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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들은 가라! 가슴이 웅장해지는 천조국산 대형 픽업트럭, GMC 시에라

다키포스트 조회 수617 등록일 202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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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 픽업 트럭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실상 쌍용자동차가 독점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정말 다양한 브랜드가 국내 픽업 트럭 시장의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피 튀기는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또 다른 브랜드가 국내 픽업 트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그것도 무려 ‘대형 픽업 트럭’으로 말이죠. 몹집이 거대하기로 유명한 ‘렉스턴 스포츠 칸’이나 ‘쉐보레 콜로라도’보다 훨씬 큰 픽업 트럭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 픽업 트럭, 왠지 모르게 낯이 익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출시가 된 적이 없는 브랜드인데 말이죠. 특히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 사이에서는 ‘제무시’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전쟁으로 피폐화된 국토를 다시 재건하는 데 큰 역할을 브핸드! 하지만 그 누구도 ‘진짜 이름’은 모른다는 브랜드! 무려 70년만에 정식으로 통성명을 한 오늘의 주제는 바로 ‘GMC 시에라’입니다.

흔히 ‘제무시’로 잘 알려져있는 ‘GMC’는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 모터스’의 산하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주로 ‘픽업 트럭’이나 ‘SUV’, ‘밴’, ‘버스’, ‘트럭과’ 같은 ‘상용차’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실제로 ‘GMC’라는 사명도 ‘General Motors Truck Company’의 약자입니다.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사실 GMC는 무려 11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입니다. 사실상 미국 자동차 산업의 초석을 세운 브랜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03년, 마차 제작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인 ‘윌리엄 듀란트’는 자동차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원래 그는 자동차를 ‘거칠고 시끄러운 물건’이라고 부를 정도로 싫어했지만, 사람들이 자동차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합니다.

자동차 산업에서 성공을 엿본 윌리엄 듀란트는 1908년, 자신이 매입한 ‘뷰익’의 모회사로 제너럴 모터스(GM)을 설립합니다. 이후 ‘올즈모빌’, ‘캐딜락’ 등의 자동차 회사를 하나씩 인수하며, 그룹의 사이즈를 조금씩 키워나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수된 ‘래피드 모터 비이클 컴파니(Rapid Motor Vehicle Company)’가 바로 오늘날의 GMC입니다.

윌리엄 듀란트가 다양한 자동차 회사를 인수한 이유는 ‘브랜드 집단’를 꿈꿨기 때문입니다. 경쟁사인 ‘포드’처럼 단 한 개의 브랜드로만 자동차를 생산하면,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현대자동차가 ‘N’과 ‘제네시스’를 만들었듯, 브랜드 라인업을 세분화한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가지고 있습니다. 망하기 전까진 말이죠. 

당시 윌리엄 듀란트는 무려 25개의 자동차 회사를 인수했고, 이로 인해 제너럴 모터스는 재정곤란을 겪게 되었습니다. 결국 윌리엄 듀란트는 제너설 모터스에서 강제 퇴출을 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윌리엄 듀란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루이스 쉐보레’와 협력하여 ‘쉐보레’라는 브랜드를 설립했고, 끝내 재기에 성공하며 제너럴 모터스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런데 그는 제너럴 모터스로 돌아오자마자 또 다시 자동차 회사를 무대포로 인수했습니다. 마치 과거의 실수를 잊어버린 것처럼 말이죠. 이로 인해 윌리엄 듀란트는 1920년, 두 번째 퇴출을 당하게 됩니다. 

이후 재기의 발판으로 삼은 ‘듀란트 자동차’가 처참하게 실패하면서, 윌리엄 듀란트는 결국 파산신청을 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실패한 사업가’가 된 것이죠. 당시 그의 전 재산은 고작 250달러에 불과했으며, 1947년에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연금만으로 생활했다고 합니다.

한편, 이와 같은 윌리엄 듀란트의 실책에도 불구하고, 제너럴 모터스와 GMC는 꾸준히 규모를 키워나갔습니다. 특히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면서, GMC는 물 만난 고기처럼 빠르게 성장했어요.

당시 GMC의 생산량은 천조국의 위엄이 느껴질 정도로 굉장했습니다. 1차 세계대전 때에는 GMC 트럭의 90% 이상이 군사용으로 사용되었고, 2차 세계대전 때에는 무려 600,000대의 군용 트럭을 미군에게 공급했어요. 덕분에 미국 정부로부터 공로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1941년, GMC는 ‘CCKW’라는 군용 2½톤 트럭를 보급하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 군대에서 흔히 ‘두돈반’이라고 부르는 모델의 시초라고 할 수 있어요.

1941년부터 1945년까지 총 572,000대가 생산된 CCKW는 전 세계 전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활약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의 판도를 뒤집은 ‘노르망디 상륙 작전’ 이후, 연합군이 내륙 아군에게 물자를 보급하기 위해 만든 ‘레드 볼 익스프레스’도 바로 이 트럭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던 1950년, 북한의 대대적인 기습 남침으로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GMC의 CCKW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땅을 밟게 됩니다. 당시 우리나라의 도로 환경은 험난하기 그지 없었으나, CCKW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달리고 또 달리며 대한민국을 수호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에 양도된 CCKW는 1960년대까지 국군의 주력 장비로 운용되었습니다. 일부 차량은 ‘건 트럭’으로 개조되어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되기도 했어요. 이로 인해 오래 전에 군대를 다녀오신 어르신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차량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걸 CCKW라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두돈반’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죠. 이는 야지에서의 적재량이 약 2.5톤인 점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미군에서도 CCKW를 ‘듀스 앤 어 하프(deuce and a half)’로 불렀다는 것입니다. 이걸 그대로 직역하면 ‘2와 ½’이에요. 이런 것을 보면, 사람들 생각은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습니다.

여하튼, 국군과 함께 대한민국을 수호한 CCKW는 차세대 군용 트럭인 ‘M602(일명 육공)’의 도입으로 점차 퇴역하기 시작합니다. 원래대로라면 폐기처분이 될 예정이었죠.

그런데 여기서 CCKW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CCKW의 활약을 눈여겨본 박정희 대통령이 CCKW를 민간에서 활용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CCKW는 GMC를 일본식으로 발음한 ‘제무시’로 불리며,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 나갔습니다. 건설 산업은 물론, 석탄 산업과 벌목 산업에서도 대활약을 펼쳤죠. 당시 국내에서 생산한 그 어떤 트럭도 제무시의 성능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 신문사에서 제무시 소유주를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딸을 제무시 운전사에게 시집을 보내면 온 마을에 경사가 났다”라는 말까지 존재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그 시절 제무시가 얼마나 대단한 차였는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놀랍게도, 일부 제무시는 아직도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는 사라진 지 오래지만, 강원도나 경기도 북부에서는 여전히 운행 중인 제무시를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제무시의 등판능력을 대체할만한 트럭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난 15일, 한국GM은 대형 픽업트럭인 ‘GMC 시에라’의 국내 론칭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에 소비자들은 그야말로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는데요. 기껏해야 ‘쉐보레 실버라도’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더욱 고가의 모델을 들여왔기 때문입니다.

GMC 시에라는 쉐보레 실버라도의 형제차입니다. 흔히 ‘상표갈이’로 불리는 ‘뱃지 엔지니어링’으로 만들어진 모델이죠. 다만, 쉐보레 실버라도보다 한 단계 높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더욱 비싼 가격과 고급스러움을 자랑합니다.

GMC 시에라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국다운 크기‘입니다. 길이 5,886mm, 넓이 2,063mm, 높이 1,917mm, 휠베이스 3,745mm로, 덩치 크기로 소문난 ‘렉스턴 스포츠 칸’보다 400mm 가량 더 깁니다. 빌딩에 마련된 비좁은 지하주차장은 들어갈 엄두조차 낼 수 없습니다.

파워트레인도 정말 미국답습니다. 6.3L 가솔린 모델의 경우 배기량이 6,200cc에 달하며, 420마력의 최고출력과 63.5kgf·m의 최대토크를 자랑합니다. 이외에도 ‘5.3L 가솔린’과 ‘2.7L 가솔린 터보’, ‘3.0L 디젤’ 등이 마련되어 있어,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택이 가능합니다.

아울러 거대한 사이즈의 파워 트레인 덕분에 견인력도 출중합니다. 3.0L 디젤 모델의 경우 무려 5,900kg에 달하는 견인력을 자랑하는데요. 렉스턴 스포츠 칸의 최대견인중량이 약 3,000kg 정도임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투박한 외관과 달리, 시에라는 풍성한 편의사양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실버라도의 상위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얼마 전 페이스리트프까지 거쳐, 상품성도 강화되었습니다.

실제로 시에라의 실내를 살펴보면, 시트와 대쉬보드가 최고급 가죽과 원목 트림으로 마감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천장은 스웨이드로 마감되었고 사운드 시스템은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가 적용되었으며, 15인치에 달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탑재되었습니다. 픽업 트럭 특유의 ‘투박함’과는 거리가 멀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적재함에 마련된 다양한 기능도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픽업 트럭을 그 누구보다 오랫동안 만들어 왔기에,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장난이 아니에요. 그저 칸막이에 불과한 렉스턴 스포츠의 적재함과 달리, 시에라의 적재함은 편하게 다리를 올려둘 수 있는 ‘발판’과 리모컨으로 열 수 있는 ‘전동식 도어’도 탑재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가격은 높은 편입니다. 미국 출시 가격 기준, 가장 저렴한 트림은 약 3,800만 원부터 시작하며, 최상위 트림은 무려 9천만 원을 넘어갑니다. 어느 정도 가성비 있는 구성을 맞춘다 해도, 5천만 원 정도는 지출해야 해요.

그래도, ‘대형 픽업 트럭’이라는 점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도 남습니다.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이 그렇게나 원하던 ‘쉐보레 실버라도’와 가장 가까운 모델이니 말이죠. 사실상 상위호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내 픽업 트럭 시장이 점차 거대해지는 상황에서, GMC의 국내 진출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픽업 트럭에 대해 누구보다 전문성이 뛰어난 브랜드이면서, 쉐보레에 씌워진 ‘국산차’ 이미지와도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조금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다면, 쌍용자동차의 대처입니다. 사실상 국내 픽업 시장을 독점하던 쌍용자동차에게, GMC 시에나는 ‘생태계 교란종’이나 다름없거든요. 그동안 ‘렉스턴’의 네임벨류로 유지하던 ‘고급스러움’도 시에나에게 밀리는 편입니다.

GMC 시에나는 과연, 제무시가 우리나라에서 보여주었던 명성을 고스란히 이어받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쌍용자동차의 탄탄한 독점 앞에 무릎을 꿇게 될까요? 댓글을 통해,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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