터리 셀이 화재가 나면 연속된 화학반응으로 계속 타들어가거든요 베터리팩안에서 계속 화재가 나기떄문에

    배터리팩은 다 뜯어서 거기에 소화수를 뿌리지 않는이상 절대 불가능이라 보심됩니다

    배터리팩을 통짜바리로 크게 만들지 말고 여러개로 분산시켜 배치하면 금방 꺼질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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