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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심벌 디자인과 브랜드의 변화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수1,280 등록일 202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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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지난 1월 15일에 새로운 브랜드 심벌을 발표했다. 새로운 기아 심벌과 로고에는 ‘자동차(motors)’ 라는 표기도 없애고 흑백의 대비가 강하고 간결한 디자인이어서, 최근의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의 디지털화에 맞추어 나타나는 심벌 변화와 맥을 같이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그래서 오늘은 기아 브랜드 심벌 디자인과 브랜드 특징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물론 이 글은 그러한 변화에 대한 리뷰 이외의 다른 목적은 없음을 미리 밝혀 둔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작년과 올해는 유독 브랜드 심벌 변화가 특히 여러 메이커에서 나타났는데, 올해는 또한 기아의 발표 하루 뒤인 1월 16일에 스텔란티스(STELLANTIS)라는 신생 브랜드가 출범한 것도 눈에 띈다. 이 신생 브랜드는 FCA(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과 PSA(푸조시트로앵그룹)의 인수합병의 결과이다. 이와 같은 인수합병은 자동차산업이 여전히 규모의 경제 개념이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인지 모른다. 물론 스텔란티스는 오늘의 논제와는 방향이 다르긴 하다.





새로 발표된 기아의 심벌은 알파벳 KIA를 통일성 있는 각도와 기하학적 조형 요소로 단순화시키고 흑백 톤으로 마무리한 모습이다. 과거에는 브랜드 심벌을 실물의 입체 엠블렘 처럼 디자인해 사실적 이미지를 나타내는 것이 대부분의 유형이었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디스플레이에 의한 인터페이스 증가로 오히려 평면적인 비트맵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표시하기 유리하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심벌이 이처럼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위한 단순한 형태와 톤으로 바뀌고 있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이미 BMW와 폭스바겐, GM, 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가 이전보다 단순하면서 대비가 명확한 형식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이처럼 심벌을 바꾸는 것이 단지 디스플레이 조건 때문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기업의 전략이나 방향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기업이나 브랜드 심벌 변경은 단지 문양 하나 바꾸는 것이라고 할만큼의 간단한 일이 아니다. 새로운 심벌이 적용되는 곳은 당연히 그 기업의 본사와 공장의 간판은 물론이고, 모든 팸플릿과 홍보 자료, 전국과 전세계의 수많은 판매점이나 딜러의 간판, 직원의 유니폼에 새겨진 심벌, 정장에 다는 뱃지, 임직원의 명함, 심지어 각종 내부 업무 서식은 물론이고, 대외적으로 발행되는 영수증을 비롯한 일체의 공식적인 서류 등등을 모두 다 바꾸어야 하므로, 그야말로 엄청난 비용과 조치가 요구되는 결코 간단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심벌 변화는 손쉬운 일이 절대 아니다.


실제로 어느 기업 심벌의 변화는 그 기업의 대외적인 이미지 변화 이기도 하자만, 사실은 오히려 내부로부터의 변화라고 말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놀라운 사실 하나는 이처럼 시각적인 것이 바뀌게 되면, 그것을 업무 중 부지불식 간에 항상 접하게 되는 그 기업 구성원들의 마인드 변화도 뒤따른다는 점이다. 그런 이유에서 브랜드 심벌로 대표되는 기업 아이덴티티 프로그램(CIP; Corporate Identity Program)이 기업전략의 하나로 이전부터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다. 따라서 기업 심벌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은 그 기업의 향후 변화 방향을 추론해볼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한편으로 필자가 이 글에서 다룬 기아의 심벌 변화 내용은 매우 다양한 근거와 자료를 통해 알게 된 것을 바탕으로 했기에, 그 출처를 모두 다 언급하지는 못했다. 이에 더해서 필자가 1988년 12월부터 약 9년 간 기이자동차의 디자이너로 근무하는 동안 경험하거나 기억하고 있는 사실들도 바탕으로 했으나, 일부 필자의 기억에 혼선이 있을 수도 있음을 미리 밝혀 둔다.





먼저 기아 브랜드의 전체적인 심벌 변화를 살펴 보자. 여기에서는 한눈에 전체의 기아 브랜드의 심벌 변화를 볼 수 있는데, 물론 이러한 변화 이면에는 더 세부적인 변화도 있었지만, 주요한 것만으로 본다면 이와 같을 것이다.





기아자동차에서 1989년에 발간한 ‘기아 45年史’ 책자에서는 1944년도에 서울 영등포에 설립된 경성정공을 기아자동차 역사의 시초로 기술하고 있다. 경성정공은 1950년 한국전쟁 중에는 부산으로 이전하기도 했다고 하며, 1952년에는 전쟁 중임에도 최초의 국산 자전거 ‘3000리호’를 선보였다. 그리고 1953년 종전과 함께 ‘아시아를 넘어서는 기술력의 기업’의 의미로 ‘기아산업(起亞産業)’이라고 사명(社名)을 바꾸면서, 기계를 상징하면서도 ‘기아’와 발음도 비슷한 톱니바퀴(gear)의 형상을 넣은 심벌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일본의 동양공업(나중에 마쓰다-Mazda-로 개칭)과 기술제휴로 T600과 T2000 이라는 소형과 중형 삼륜 트럭을 생산하면서 ‘기아’의 한글 자음 ㄱ과 ㅇ을 조합한 모습이면서 삼륜차량의 앞 바퀴 형상과도 흡사한 형태의 심벌을 1964년부터 1986년까지 사용한다. 이 시기 중에서 1981년부터 1986년까지는 정부의 자동차산업 합리화 조치에 따라 기아산업은 브리사(Brisa) 등의 승용차 생산을 중단하고 승합차와 1톤 트럭 봉고(Bongo), 2.5톤 트럭 타이탄(Titan), 4.5톤 트럭 복서(Boxer) 등의 화물차만 생산한다.


합리화 조치가 끝나고 1987년부터 다시 승용차 생산이 재개되면서 전륜 구동방식의 해치백 소형 승용차 프라이드(Pride)와 전륜 구동방식의 중형 세단 콩코드(Concord) 승용차를 생산하는데, 이들 두 차량은 모두 일본 마쓰다에서 개발한 페스티바(Festiva)와 카펠라(Capella)를 들여와 면허 생산한 것이었다. 이들 중 프라이드는 포드 브랜드로 미국에 수출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앞두고 1986년부터 새로운 도전의 깃발을 올린다는 의미를 담은 디자인의 심벌을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1990년부터는 ‘기아산업’ 에서 ‘기아자동차’로 변경하면서 자동차 메이커의 전문성을 강조하고, 깃발도형 부분에 사용하던 하늘색을 글자와 같은 색상으로 통일하게 된다.





이후 1992년에 독자 모델로 개발된 세피아(Sephia)와 스포티지(Sportage)의 미국 수출을 준비하면서 깃발을 형상화한 심벌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Kia 글자로 읽히기 어렵다는 미국 시장 조사 결과와 아울러, 깃발 형태의 심벌 이미지가 마치 공장 굴뚝에서 공해를 배출하는 모습처럼 보인다는 의외의 의견 등에 의해, 심벌을 보다 명확한 알파벳 형태로 바꾸어 1994년부터 사용하게 된다.


이때의 기아자동차 심벌과 로고에 나타난 또 다른 주목되는 변화는 한글 명칭 대신 영문 명칭이 대표가 됐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모든 표기에 영문 명칭이 우선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와 아울러 기업의 심벌과 로고에 빨간색이 쓰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실제로 1990년대 이전까지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한국전쟁의 영향으로 빨간색이 피와 공산주의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 사용을 금기 시하는 경향이 있었고, 그런 이유에서 기업 심벌이나 로고에 빨간색을 쓰는 경우는 전혀 없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서 한국전쟁 이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주류 층으로 부상하면서 빨간색을 이념이 아닌 개성 있는 색의 하나로 인식하는 현상이 전반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심벌의 테두리가 원이나 타원 형태 이어야 차체와 조화가 잘된다는 미국에서의 조사 결과를 반영해서 심벌 외곽을 타원 형태로 만들게 된다. 이러한 타원외곽 형태는 1989년에 심벌을 바꾼 토요타, 혹은 그 시기에 미국 시장에 새로 출시한 렉서스, 인피니티, 어큐라 등의 후발 일본 브랜드에서도 동일한 유형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지금도 이런 룰을 지키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 심벌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1999년에 기아자동차는 현대자동차와 합병되는데, 이후에 두 브랜드 심벌의 테두리 타원 곡률을 통일하는 작업이 진행됐지만, 이것은 대외적으로 인식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 과정에서 기아 심벌 색상의 명도를 낮추어서 대비가 강하면서 안정적인 진홍색(crimson)을 쓰는 동시에 약간의 입체감을 더해서 강조하는 변화가 있었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바뀐 부분은 없었다.





그리고 올해 2021년 초에 기아가 전혀 새로운 심벌을 제시하면서 이제 현대와 기아는 브랜드 심벌에서 닮은 부분이 사라졌다. 적어도 시각적 형태상으로는 말이다. 심지어 기아는 ‘타원의 룰’도 버렸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 다가올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하는 자세를 암시하는 건지도 모른다. 물론 기아와 현대 모두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갈 것이지만, 그 접근 방법에서는 두 브랜드가 심벌의 차이만큼의 차별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실제로 그래야 소비자들에게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혹시 현대자동차가 어느 날 갑자기 심벌을 바꾸면서 두 브랜드가 다시 닮은 모습으로 가는 건 아닐까? 물론 변화는 해야 하지만, 두 브랜드가 닮아가는 방향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기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두 브랜드의 차별성이 미래의 모빌리티에서 더 확연해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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