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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식 칼럼] 불면의 밤, 지축 흔드는 오토바이 굉음 "제발 잠 좀 자자"

오토헤럴드 조회 수877 등록일 20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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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 가리지 않고 BMW 차량을 번갈아 가며 배기음을 뽐낸 운전자가 성난 이웃 주민들에게 소송을 당했다. 조용한 마을을 시끄럽게 했다는 이유다. 미국 법원은 수년간 요란한 배기음에 시달린 이웃에게 5000달러(약 570만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또 다른 이웃들도 줄소송에 들어갈 예정이다. 법원이 소음 유발자에게 이미 5000달러 벌금을 판결했기 때문에 이 운전자는 자신이 소유한 BMW 3대를 모두 팔아야 할지도 모른다.

코로나 19로 특히 야간 외부 활동이 멈추고 폭염에 열대야까지 겹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예전 같지 않은 올림픽 낮 경기 재방을 보는 것도 지루한 일이다. 불면의 밤, 가까스로 잠이 들었는데 요란한 오토바이 소리에 잠을 깬다. 또 다른 오토바이 여러 대가 경쟁하듯 굉음을 내며 달린다. 창문을 열고 버럭 고함을 치는 사람도 있다. 오죽했을까. 경찰과 시청에 민원을 냈는데 단속할 인력도 없고 잡아도 처분할 근거가 없단다. 지축을 울리는 굉음을 내는데도 합법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누군가 청와대에 '오토바이/자동차 소음 규제 요청' 청원을 냈다. 추천 건수가 워낙 적어 공식화하지 못했지만 청원인은 '(자동차와 바이크) 소음 기준도 너무 높아서 기차 소리 정도의 머플러 소음도 합법이라고 하는데, 법을 현실에 맞게 고치고 상습 위반 시에는 강한 제재"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청원은 누가 관심을 갖지도 않아 그대로 묻혔다.

미국은 국무부 산하 '소음관리국'을 중심으로 엄격하게 소음을 관리한다. 소음이 인체와 동물, 심지어 식물에 미치는 영향까지 조사하고 통제한다. 소음지도라는 것도 있단다.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행사할 때도 예외없이 적용되는 미국의 일반적인 소음 한도는 주택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주간 50㏈(데시빌), 야간에는 40㏈을 한도로 정해놨다. 상업지역, 공장 지대는 이보다 높지만 최대 70㏈을 넘지 않도록 했다.

개인 사유지나 사적 영역에서도 소음을 규제한다. 예를 들어 집에서 나는 TV와 라디오 소리가 150m 이상 거리에서 허용치를 초과해 들린다면 규제 대상이 된다. 시위할 때 확성기, 학교나 종교시설에서도 소음 정도와 거리 등을 엄격하게 규제한다. 복잡하고 세부적인 소음 규제가 적용되고 있지만 어떤 경우, 어느 지역에서도 95㏈을 초과하지 않게 했다.

95㏈은 어느 정도 소음일까. 우리나라 소음정보 시스템 기준에 따르면 소음이 심한 공장 안, 큰소리로 하는 독창 소리를 살짝 넘는 수준이다. 미국 주택가 최고 기준인 50㏈은 조용한 사무실 수준이다. 그러니 밤낮 가리지 않고 요란한 배기음을 낸 BMW 운전자는 우리 돈으로 500만원이 넘는 철퇴를 맞고 계속되는 소송을 견뎌내야 하는 신세가 됐다. 

BMW 운전자가 우리나라에서 그랬다면 사정은 달라졌다. 잠 못 드는 밤이고 한적한 오후고 오토바이는 요란한 배기음으로 마음껏 지축을 흔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오토바이가 낼 수 있는 소음 기준치는 무려 105㏈이다. 열차 통과 때 철도변 소음(100dB)과 자동차 경적 소음(110dB) 딱 중간이다. 열대야와 불면증으로 고통스럽기만 한 심야에 코 앞에서 기차가 지나가는 셈이다. 이게 합법이란다.

워낙 관대한 규정 덕분에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웬만한 크기로 배기 튜닝을 해도 허용치 이하가 된다. 얼마든지 소리를 키워도 단속이 되지 않는다. 최근 민원 폭주로 경찰 합동단속, 특별단속을 하고도 현장 단속 건수가 수십 건에 불과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역 치안센터 근무 경찰은 "튜닝 업자는 물론이고 차주도 소음 규정을 너무 잘 안다. 걸릴 것이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특히 젊은 층은 무슨 용도로 사고 타든 배기 튜닝부터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오토바이 수리점을 하는 양 모 사장은 "그냥 타면 조용한데, 베기 튜닝이 돈도 안 되고, 그냥 폼으로 해달라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했다.

'조용할 권리'가 더 필요해진 때, 일제 잔재 청산에 열을 올리면서도 우리나라 오토바이 소음 규정은 일본 것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이런 일본도 2000년대 이후 미국 수준으로 소음 규정을 대폭 낮췄다. 정부는 '무역 분쟁' 소지가 있다는 이유 따위로 지축을 흔들 정도로 굉음을 내는 오토바이를 바라보고만 있다. 오토바이가 쾌감을 느끼며 달릴 때 수많은 국민들은 매일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식물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소음을 규제하는 나라도 있는데.<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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