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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 "왜 하필 지금 왜건? 궁금증이 풀렸다"

오토헤럴드 조회 수1,148 등록일 20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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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수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달라지면서 시장이 변하고 있어요. 세단보다 용도가 많은 해치백이나 왜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죠. i40가 유럽용이라고 얘기하는데 국내 자동차 소비 변화에도 대응하기 위한 겁니다." 2011년 부산에서 있었던 i40 국내 출시 행사에서 현대차 임원이 한 얘기다. i40는 쏘나타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션 왜건(Station Wagon)'이다.

아쉽게도 그의 말은 허언이 됐다. i40는 2011년 9월 출시돼 첫해 두 달 동안 1294대를 팔아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이듬해인 2012년 연간 1만대 돌파를 끝으로 내리막길을 걷는다. 5000대에서 3000대, 1000대 그리고 2017년 312대, 2018년 213대, 단종이 확정된 2019년 63대를 끝으로 국산 왜건은 명맥이 끊겼다. 한 때 4만대까지 팔렸던 수출도 끝냈다. 

i40가 맥없이 무너졌지만 국산 왜건의 계보는 무덤 소리를 들으면서도 그 이전부터 끈질기게 이어져왔다. 초기에는 외국사와 합작을 통해 개발한 왜건이 있었고 1977년 현대차 포니 왜건이 국산 최초 모델로 등장했다. 이후에도 현대차 아반떼 투어링과 i30 CW, 기아 크레도스 파크타운, 대우 누비라, 한국지엠 라세티 왜건 등 i40가 단종된 2019년 이전까지 무덤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꽤 많은 왜건이 시장을 두들겼지만 한결같이 짧게 생을 마쳤다.  

왜건이 통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는 이걸 짐이나 싣는 차 또는 생계를 위한 차로 보는 인식이 강해서라고들 얘기한다. 하지만 승용과 상용 영역이 명확하게 나뉘어진 우리 상황으로 보면 그보다는 굳이 왜건이나 해치백이 필요하지 않았던 때문은 아닐까. 짐 싣기 좋은 SUV나 승용 밴이 있고 픽업 트럭과 다르지 않은 소형 화물차가 그런 역할에 더 어울렸다. 왜건을 얕잡아 보는 인식 때문이 아니라 짐 더 싣겠다고 살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유럽 왜건 시장이 큰 이유는 뭐냐고 반문하겠지만 거기서는 레저 수요가 많았다. 낚시, 캠핑, 서핑, 트래킹 같은 아웃도어 활동에 세단보다 여분의 짐을 더 실을 있는 왜건을 선호한다. 화물이라는 개념이 아닌 레저에 필요한 용품을 더 싣는 용도, 그래서 벤츠나 BMW, 볼보 등 프리미엄 브랜드도 주력 모델에 왜건을 포함한다. '슈팅 브레이크'도 유럽 귀족들의 대표적 레저, 사냥용 마차에서 따왔다.

반면 우리나라는 차박이나 캠핑, 서핑과 같이 일정한 부피의 용품을 필요로 하는 아웃도어 바람이 늦게 불었다. 코로나 이후 들풀처럼 레저 수요가 늘었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선택할 수 있는 차는 SUV 말고 없다. 그래서 유럽과 같이 그런 용도에 맞는 자동차가 필요해졌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를 느닷없이 시장에 내놓은 것도 이런 바람을 읽은 때문으로 봐야 한다. 

미디어 시승 중간 기점에 현대차가 연출해 놓은 것도 G70 슈팅브레이크와 함께 하는 서핑과 차박 컨셉이었다. 서핑 보드가 G70 슈팅브레이크 루프에 안정적으로 실려 있고 2열을 접어 성인이 누워도 될만한 공간을 만들어 놨다. 왜건은 짐차가 아니라 이런 용도로 쓰는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 G70 외관의 비례감이 루프 연장으로 무너지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꽤 안정적이다. 루프의 끝에는 슬림한 개방형 스포일러가 달려 있고 리어 램프의 형상을 차별화해 구분이 쉽게 한 것도 눈에 들어온다. 

루프에서 시작해 범퍼까지 이어진 대형 테일게이트를 열면 트렁크가 나온다. 크고 무겁지만 리어 와이퍼와 안쪽에 있는 버튼으로 쉽게 여닫을 수 있다. 생각보다 트렁크가 넓지는 않다. 골프백을 기준으로 하면 1개를 싣는 것도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기본 용량이 465ℓ니까 그랜저와 비슷한 수준인데 휠 하우스가 내측을 많이 차지한다. 2열을 접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후석 시트를 폴딩 하면 1535ℓ의 적재 공간이 나온다. 프리미엄 브랜드인데 G7 슈팅 브레이크의 2열을 접고 펴는 건 레버를 당기는 수동 방식이다.

그래도 G70보다 40% 이상 늘어난 공간, 2열 폴딩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또한 루프의 면적이 세단보다 배가량 넓기 때문에 보조 장치를 장착하면 더 많고 다양한 레저 용품을 싣고 다닐 수 있다. 유럽에서 왜건의 인기가 높은 것도 루프의 활용성 때문이다. G70과 G70 슈팅브레이크 치수는 공차 중량을 빼고 모두 같다. 루프 연장으로 G70 슈팅브레이크 공차 중량(1655kg)이 50kg 더 나간다.

파워트레인도 2.0 가솔린 싱글 터보(최고출력 252마력/최대토크 36.0kgf.m)로 같은 것이 올라간다. G70 슈팅브레이크 파워트레인은 단일 트림이다. 후륜을 기반으로 하고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그런데도 신경이 쓰인 건 G70보다 늘어난 중량으로 불가피해졌을 전후 무게 배분의 변화다. 현대차 관계자는 "늘어난 중량 대부분이 후측에 쏠리면서 전체 비율은 더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G70 세단 전후 무게 비율은 AWD 기준 53:47이다. 

그래서일까. 시승차에 전자제어 서스펜션, 차동제한장치(LSD), 브렘보 캘리퍼가 더해진 스포츠 패키지와 AWD가 적용된 효과까지 더해져 유명산 오르는 길을 거칠게 공략하는데 무안할 정도로 담담하게 반응하고 순응한다. 고속에서도 G70의 스포티한 주행 감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소리를 낮추고 경쾌하게 달려준다. 인테리어가 어떻고 어떤 첨단 사양, 편의 사양이 있고 시트의 촉감 따위는 G70 세단 것을 참고하면 된다.

[총평] 주변을 보면 세단과 SUV 한 차종을 계속 갈아타는 경우가 우선은 많고 작은 차로 시작해 세그먼트를 높여가는 식이 많다. 웬만해서는 차종을 바꾸지 않는다. 요즘은 다르다. 왜건이 끼어들 자리가 당장은 없어 보이지만 세단과 SUV라는 좁은 선택지에 진절머리를 치는 사람이 많아졌다. 한 친구는 세단 아니면 SUV로 가득한 상황을 답답해 했다.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를 가장 반긴 것도 이 친구였다. 현대차가 예측한대로 상황이 변한다면 강원도 양양 남애부터 하조대, 죽도, 물치로 가는 해변도로에 서핑 보드를 올린 G70 슈팅 브레이크가 가득할지도 모르겠다. 가격은 기본 4310만 원(개별 소비시 3.5% 적용)에 4WD(250만 원), 스포츠 패키지(400만 원), 컴포트와 드라이빙 어시트턴스 패키지(230만 원)을 추가하면 5190만 원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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