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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 T-하이브리드로 새로운 시대를 열다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수6,544 등록일 202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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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는 992형 911의 '근본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주목할 점은 'T-하이브리드(T-Hybrid)' 시스템으로, 여기서 'T'는 터보(Turbo)를 의미한다.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포르쉐는 카레라 GTS 계열에 초경량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내연기관에 전동 유닛을 결합한 것은 911의 긴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하이브리드화를 통해, 6기통 수평대향 엔진 또한 업그레이드되었다. 기존 3리터(2981cc)였던 배기량은 3.6리터(3591cc)로 약 20% 증가했으며, 여기에 전동 터보차저가 결합되었다. 기존의 3리터 트윈터보도 그대로 유지되었으며, 배기량 증가는 보어(실린더 직경)와 스트로크(피스톤 이동 거리) 모두를 확장하여 이루어졌다. 3리터 버전의 보어와 스트로크는 각각 91.0mm와 76.4mm였으나, 3.6리터 버전에서는 보어가 6mm, 스트로크가 4.6mm 확장되어 97.0mm와 81.0mm가 되었다.



포르쉐 911과 718에 사용되는 6기통 엔진의 최대 배기량은 4리터이며, 보어×스트로크는 102.0×81.5mm이다. 한편, 911 터보에 장착된 3.8리터 엔진의 보어×스트로크는 102.0×76.4mm이다. 수평대향 엔진에서는 엔진 폭의 제약으로 인해 스트로크를 늘리는 것이 어렵다. 현재 플랫폼에서는 스트로크 81.5mm가 한계일 것으로 보인다.

효율성(연비와 배출가스 성능)을 고려하면, 보어는 작게, 스트로크는 길게 설계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스트로크와 보어의 비율(SB비)은, 이 비율이 1.0을 넘는 롱 스트로크형 엔진이 혼합기 형성이나 손실 감소 등 효율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고효율 엔진의 SB비는 1.2 전후를 보인다. 911에 장착된 4리터 자연흡기 엔진의 SB비는 0.800, 3.8리터는 0.750, 3리터는 0.840, 그리고 최신 3.6리터는 0.835로 나타난다. 3리터와 동일한 SB비를 유지하려는 개발팀의 노력이 엿보인다.



업그레이드를 거친 3리터 버전의 성능은 최고 출력 394PS, 최대 토크 450N·m를 발휘한다. 한편, T-하이브리드와 결합된 3.6리터 엔진의 단독 최고 출력은 485PS, 최대 토크는 570N·m에 이른다.

또한, 엔진의 배기량과 무관하게 토크 특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BMEP(제동 평균 유효 압력)을 계산해 보면, 3리터 버전은 19.0bar인 반면, 3.6리터 버전은 19.9bar로 조금 더 성능이 향상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터보 엔진으로는 여전히 보수적인 수치이며, 3.8리터 버전의 BMEP는 26.8bar로, BMEP가 25bar를 넘으면 성능에 중점을 둔 인상을 준다. T-하이브리드의 핵심인 3.6리터 엔진은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유닛으로 보이지만, 배기량 증가와 모터 결합 덕분에 충분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터보차저는 배기 에너지가 충분히 확보된 상태에서 효과를 발휘한다. 정차된 상태에서 가속 시에는 과급이 없는 상태이므로, 초기 가속은 배기량이 큰 엔진이 유리하다. 911의 업그레이드된 T-하이브리드 버전은 기존보다 20% 더 큰 배기량을 가진 엔진을 탑재해 강력한 초기 가속을 기대해 볼만 하다. 가속이 시작되면, 전동 터보차저가 개입한다. 컴프레서와 터빈 사이에 15PS의 출력을 가진 모터가 장착되어 있으며, 배기 에너지가 부족한 구간에서 컴프레서를 고속 회전시켜 과급 압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응답 지연 없이 강력하고 일관된 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

3리터 버전은 좌우 뱅크에 각각 하나씩 총 두 개의 터보차저를 탑재하고 있지만, 3.6리터 버전은 하나의 전동 터보차저로 충분히 성능을 발휘하며, 경량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전동 터보차저의 모터는 컴프레서 지원뿐만 아니라, 여분의 배기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회생하는 역할도 한다. 이는 곧 열 에너지 회생 시스템으로 작동한다는 의미다.



T-하이브리드로 인한 중량 증가가 50kg로 제한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3연승을 기록한 '919 하이브리드'가 열 에너지 회생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었는데, 이 혁신적인 기술이 양산 모델로 전해졌다는 사실은 의미가 깊다.

T-하이브리드는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PDK) 후단에 최고 출력 54PS의 모터를 장착하고 있다. 이 모터는 아이들 회전 시에도 최대 150N·m의 토크로 엔진을 보조해주며, 전동 터보차저와 결합해 저속 및 저회전 구간에서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T-하이브리드의 시스템 최고 출력은 541PS, 최대 토크는 610N·m에 이른다. 3리터 버전의 0-100km/h 가속 시간이 4.1초인 반면, 3.6리터 T-하이브리드 버전은 3.0초로, 성능 차이는 분명하다. 단순한 가속 성능뿐만 아니라, 터보와 두 개의 모터가 결합된 빠른 응답성 또한 인상적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프런트 액슬 위에 탑재되었으며, 엔진 위에 있는 인버터와 DC/DC 컨버터 등 전기 시스템과 고압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다. 배터리의 전원 전압은 400V이며, 용량은 1.9kWh이다. 공개된 이미지에 따르면 이 배터리는 일반적인 12V 배터리와 비슷한 크기로,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셀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12V 배터리도 경량화를 위해 기존의 납 배터리 대신 경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였다. 이러한 경량화 노력 덕분에 T-하이브리드 탑재 차량의 중량 증가는 이전 모델 대비 50kg으로 억제되었다.

T-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포르쉐 911은 단순히 성능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반응이 빠르고 다루기 쉬우며, 부드럽고 환경친화적인 스포츠카로 진화했음을 알 수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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