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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SUV의 존재감, 제네시스 GV80 쿠페 3.5 터보 시승기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수8,051 등록일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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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의 플래그십 SUV GV80의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요즘 출시되는 현대기아의 신차들이 그렇듯이 제품력에서 경쟁 모델들을 압도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GV80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볼륨 모델에 비해서는 점유율은 낮지만, 플래그십 SUV로서의 존재감을 강조하고 있다. 강한 패밀리룩을 추구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그렇듯이 아이콘을 강조한 스타일링에서 변화는 크지 않다. 하지만 인테리어는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로 디지털 시대에 제네시스만의 강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네시스 GV80 쿠페 3.5 터보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제네시스는 2035년까지 탄소 중립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그를 위해 2030년까지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와 배터리 전기차 총 8개의 모델로 구성된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40만 대까지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원자재와 부품은 물론, 생산 공정을 포함한 브랜드의 모든 가치 사슬에 혁신을 도모해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당장에는 2022년 출시한 GV60이 유일한 전기차다. 2025년 이후에는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만 신차로 출시한다. 내연기관 신차를 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라인업하는 유럽과 중국 업체들과는 다르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2030년부터 ‘시장이 허락하는 한’ 전기차만을 판매한다고 했다. 그 이야기는 내연기관과 공존을 해야 하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후재앙이 훨씬 심각해지는 상황과는 달리 시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최근의 상황은 또 달라지고 있다. 유럽연합의 자세도 내연기관에 대해 연료 다양화를 명분으로 한발 물러섰고 영국도 당초 2030년 이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를 2035년으로 연기했다. 미국은 파업으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 중국도 보조금 중단으로 전기차 판매 증가 폭이 줄었다. 그러나 3분기 주요 시장의 전기차 판매실적은 한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기차 브랜드의 전환을 선언한 상황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대형 SUV GV80의 부분 변경 모델을 풀 모델체인지급으로 바꾼 것에 더해 GV80의 또 다른 베리에이션 GV80 쿠페를 내놓았다. 아직은 내연기관 제품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수익성 높은 모델의 판매를 늘려 미래차에 대한 투자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도 내포되어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데뷔 8년 만에 2023년 8월까지 국내 69만 177대, 해외 31만 8,627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 8,804대가 판매됐다. 내수 판매와 해외 판매 비율이 아직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강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다.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2016년 출시된 G80으로, G80 전동화 모델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39만 738대가 팔렸다. 이 세그먼트 모델이 40%에 달하는 볼륨 모델의 자리를 지킨다는 것도 통상적이지는 않다. 그 역시 내수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그룹 내에서 제네시스는 이미지 리더와 수익성 제고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은 G70이지만 판매 대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등과의 경쟁을 표방하고 있는 모델이다. 그러나 그 전에 일본과 미국 프리미엄 지향 브랜드들을 제쳐야 한다.

참고로 2021년 전 세계 프리미엄 브랜드 판매 대수에서는 BMW 215만 2,665대로 메르세데스 벤츠를 제치고 1위에 복귀했다. 다음으로 메르세데스 벤츠 202만 6,220대, 아우디 149만 123대, 테슬라 92만 3,572대, 렉서스 75만 4,475대, 볼보 69만 4,278대, 캐딜락 37만 4,730대, 랜드로버 33만 2,856대, 포르쉐 29만 6,775대, 제네시스 20만 2,398대, 링컨 18만 3,079대, 인피니티 8만 7,813대, 재규어 8만 6,870대(중국 브랜드 제외)였다.

제네시스는 링컨과 인피니티, 아큐라 등을 제쳤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오늘날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주전장은 중국이다. 캐딜락은 중국 시장에서의 일취월장으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그 위에 볼보와 렉서스가 있다. 다시 말해 제네시스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중국 시장 공략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제네시스는 2021년 봄 중국 시장에 론칭했다. 2022년 상하이와 쓰촨성 청두에 이어 2023년 2월에는 베이징에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아직은 뚜렷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회사가 ‘Made in China, Created for China’를 외치는 상황에서 제네시스는 어떤 형태로든 시장 침투에 성과를 내야 한다.

지금 제네시스 라인업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BMW가 시작해 파이를 키워놓은 쿠페형 SUV GV80 쿠페도 곧 시장에 출시된다.





GV80에 쿠페가 라인업된 것은 전기차 시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시승차는 GV80을 베이스로 하는 쿠페이다.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보다는 오늘날 프리미엄 브랜드의 필수품으로써의 역할을 수행하는 모델이다. 그래도 두 모델의 디테일에는 차이가 있다.

강한 아이덴티티가 중심인 브랜드의 특성상 스타일링 익스테리어의 변화는 크지 않다. 앞 얼굴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의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해 부드럽게 바꾸었다.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 기술을 채용한 LED 램프는 제네시스의 아이콘인 두 줄 헤드램프의 하이테크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GV80 쿠페의 크레스트 그릴에는 더블 레이어드 G매트릭스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채용된다. 확장된 에어 인테이크와 액티브 에어플랩 그리고 네 개의 에어벤트로 스포티함을 주장하고 있다.

측면에서는 20인치와 22인치 휠에 두 줄을 재해석해 변화를 준 것이 눈길을 끈다. GV80 쿠페는 이런 장르의 모델들이 취하고 있는 프로포션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패셔너블하다는 평가가 더 많다. D필러 부분의 크롬 도금 프레임을 두 줄로 한 것이 기본형 모델과 다른 점이다.



뒤쪽에서는 히든 타입 머플러와 라디에이터 그릴 패턴을 크롬 재질로 처리하고 있다. 시승차인 GV80 쿠페는 LED 면 발광 리어 콤비 램프, 테일 게이트에 와이드한 일체형 보조 제동등을 적용해 차별화하고 있다. 배기파이프 프레임이 앞 얼굴의 크레스트 그릴 형상으로 처리되어 있다. 루프 라인 선단에 가운데 부분이 절개된 형태의 리어 스포일러가 눈길을 끈다.



인테리어는 대시보드 레이아웃을 완전히 바꾸었다. 운전석과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창이 분리됐던 것에서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채용했다. 무엇보다 OLED 디스플레이 창을 채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센터패시아 아래쪽 공조 패널과 센터 스택으로 이어지는 부분의 디자인에도 변화를 주었다. 거대한 디스플레이창을 채용했지만 익숙한 버튼과 다이얼을 배치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는 타겟마켓에 따라, 다시 말해 세그먼트에 따라 차별화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브랜드마다 차이를 보인다. 전체적인 트렌드는 버튼 등 물리적인 조작장치가 줄어들고 있다.



제네시스는 특히 고급성을 표현하는데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버튼이나 스위치 등의 배치와 타입도 기능성은 물론이고 질감 표현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 스포크에 햅틱 스위치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기능이 한정적인 점은 아쉽다. 투 톤 컬러의 스티어링 휠과 가죽, 알루미늄, 리얼 우드 등 고급 소재를 적용한 크래시 패드와 센터 콘솔 등이 그런 의도를 보여 준다. 뱅&울룹슨 카 오디오 시스템도 그에 일조한다. OTT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뒷좌석용 14.6인치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같은 맥락이다.



시트는 5인승. 60 : 40분할 접이식으로 시트 쿠션 앞쪽과 트렁크 오른쪽의 버튼으로 작동할 수 있다. 트렁크 풀로어 커버를 열면 스페어타이어 대신 다양한 형태의 수납공간이 있다.



파워 트레인은 최대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43.0kg의 가솔린 2.5 터보, 380마력/54.0kgm의 가솔린 3.5 터보 등 두 가지. GV80 쿠페에는 G90에 탑재된 가솔린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e-S/C)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 내년부터 고객에 인도된다. 415마력, 56.0kgm를 각각 발휘한다.

시승차는 3,470cc V형 6기통 터보차저 가솔린으로 최대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kgm를 발휘한다. G90을 통해 이미 경험했던 엔진이다.

변속기는 현대 트렌시스제 토크컨버터 방식 8단 AT. 구동방식은 뒷바퀴 굴림 방식을 기본으로 AWD가 옵션 설정되어 있다. 시승차는 AWD로 마그나와 공동 개발해 현대 위아가 생산하는 것이다. G80 스포츠에서 3축 구조를 2축 구조로 바꿔 운전석 왼발 부분에 약간 솟아 올라온 부분을 없앴고 트랜스퍼 허용 토크를 1,100Nm에서 1,300Nm으로 높였다. 링 기어를 돌리는 방향도 바꿨다. 마그나의 AWD방식은 할덱스와 달리 모터 기어방식으로 토크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장점인데 그 부분에서 진화했다는 얘기이다.



기어비는 100km/h에서 1,400rpm 수준으로 G80에서보다 약 100rpm가량 높고 G90과 비슷하다. 레드존은 6,500rpm부터로 G90에서보다 300rpm 높다. 토크 특성은 1,000~1,500rpm 사이에서 대부분의 속도역을 거의 비슷한 톤으로 커버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속을 위해 의도적으로 오른발에 강한 힘을 줄 필요가 없다.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3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60km/h에서 2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기어비는 기존 엔진들과 다르지 않지만, G80과 G90이 그렇듯이 두터운 토크감을 더 강조한 타입이다. 터보차저를 채용했지만 모든 힘을 짜내는 듯한 느낌이 아니라는 점도 그대로다. 공차 중량은 2,230kg으로 G90의 2,045kg보다 185kg 더 무겁다. 그렇다고 토크 특성에 차이는 없다. 최종 감속비를 조절한 것 같다.

다만 통상적인 상황에서의 발진감은 거의 느낌이 없는 G90과는 달리 약간의 머뭇거림이 나타날 때가 있다. 전체적으로는 매끄럽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진중하면서도 부드럽게 전진한다. 속도계의 바늘은 기대 이상으로 빨리 끌어 올리는 것도 G90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엔진회전계의 바늘과 거의 비슷한 톤으로 상승한다.



소음은 차체 차음은 물론이고 2중 접합유리 등의 채용으로 이 등급 모델들에서 최상급 수준이다. 다른 제네시스 모델들이 그렇듯이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풀 가속을 하면 배기음이 살아난다. 음향팀이 튜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사운드다. 차 안에서나 외부에서나 시내 주행 시에는 소음이 거의 없다. 주변 도로 사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오른발에 힘을 주면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가면 중량의 차이가 미세하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토크 특성에 대해 불만은 없다. 속도감을 느낄 수 없는 제반 조건으로 인해 조금만 방심하면 과속하게 되는 G90에 비하면 약간의 차이는 있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 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GV80보다는 길다. 순서대로는 G70이 가장 짧고 G90과 G80은 비슷한 수준이고 시승차가 상대적으로 길다. 노면 요철은 대부분 읽어 내면서 그 정보는 전달하지만, 탑승자에게 충격으로 전달되지는 않는다. 20인치 타이어로 인한 가동의 차이는 감안할 필요가 있다.



제네시스는 세단과 SUV 모두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강조한다. 풀 가속 시에는 뒷바퀴에 구동력이 더 강하게 물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앞머리가 가벼워지는 일은 없다. 프리뷰 전자제어 시스템은 다른 브랜드들도 그렇듯이 통상적인 도로에서의 주행으로 체감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2세대 엔진 마운팅 컨트롤 유닛, 횡풍 안정성 제어, 오토 터레인 모드 등 주행성을 위한 다양한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흡음 타이어를 적용하고 흡차음재 보강, 테일 게이트 차음 성능 개선 등으로 이 차의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ADAS에서는 스티어링 휠 터치만으로 경고 해제가 용이한 직접식 그립감지 시스템(HOD)을 채용한 것도 새로운 내용이다.



제네시스는 이제 풀 라인업을 갖추었다. 독일 프리미엄 3사만큼 촘촘하지는 않지만 필요 충분 조건을 갖추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더 이상의 세분화는 무리다. 내놓은 모델마다 더 이상 부러운 것이 없는 차만들기를 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로 바뀌어도 이런 차만들기 자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제원 제네시스 G80 쿠페 3.5 V6 터보 가솔린 AWD


크기
전장×전폭×전고 : 4,965×1,975×1,710mm
휠 베이스 : 2,955mm
트레드 앞 : 1,674/1,689
공차중량 : 2,230kg
승차 정원 : 5명
연료탱크 용량 : 80ℓ
트렁크용량 : ----

엔진
형식 : 3,470cc V형 6기통 직분사 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 380마력/5,800rpm
최대토크 : 54.0kgm(530Nm)/1,300~4,500rpm
구동방식 : 네바퀴 굴림방식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자동
기어비 : ---
최종 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65/50R20

성능
0-100km/h : ---
최고속도 : ---
CO2 배출량 : 220g/km(20인치)
연비 : 7.8km/리터(도심 6.8km/리터 고속도로 9.3km/리터)

시판 가격
3.5 터보 가솔린 AWD : 8,675만원

(작성일자 2023년 1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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