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GM 서비스센터 논란, ‘후퇴’가 아닌 ‘재편’으로 봐야 하는 이유
지난해 7월 문을 연 GM 한국사업장 쉐보레 직영 서울서비스센터. 한국GM이 직영 서비스센터 운영 종료를 발표하면서 서비스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출처 한국GM)
[김필수 칼럼] 한국GM의 직영 서비스센터 운영 종료 발표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소비자 접근성은 떨어지고 서비스 품질은 낮아지며 결국 아프터서비스의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의 흐름과 글로벌 OEM들의 구조 조정을 깊이 들여다보면 이번 결정은 단순한 축소나 후퇴가 아니라 사업 지속성을 위한 구조 재편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다.
우선 대부분의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직영 중심의 서비스 구조에서 협력 네트워크 기반 구조로 전환해 왔다. 직영 형태는 안정적이지만 비용 구조가 무겁고 변화 속도가 느리다.
반면 협력센터 기반의 서비스망은 지역 분산효과와 운영 효율성, 비용 절감이라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정비 기술과 장비가 일정 수준 표준화된 지금 협력센터의 경쟁력은 직영과의 격차가 크게 줄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GM 역시 동일한 전략적 판단을 하고 있다. 이미 약 380곳의 협력 서비스센터가 운영 중이며, 이 가운데 100여 곳은 직영 수준의 정비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이도 높은 정비까지 대응 가능한 기술력을 갖춘 협력센터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 피해를 우려하기에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여기에 한국GM은 협력센터에 대해 직영과 동일한 기술교육·장비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본사의 고난도 기술지원 역시 동일하게 제공하고 있다. 네트워크 구조만 바뀌었을 뿐 실제 서비스 품질이 저하될 요인은 제한적이라는 의미이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혼란이 있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익숙했던 직영센터가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협력망 고도화를 통해 더 촘촘한 지역 접근성, 합리적인 서비스 비용, 경쟁을 통한 품질 향상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한국GM이 직영센터 직원들의 고용 안정과 전환 배치까지 공식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이다. 이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한 일방적 철수나 축소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한국 사업을 위한 ‘리빌딩’ 과정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결국 이번 논란은 “GM이 빠진다”는 감정적 해석보다는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자동차 구조 속에서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 재편 전략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국GM이 최근 슈퍼크루즈 도입, 전동화 모델 출시, 신차 라인업 확대 등으로 다시 시장 활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한국 내수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제조사 간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졌고 브랜드 이미지만으로 시장을 유지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비용 구조, 신차 경쟁력, 서비스 인프라, 노사 안정성이 모두 맞물려야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이 완성된다. GM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는 과정으로 읽힌다.
한국GM이 향후 보다 공격적인 신차 도입과 안정적 품질관리, 그리고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혁신을 이어간다면, 이번 논란은 단순한 서비스센터 축소가 아니라 한국 시장을 위한 체질 강화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포나 오해가 아니라 변화의 본질을 정확하게 읽는 시각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구조적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김필수 교수/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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