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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아 EV3 "캐즘을 깨러 왔다" i-페달과 AI 어시스턴트...정말 똑똑한 전기차

오토헤럴드 조회 수12,240 등록일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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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전기차 캐즘이라는 얘기가 요즘 많은데 EV3가 전기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시 끌어올 것으로 확신한다." 지난 24일 EV3 시승에서 기아 관계자는 "EV9에서 학습한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하는데 정말 많은 공을 들인 차가 EV3"라며 "가격과 성능, 첨단 사양 등 모든 면에서 가장 대중적인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바람처럼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기아의 3번째 모델 EV3가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서울 출발, 강원도 속초까지 200km 이상 꽤 먼 거리를 달리면서 수준 높은 주행 질감과 다루기가 편했다는 것 그리고 그 어떤 차보다 똑똑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엿보였다.

외관 디자인...좀 더 간결했으면

EV3는 기아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기반으로 역동성과 실용성을 겸비하고 있다. 전면부는 매끄럽게 처리한 후드와 범퍼, 볼륨을 강조한 타이거 페이스,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 수직으로 배치된 헤드램프로 대담한 인상을 준다.

측면부는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라인으로 역동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기하학적으로 배치된 선과 면, 하이 그로시로 두툼하게 마감한 휠 아치 몰딩, 사이드 캐릭터 라인, 클래딩으로 고급스럽게 꾸몄다. 플래시 타입 도어 핸들(앞) 그리고 2열은 시크릿 도어 핸들을 적용하고 첨단스러운 휠 디자인을 조합했다.

후면부 역시 아주 굵게 좌우, 그리고 C 필러까지 이어지는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 블랙 하이 그로시가 범퍼를 감고 도는 우직한 형상을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그만한 크기에 맞는 균형감을 갖추고 있다.

취향에 따라서는 외관이 다소 복잡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전면과 후면 조명을 좌우로 연결하는 선, 범퍼를 장식하는 선, 휠 아치, C필러에서 테일게이트로 이어지는 선, 측면의 캐릭터 라인까지 모두 굵고 튄다. 조금은 더 간결해도 좋았을 듯하다.

실내 디자인...사용 편의성이 아쉬운 수납공간

가장 먼저 12.3인치 클러스터ᆞ5인치 공조ᆞ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 전기차에 꼭 필요한 배터리를 포함, 다양한 주행 정보를 제공하고 또 즐길 거리로 꽉 차 있다. 12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적용돼 있어 운전하면서 시선을 빼앗길 일도 없다.

재미있는 건 앰비언트 라이트다. 드라이브 모드에 맞춰 색이 바뀌고 단속 구간에서 제한 속도를 넘기면 빨간색으로 경고를 해 준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하는 부위에 재활용 원단을 최대한 사용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최대 120mm까지 연장이 가능한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도 재미있는 구성이다. 바닥이 평평하고 부드러운 소재로 마감돼 있어 노트북을 펴고 간단한 업무를 보는데 유용할 듯하다. 2열의 무릎, 머리 공간은 여유가 있다. 1열 시트 백에는 USB, C타입 충전 포트도 잘 갖춰놨다.

아쉬운 건, 딱히 쓸만한 수납공간이 절대 부족했다는 점이다.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 아래에는 박스가 없고 대신 그 아래쪽에 스마트폰 충전 패드와 이어져 있는 개방된 공간만 있다. 잡다한 물건이나 노출이 꺼려지는 작은 소품들을 수납할 공간이 없다.

기본 460ℓ의 용량을 갖춘 트렁크 공간 역시 내측 면적이 워낙 작아 2열을 접지 않고서는 골프 캐디백 하나도 싣기 어려울 듯하다. 트렁크의 사선 길이도 1300mm 정도에 불과했다.

4세대 배터리...최고 전비 7km/kWh

전기차에 가장 관심을 두는 제원이 1회 충전 주행거리다. 시승차는 19인치 타이어와 81.4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GT 라인 롱레인지로 주행 거리는 복합 478km다. 도심에서는 518km, 고속도로에서는 428km를 달린다. 인증 전비는 복합 기준 5.1kWh.

전원을 켰을 때, 배터리 잔량은 91%, 주행 가능 거리는 473km로 표시됐다. 강원도 속초까지 200km를 달린 후, 남은 주행 가능 거리는 303km, 전비는 6.3km/kWh였다. 약게 운전하면 전비는 훌쩍 오른다. 이날 시승에서 7m/kWh가 넘는 전비를 기록한 운전자도 있었다.

간단하게 계산해도 560km 주행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보다 인상적인 건 달리는 감성이다. 전기차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여겨 왔지만 EV3는 달랐다. 이중 흡차음 유리가 아닌데도 외부 소음 유입을 잘 막고 있어 말 그대로 고요하게 달린다.

기아 설명에 따르면 차속과 노면 상태에 따라 타이어에 다르게 전달되는 주파수로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잡고 주파수 감응형 쇽업소버를 전륜과 후륜에 모두 적용했고 전륜에 하이드로 부싱을 적용해 주행 감성을 극대화했다.

그리고 잘 달린다. 전륜 모터가 낼 수 있는 힘은 최고 출력 150kW 최대토크 283Nm다. 괴력은 아니지만 전기차 특유의 가속력이 주는 운전 재미가 쏠쏠했다. 원할 때마다 분명하게 드러나는 추월 발진 능력도 인상적이다. 회전 구간에서 보여주는 균형감, 거친 노면에서 발휘되는 충격 흡수 능력도 만족스럽다.

똑똑한 전기차... i-페달 3.0과 AI 어시스턴트

전기차 단점 가운데 하나가 멀미다. 회생 제동 에너지를 강하게 끌어 쓰기 위해 감속이 거칠게 이뤄지면서 나타나는 고질병이다. EV3는 멀미를 최소화하면서 회생 제동 에너지를 극대화하고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현대차그룹 최초로 i-페달 3.0,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을 적용했다.

패들로 간단하게 'AUTO'로 설정해서 달리면 속도에 맞춰 감속이 이뤄지고 완전한 정지까지 가능하다. 이 과정이 절묘하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앞 차와 간격에 맞춰 부드럽게 감속하고 정지까지 이뤄지는 원-페달이 이뤄진다. 시속 9㎞ 이하 저속에서도 기능을 한다.

도심 교차로, 고속도로 정체 구간은 물론 후진 상황에서도 원-페달 주행이 가능했다. 자율주행 시스템과 연동해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센서를 통해 감지한 선행 차량과의 거리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자동 감속과 정지가 가능하게 했다.

기아 최초로 EV3에 적용한 AI 어시스턴트는 장거리를 이동하면서 지루함을 덜어주게 한다. 자연어를 인식해 차량의 각종 기능을 제어하고 지식을 검색하고 소통할 수 있게 했다. 기아는 기존 전기차도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AI 어시스턴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유튜브 등 OTT 서비스, 게임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그리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결도 가능해졌다. 이밖에 최신 버전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잘 갖춰놨다. 이 가운데 스마트 크루즈를 활성화했을 때 운전대에 가해지는 힘으로 인식했던 경고 시스템을 그립 감지 방식으로 변경해 편의성을 높였다.

[총평] EV3는 에어, 어스, GT-line 트림에 각각 스탠다드, 롱레인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58.3kWh 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다드의 시작 가격은 4208만원이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3000만 원대 초중반 구매가 가능하다. 기아 스포티지 시그니처 그래비티(3392만원)와 가격대가 비슷해진다.

시승차 EV3 GT-Line 롱레인지는 최고급형으로 19인치 타이어와 모든 선택 품목이 적용됐다. 기본 가격은 5108만원, 세제 혜택 후 가격은 4502만원이다. 지자체별 보조금은 따로 계산해야 한다. 용도와 취향에 맞춰 다양한 가격대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기아 EV3의 최고 경쟁력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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