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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시대 남겨야 할 유산 #10] 장수 기업과 브랜드-불로장생을 꿈꾸다

오토헤럴드 조회 수317 등록일 202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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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기업과 브랜드들은 그 모든 과정에서 성공을 거둔 승자들인 셈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자동차 역사가 시작된 뒤로 한 세기가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동차 산업은 늘 변화 속에 있었고 수많은 자동차 기업과 브랜드가 태어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런 가운데 생존을 위한 다툼에서 살아남은 기업도 있고, 주인에 관계없이 가치를 인정받아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특히 지금도 활발하게 제품을 내놓고 있는 몇몇 장수 기업과 브랜드는 자동차 역사 이야기의 초반부터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나아가 그 기원이 자동차의 태동기라 할 수 있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그런 기업과 브랜드들이 120년 이상 살아남을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초기에 내연기관을 자동차의 동력원으로 선택하고 집중했다는 사실이다.

다임러(위)와 벤츠의 첫 차. 이들 모두 처음부터 내연기관을 자동차의 동력원으로 썼다 다임러(위)와 벤츠의 첫 차. 이들 모두 처음부터 내연기관을 자동차의 동력원으로 썼다

내연기관을 자동차의 동력원으로 삼은 역사가 가장 긴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926년에 벤츠와 다임러가 합병한 뒤에 만들어진 브랜드여서 브랜드 자체의 역사는 채 100년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브랜드 탄생의 바탕이 된 벤츠와 다임러는 처음 자동차를 만들었을 때부터 내연기관을 동력원으로 썼다.

카를 벤츠는 독자 개발한 엔진을 바탕으로 1885년에 첫 세 바퀴 자동차를 완성했고, 1886년 1월에 특허 등록을 마쳤다. 벤츠가 첫 네 바퀴 자동차를 만든 것은 그로부터 7년 뒤인 1893년의 일이다. 한편, 고틀리프 다임러는 1884년에 실용화 단계까지 발전시킨 엔진을 완성했다. 이 엔진은 1886년에 네 바퀴를 단 첫 다임러 자동차의 동력원이 되었다. 벤츠와 다임러가 만든 첫 차에 쓰인 엔진들의 최고출력은 1마력을 겨우 넘나드는 정도였다.

푸조는 1890년에 다임러의 엔진으로 움직이는 첫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었다 푸조는 1890년에 다임러의 엔진으로 움직이는 첫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었다

푸조는 1810년에 처음 설립되어 현존하는 자동차 업체 중 브랜드 역사가 가장 길다. 그러나 처음 자동차를 만든 것은 1889년이었고, 내연기관을 동력원으로 쓴 첫 차는 1890년에 만들었다. 푸조의 첫 차는 증기기관의 힘으로 달렸지만 판매된 적은 없다.

공교롭게도 푸조의 첫 차가 세상에 공개된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에는 다임러의 엔진도 전시되었다. 이 엔진은 아르망 푸조(Armand Peugeot)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그는 다임러 엔진의 프랑스 생산권을 갖고 있던 파나르 & 르바소(Panhard et Levassor)와 계약을 맺어, 이듬해 다임러 설계의 엔진을 얹은 타입 2를 내놓았다. 이로써 푸조는 지금까지 남아있는 자동차 업체 가운데 내연기관 차 생산 역사가 두 번째로 긴 곳으로 기록되고 있다.

방산업체로 명맥을 잇고 있는 파나르 역시 1890년에 다임러의 엔진으로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방산업체로 명맥을 잇고 있는 파나르 역시 1890년에 다임러의 엔진으로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푸조에게 다임러 엔진을 판매한 파나르 & 르바소 역시 독자적으로 자동차를 개발해 1890년에 자동차를 생산했다. 파나르 & 르바소는 자동차 역사 초기에 현대적 자동차 설계의 토대가 되는 여러 기술과 개념을 제시했다. 1891년에 선보인 앞 엔진 뒷바퀴 굴림 구동계 배치, 차체 앞쪽에 설치한 라디에이터, 발로 클러치 연결을 조절할 수 있는 클러치 페달과 현대적 개념의 변속기 등이 대표적 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파나르 & 르바소는 이름을 파나르로 바꾼 뒤 1967년까지 승용차를 생산했고, 이후 군용차 생산에 집중하다가 2012년에 르노 트럭 디펜스와 합병해 아큐스(Arquus)가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파나르와 합병한 르노 트럭 디펜스의 기원이 되는 르노는 방산 분야는 물론  내연기관을 쓴 자동차 분야에서도 역사가 길다. 르노의 첫 차는 1898년 12월에 완성되어, 현재 승용차를 생산하는 프랑스 브랜드 중 두 번째로 긴 내연기관 차 역사를 자랑한다.

피아트도 19세기 끝자락인 1899년에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에 동참했다 피아트도 19세기 끝자락인 1899년에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에 동참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에 뛰어든 기업들은 점점 더 늘어났다. 독일에서는 재봉틀을 시작으로 자전거 사업에 손을 대는 등 사업을 확장하던 오펠이, 이탈리아에서는 피아트가 1899년에 처음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었다.

1890년대는 미국에서도 내연기관의 힘으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기업이나 브랜드로 살아남은 곳은 없다. 1893년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가솔린 엔진 차를 완성한 듀리에 형제는 초기에 자동차 사업으로 성공을 거두기는 했지만 20세기 전반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미국 자동차 브랜드 중 가장 긴 역사를 갖고 있는 포드도 기업 자체의 역사는 20세기부터 시작한다. 헨리 포드가 처음 가솔린 엔진으로 움직이는 자동차 '쿼드리사이클(Quadricycle)'을 만든 것은 1896년의 일이지만, 당시 포드는 토마스 에디슨의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었고, 1899년이 되어서야 자동차 개발을 위해 독립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회사를 세운 것은 20세기가 시작된 뒤인 1901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포드 모터 컴퍼니가 만들어진 것은 1903년의 일이다.

헨리 포드는 1896년에 처음 가솔린 엔진 차(사진)를 만들었지만 현재의 포드 모터 컴퍼니는 1903년에 설립된 회사의 혈통을 잇고 있다 헨리 포드는 1896년에 처음 가솔린 엔진 차(사진)를 만들었지만 현재의 포드 모터 컴퍼니는 1903년에 설립된 회사의 혈통을 잇고 있다

전동화 시대를 맞아 내연기관 자동차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평가가 점점 더 커지고 있지만, 현대적 자동차의 등장과 보급에서 내연기관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자동차의 동력원으로서 내연기관이 증기기관과 같은 외연기관이나 전기 동력계와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 이동수단(요즘 이야기하는 퍼스널 모빌리티)으로서의 성격에 알맞은 기술과 사용과 관리를 뒷받침할 환경을 갖추기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즉 내연기관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시기에 소비자가 자동차의 장점을 가장 편리하게 누릴 수 있는 동력원이었기 때문에 경쟁에서 살아남아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다. 그런 관점에서, 내연기관과 자동차를 사업화하고 대량 생산해 보급한 자동차 업체들의 역할 역시 무조건 깎아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

물론 자동차 업체들의 모든 과거 행보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자본주의 사회 또는 산업 사회에서 상품의 성패와 기업의 존폐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많고, 국가 기간 산업으로서 정부의 명시적 또는 암묵적 보호 속에서 성장한 기업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술을 상품화하고, 시장에서 비교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아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다. 장수 기업과 브랜드들은 그 모든 과정에서 성공을 거둔 승자들인 셈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류청희 칼럼니스트/jason.ch.r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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