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 다나와 앱
  • 다나와 홈

[김흥식 칼럼] 전기차 충전앱 10개, 이런 불편 언제까지 감수해야 하나

오토헤럴드 조회 수2,136 등록일 2025.10.27.
공유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하세요.

레이어 닫기

이 모씨의 스마트폰에 설치 돼 있는 충전앱. 장거리 출장이 많은 이 씨는 충전을 할 때마다 각기 다른 앱을 설치하고 회원 가입을 해야 했다. (김흥식 기자) 이 모씨의 스마트폰에 설치 돼 있는 충전앱. 장거리 출장이 많은 이 씨는 충전을 할 때마다 각기 다른 앱을 설치하고 회원 가입을 해야 했다. (김흥식 기자)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가 85만 대를 넘어섰다. 올해 안으로 90만 대 돌파가 확실하다. 2600만 대에 달하는 전체 등록 차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3.4%, 하이브리드·수소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NEV) 비중은 18%에 달한다.

전기차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사용자들은 여전히 '충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전기차 화재, 주행 거리와 함께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최대 장애물이다. 주목할 것은 충전 불편의 이유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이다. 충전기를 찾아 다니는 불편이 아니라 충전 절차의 복잡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다.

전기차 운전자 이 모 씨의 스마트폰에는 무려 10개의 충전용 앱이 설치돼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대형마트, 공영주차장 등 충전기마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설치와 회원가입을 요구해 필요할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설치한 것들이 쌓이고 쌓인 것들이다. 

현재 한국자동차환경협회에 등록된 충전사업자는 125곳, 미등록 사업자까지 합치면 500곳 이상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전국 충전기는 약 44만 7000기, 그중 급속 충전기 4만 5000기가 가동 중이다.  이들 대부분이 독자적인 앱·회원가입·결제 체계를 강요하면서 이런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스마트폰 앱 스토어에는 세기 힘들 정도로 많은 충전앱이 쏟아져 나온다.

환경협회의 로밍 제도로 일부 상호 이용이 가능해졌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QR 인식 오류나 앱 충돌 등으로 ‘다른 회사 충전소는 결제가 안 된다’는 불만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충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앱 설치, 회원 가입, 신용 카드 등록 등의 절차를 매번 거쳐야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대규모 전기차 충전 시설. 이 곳에서도 해당 충전 사업자의 충전앱을 설치하고 회원 가입을 해야만 충전이 가능했다. (김흥식 기자) 고속도로 휴게소의 대규모 전기차 충전 시설. 이 곳에서도 해당 충전 사업자의 충전앱을 설치하고 회원 가입을 해야만 충전이 가능했다. (김흥식 기자)

환경협회도 어느 정도 인정을 하는 부분이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충전 사업자 간 ‘로밍 제도’가 적용돼 있지만 앱마다 UI나 인증 방식이 달라 인식이 안 되는 경우가 있고 QR코드 방식이 충전기마다 체계가 달라 별도의 앱을 설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환경부의 ‘공공충전인프라 멤버십 카드’는 이러한 불편을 완화하기 위한 시도지만 문제는 여전하다.전국 49개 충전사업자와 로밍이 가능해 이론적으로는 대부분의 충전소 이용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회원가입, 개인정보 입력, 신용카드 등록 등 복잡한 발급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일부 민간 초급속 충전소는 여전히 로밍이 되지 않아 별도의 앱 설치가 필요하다. 결국 ‘통합의 틀’은 만들어졌지만 사용자 체감은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충전사업자 간 가격 정책의 불투명성도 심각하다. 일부 업체는 회원과 비회원 요금을 최대 두 배 가까이 차등 적용한다. 예컨대 SK링크 완속 충전 요금은 회원 320원/kWh, 비회원 590원/kWh로 거의 두 배다. 결국 소비자는 울며 겨자먹기로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문제는 이들 충전사업자 대부분이 국민 세금의 지원을 받는 공공 인프라 사업자라는 점이다. 환경부는 급속충전기 1기당 설치비의 50%를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에만 공용 완속충전시설 구축에 1900억 원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낸 이용자들은 불편과 차별을 감수해야 하고 사업자들은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면서 활용 목적조차 명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부 완속 충기는 신용 카드 결제만으로 충전이 가능했다. (김흥식 기자) 일부 완속 충기는 신용 카드 결제만으로 충전이 가능했다. (김흥식 기자)

유럽은 충전사업자(CPO)와 이동성 서비스 제공자(EMSP)가 제휴해 한 번의 계정·카드로 여러 사업자의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는 로밍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신용카드 접촉 방식이나 ‘플러그 앤 페이(Plug & Pay)’ 결제가 대부분 지원돼 회원 가입이나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미국은 여기에 더해 ‘플러그 앤 차지(Plug & Charge)’ 방식을 도입했다. 한 곳에 결제 정보만 입력해 두면 차량을 충전기에 연결하는 순간 인증과 결제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구조다. 회원 가입을 하고도 충전기 앞에서 QR 코드를 인식해야 하는 불편 대신 이용자의 편의성을 우선한 시스템 설계가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충전 인프라는 수량 중심의 행정성과에 머물러 있다. 충전기 숫자는 주유소보다 많지만 시스템 통합·데이터 관리·이용 편의성은 여전히 후진적이다. 환경부는 앞으로 충전사업자 지원 기준을 ‘설치 대수’에서 ‘로밍 호환성’, ‘회원정보 투명성’, ‘이용 절차 단순화’ 등 품질 중심 평가로 바꿔야 한다.

또한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플러그 앤 차지’ 인증 체계를 도입해 앱과 회원가입의 장벽을 없애야 한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인프라라면 최소한 그 사용 과정만큼은 국민 중심이어야 한다.

전기차 보급률은 기술력의 한계가 장벽이 될 수 없다. 충전 불편이 해소되지 않는 한, 수백만 대의 충전기를 세워도 대중화는 불가능하다. 전기차 시대의 진짜 인프라는 ‘기계’가 아니라 ‘경험’과 ‘신뢰’다. 정부가 지금처럼 사업자 중심의 구조를 유지한다면 ‘국민 세금으로 만든 불편한 충전기’만 남게 될 것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다나와나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 하신 후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김흥식 칼럼] 기아의 시즌3...정의선 회장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기아 80년의 역사는 한 기업의 연대기라기보다 한국 제조업의 생성과 위기, 그리고 재창업의 반복을 보여주는 서사에 가깝다. 1944년
조회수 967 2025.12.08.
오토헤럴드
[김흥식 칼럼] 카스프레이딩, 중대형 SUV 주차 요금 3배 부과했더니...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국내 주차장의 최소 주차단위구획은 평행주차를 제외한 일반형 기준 너비 2.5m, 길이 5.0m로 규정돼 있다. 평행주차형식의 경우는
조회수 1,069 2025.12.03.
오토헤럴드
[칼럼]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신차만 의무화...기존 차는 저절로 막아지나?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신차 의무화도 중요하지만 기존 운행차에 장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최근 페달 오조작 사고가 급증하면서 사
조회수 888 2025.12.01.
오토헤럴드
[모빌리티 인사이트] 폭스바겐, 중국서 EV 완전 개발 체계 구축… “비용 50% 절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폭스바겐이 중국 허페이에 대규모 R&D 허브를 설립하고, 독일 본사 밖에서 처음으로 전기차를 완전 개발·검증·양산할 수 있는 체계를
조회수 1,361 2025.11.26.
오토헤럴드
[칼럼] 김필수 교수, 전기차 안전 직언에 커넥션 의혹 제기한 유튜버 직격
[오토헤럴드 김필수 교수] 최근 스마트제어 충전기를 둘러싼 논란과 더불어 특정인을 겨냥한 일부 유튜브 채널의 왜곡된 주장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로서 수
조회수 1,722 2025.11.24.
오토헤럴드
[칼럼] GM 서비스센터 논란, ‘후퇴’가 아닌 ‘재편’으로 봐야 하는 이유
[김필수 칼럼] 한국GM의 직영 서비스센터 운영 종료 발표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소비자 접근성은 떨어지고 서비스 품질은 낮아지며 결국 아프터서비스
조회수 1,679 2025.11.17.
오토헤럴드
[김흥식 칼럼] 내연기관차를 멸종 시킨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 내는 최신형 내연기관차를 좀처럼 보기 힘든 나라가 있다. 유럽의 북쪽 끝, 노르웨이는 지
조회수 1,523 2025.11.12.
오토헤럴드
[칼럼] 상용차와 인산철 배터리 홀대, 전기차 보조금
[김필수 칼럼] 전기차는 선택이 아닌 시대적 과제다. 내연기관차의 오염 문제를 줄이기 위한 현실적 해법이 전기차다. 기술적 한계와 시장의 일시적 정체가 있더라도
조회수 2,252 2025.11.03.
오토헤럴드
[모빌리티 인사이트] 현대차, 日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현대자동차가 일본 시장에서 의미 있는 변곡점을 맞고 있다. 재진출 3년 차를 맞은 현대차는 소형 전기차 ‘인스터’와 차세대 수소전기차
조회수 1,258 2025.11.03.
오토헤럴드
[칼럼] 테슬라, 매립식 도어 핸들 이제야 꿈틀... ‘잠재적 위험’ 논란 끝내야
[김필수 칼럼] 테슬라는 전기차 산업의 혁신 아이콘이다. 모델 S, 3, X, Y, 그리고 사이버트럭까지 단 다섯 가지 모델로 세계 시장을 뒤흔들었고 OTA(무
조회수 2,626 2025.10.27.
오토헤럴드
2년 전 뉴스 목록보기 보기

브랜드 선택

비교하기
    다나와렌터카 정식 오픈 혜택 확인하기
    다나와렌터카 정식 오픈 혜택 확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