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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는 어떨까,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로 7시간 질주 연비

오토헤럴드 조회 수677 등록일 2020.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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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산(이준익 감독. 2017), “거시기 아버님이 뇌졸증으로 쓰러졌는디”. 가난해서 보여 줄 것이 노을밖에 없는 고향을 떠난 랩퍼 학수(박정민)는 동창 선미(김고은)의 꼼수에 다시는 쳐다도 안 볼 변산을 찾는다. 이런저런 곡절 끝에 학수의 마음을 훔친 선미는 묻는다. “노을이 왜 좋은디”. “텅 빈 하늘을 가득 채워주자너”. 건달 아버지, 엄마의 죽음으로 텅 빈 학수의 가슴도 늘 그렇게 노을로 가득했다. 

짝사랑하는 학수보다 더 노을을 사랑하게 된 선미는 “노을이 비단옷을 입혀 주고 있는 것 같지 않어. 난 노을하고 키스도 해” 서로 마음이 닿고 학수는 선미와 고향에 대한 예의를 깨닫기 시작한다.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변산을 보고 노을이 보고 싶었다. 이왕이면 해 뜨는 것을 보고 그 해를 쫓아 변산으로 가서 학수와 선미가 했던 것처럼 노을과 입맞춤을 하고 싶었다.

토요타 라브4(RAV4) 시승은 이른 새벽 동쪽으로 달려 한계령 정상에서 일출을 보고 변산까지 가는 코스로 잡았다. 그러나 걸쭉하게 내리기 시작한 봄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다음 날 새벽 2시 조금 넘은 시간까지 이어진다. 강원도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하고 이날 동쪽이 조금 개이고 서쪽부터 다시 비구름이 몰려온다는 예보를 믿고 한계령으로 출발했지만 춘몽(春夢)이 됐다.

기대는 했었다. 일출 예상 시간(오전 5시12분)까지 여유가 있어 에둘러 가기로 하고 영동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신기하게 비가 그쳤다. 한계령 초입까지 그랬는데 거기까지였다. 북천길을 타기 시작하면서 장대비가 내리더니 오전 5시 도착한 한계령 휴게소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로 가득했다.

변산을 가봤자 노을은 허사라는 생각에 해가 뜨고 지는 마을 ‘왜목마을’로 목적지를 고쳐 잡았다. 새벽 2시40분 집을 나서 한계령을 찍고 왜목마을까지 동쪽에서 서쪽 끄트머리를 오가며 7시간 쉬지 않고 달렸다. 예상은 했지만 거기라고 다를 리 없었다. 더 세찬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다. 

결과가 뻔한 무모한 여정에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는 든든한 동반자가 됐다. 해돋이를 보고 해넘이 노을을 보겠다는 건 사실 요즘 부쩍 관심이 높아진 SUV 하이브리드의 진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연비 때문에 해프닝이 있었던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일정 잡기가 쉽지 않았다. 두 모델의 성능과 연비 제원은 별 차이가 없다. 쏘렌토의 출력 등 성능 수치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지만 라브4의 연비가 살짝 앞 서는 정도.

라브4 하이브리드는 178마력의 직렬 4기통 2.5 가솔린 엔진에 129마력을 보태는 전기모터가 맞물려 총 시스템 출력 222마력, 최대 토크는 22.5kgf. m을 발휘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관련해서 토요타는 압도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 프리우스를 시작으로 해서 세단이나 SUV 대부분 모델에 하이브리드 라인을 갖고 있다. 어떤 조합에서도 성능과 연비 효율성이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그래도 SUV라는 차종 특성의 한계상 의심해 볼 것들이 있었다. 세단, 해치백과 다르게 공력 성능이 떨어지는 스타일링과 상대적으로 무거운 중량으로 연료 효율성이 뛰어나지 않거나 달리는 맛에 차이가 있지는 않을지, SUV라면 당연해야 할 오프로드의 기본기는 어떨지에 대한 것들이다.

7시간, 500km 넘는 거리를 쉼없이 달렸는데도 라브4의 가솔린 엔진은 안정적이고 일관된 박동으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다. 차분하게 엔진과 모터가 번갈아 가며 “완벽한 정숙성”을 제공한다. 한계령을 오르고 내리는 와인딩은 빗길인데도 거침이 없다.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노면을 꽉 쥐고 놓치지 않을뿐더러 다른 차로를 탐하지도 않는다. 겁 없이 속도를 내도 의도한 대로 세련되게 순응한다. SUV라는 차종의 한계는 드러나지 않았다.

무단 자동 변속기 e-CVT,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 E-Four, 맥퍼슨 스트럿과 더블 위시본으로 조합된 서스펜션이 맞물려 승차감, 차체 움직임은 세련되고 정숙하고 정갈하다. 고속 주행에서도 다르지 않은 성능을 보여준다. 가능한 속도를 언제든 낼 수 있고 가속력은 흠잡을 것이 없다. 스포츠 모드로 달리면 장담하는데 순수 가솔린 이상으로 드라마틱한 가속을 즐길 수 있다. 악천후가 해돋이의 장관을 빼앗은 대신 대항차 하나 없는 와인딩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했다.

오프로드를 달리지 못했지만 지난해 5월 5세대 라브4 하이브리드로 체험했던 오프로드 체험에서 ‘트레일 모드’로 모굴, 머드, 경사로, 도강까지 무난하게 받아들였던 기억을 떠올리면 된다. 라브4 하이브리드는 웬만한 정통 SUV와 대등한 수준의 오프로드 능력을 갖추고 있다.

군포에서 한계령, 그곳에서 왜목마을까지 쉬지 않고(거의) 7시간을 달린 라브4 하이브리드의 총 주행 거리는 520km로 끝을 냈다. 이 정도면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몰든 일상적인 평균 연비에 근접할 수 있다고 본다. 더 확실한 일상 연비를 알아보기 위해 주행 중 순간 연비를 참고하지 않으려고 스마트 폰으로 트립을 가리고 운전을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라브4 하이브리드의 트립에 표시된 평균 연비는 20.7km/ℓ. 2.5ℓ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을 올린 중형 SUV의 연비가 이랬다. 강조하지만 고속 주행이 있었고 거칠게 와인딩을 했으며 빗길이었으며 순간 연비를 참고하지 않고 달린 결과다. 트립 연비를 믿지 못하겠다는 주장도 있지만 경험상 요즘의 차는 어느 것, 어느 방식보다 정확하다고 장담한다. 연비 게이지도 한참이 남았다. 가득 주유하고 경제 운전을 한다면  800km 이상도 가능해 보인다.

<총평>

세단이나 해치백 타입에 어울릴 것 같았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SUV하고도 의외로 궁합이 맞았다. 맛깔스럽게 잘 달리고 필요한 힘을 낸다. 사륜구동에서 나오는 차체의 안정감, 가솔린 특유의 정숙함이 더해져 있다. 스포티한 성능, 세련된 주행 감성은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쉬운 것들도 있다. 주행 보조시스템이 제공되기는 하지만 요즘 국산 신차와 비교가 되고 차선 이탈을 경고하고 앞차하고의 간격을 유지하는 기능의 정확도에 차이가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절대 부족하다. 음성인식은 전화를 걸 때만 반응하고 내비게이션, 커넥티드 시스템 모두 요즘의 것들과 거리가 있다. 라브4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3540만 원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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