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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아 K8, 적어도 그랜저와 그 사이에서 고민할 가치 충분

오토헤럴드 조회 수3,942 등록일 202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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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 주력 세그먼트가 중형에서 준대형으로 옮겨가고 있다. 생애 첫차로 경차나 소형차를 찾던 시대도 갔다. 요즘은 주머니 사정과 상관없이 30~40대는 이왕이면 더 큰 차를 선호한다. 신차 살 형편이 안되면 아예 중고 중형, 준대형으로 눈길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 국내 시장 80%를 장악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 준대형 그랜저, 중형 K5가 가장 많이 팔리는 것도 젊은층 소비 덕분이다. 

잘 팔리는 세그먼트 경쟁은 치열하지만 같은 집안 싸움 쏘나타와 K5, 그랜저와 K7은 승패가 명확하다. 그러나 앞으로 분위기는 험악해질 전망이다. 기아차에서 기아로 사명을 바꾸고 로고를 교체하더니 분명 K7 후속인데 더 큰 수를 붙이며 모델명을 바꾼 'K8' 상품성이 예사롭지 않아서다. 첫날 사전 계약 신기록, 이후에도 바람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올해 연간 판매 목표에 벌써 근접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랜저 대응이 궁금해진다.

K8은 역대 기아 라인업 가운데 가장 독특한 외관을 갖고 있다. 그랜저 앞 모습이 살짝 떠 오르는 K8 전면부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헤드라이트  영역을 구분하는 경계가 없다. 상반된 개념이 창의적으로 융합된 '오퍼짓 유나이티드' 의미가 이런 거란다. 새 로고도 잘 어울린다. 보닛 중앙에 자리를 잡은 꽤 깊고 큰 캐릭터 라인이 새 로고를 더 돋보이게 한다.

주간 주행등과 방향지시등 기능을 하는 ‘스타 클라우드 라이팅'도 독특하다. K8 이후 호랑이 코 그릴로 불렸던 기아 패밀리룩은 이제 여러 겹 이빨을 무섭게 드러낸 상어 정도로 봐야 할 것 같다. 5m가 넘는 전장, 요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유선형 캐릭터 라인, 하부에 있는 두툼한 크롬 몰딩, 견고해 보이는 사이드미러, 뒤쪽 차대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완만한 경사는 매끈한 쿠페에서 볼 수 있는 패스트백과 다르지 않다. 그냥 흉내만 낸 것이 아니다. 그 부위만 보면 완벽한 쿠페 라인이다.

사이트 스커트에서 범퍼를 따라 상승하며 좌우가 연결된 리어 램프까지 이어지는 라인도 과감하고 공격적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 후면부다. 리어 램프 구성이나 입체감, 범퍼 마무리, 기아 새 로고와 K8 레터링이 절묘하게 어울린다. 세단에서 이렇게 과감하게 입체감을 살린 사례는 많지 않다. 그러면서도 다른 군더더기가 없어 여백이 주는 매력이 있다. 트렁크는 깊고 넓다. 특히 바닥 아래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나눠 놓은 작은 공간은 매우 유용할 듯싶다.

실내는 12.3인치 계기반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통합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것 하나로 실내 분위기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로 상승한다. 그렇다고 여기에 획기적인 기능이 추가된 것은 아니다. 색다르고 고급스러운 구성이지만 더 재미있는 것은 센터패시아 공조 및 엔터테인먼트 패널이다. 모든 메뉴가 터치로 반응하는데 공조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메뉴가 번갈아 표시된다.

유일한 다이얼이 2개 있는데 공조를 선택하면 좌우 온도 설정과 온·오프, 엔터테인먼트를 선택하면 볼륨과 주파수 선택 용도로 자동 전환된다.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에 눈에 보이는 것들이 매우 깔끔하다. 여기에 다이얼 변속기가 플로팅 타입으로 적용돼 있어 콘솔부 정돈감도 뛰어나다. 변속기 패널이 충분한 높이를 갖고 있어 암레스트에 팔을 걸쳐도 손목이 꺾이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공간은 충분하다. 특히 2열은 센터 터널이 높지 않고 주먹 3개가 들어가고도 남는 무릎 공간, 천장이 움푹 들어가 있어 머리 공간도 충분하다. 그래도 가운데 자리는 일반적이지 않은 시트여서 불편했다. 암레스트를 내리면 오디오 조절 버튼 그리고 컵 홀더가 나온다. 공조도 후석에서 따로 제어할 수 있다. 

시승 차는 최고출력 300마력(6400rpm), 최대토크 36.6 kgf•m(5000 pm)을 발휘하는 V6 3.5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6기통으로 만들어 내는 힘은 얘기할 것도 없다. 어느 구간, 어느 때나 충분한 힘을 발휘한다. 부드럽고 매끄럽고 차분한 승차감도 만족스럽다. 특히 토크 컨버터 챔버가 하나 더 추가된 신규 8단 자동변속기가 엔진 동력을 제어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변속감은 눈치를 챌 수도 없고 가속 페달과 직결감도 느낌도 뛰어났다. 다만 스포츠 모드 변별력은 분명한데 서스펜션 강성이나 쇼크 업소버 세팅은 승차감에 무게를 둔 모양이다. 치고 나가는 힘, 순발력이 지나치게 평범했다. 따라서 공격적인 운전에 한계가 있다.

굽은 길 대응력도 살짝 불안했다. 차체는 강성 이상으로 유연성이 중요한데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 굽은 길을 만날 때마다 속도에 신경을 써야 했다. 이 밖에 첨단 운전 보조시스템을 가득 채워놨다. 기아에 할 얘기는 아니지만 120만원이나 주고 선택했는데 유지 시간이 채 1분도 되지 않는 드라이브 와이즈  차선 유지 기능은 없어도 될 것 같다. 

<총평> 시승차는 3.5 가솔린 시그니처, 기본 가격 4177만원에 AWD를 제외한 대부분 패키지 옵션이 추가된 모델이다. 기본 가격으로 치면 3172만원부터 4349만원으로 구성된 현대차 그랜저보다 살짝 비싸다. 기아 관계자는 "크기, 사양, 엔진, 변속기 등 모든 면에서 그랜저와 한 단계 높은 차"라고 말했다. 이런 자신감이 시장에서 통할지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준대형 세단 사려고 마음 먹은 사람들이 '그랜저냐 K8이냐'를 두고 고민할 정도는 돼 보인다. 외관과 실내가 가진 화려함, 사양 구성, 그리고 공격적인 정교함은 K8 우세다. 반면 생김새와 다르게 수더분한 주행 감성을 가진 것이 아쉽다. 그나 저나 K8은 우리나라 자동차 소비문화를 더 큰 세그먼트로 끌어 올리는 기폭제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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