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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잔혹사' 저개발국 외국계 매각 먹튀 반복 기(氣)만 빨렸다

오토헤럴드 조회 수2,306 등록일 20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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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치고는 잔혹하다. 1954년 하동환자동차로 출발해 신진자동차, 동아자동차를 거쳐 옛 대우그룹, 중국 상하이기차를 거쳐 지금은 인도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로 주인이 바뀐 쌍용자동차가 다시 막다른 길에 몰렸다. 쌍용차는 많지 않은 우리나라 완성차 가운데 유독 '절벽까지 내몰린 후 기사회생'하는 일을 반복해왔다.

1998년 대우그룹에 인수될 때부터 상하이기차, 마힌드라 모두 파산 직전의 쌍용차를 헐값에 사들여 연명시켜왔다. 마힌드라는 다르지 싶었다. 지난 9년 동안 꾸준하게 신차를 내놨고 티볼리가 대박이 나면서 2016년 깜짝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게 끝이었다. 이듬해 다시 시작된 적자를 12분기 연속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가 적자에 허덕이게 된 이유는 필요할 때 신차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기 주머니를 열지 않은 마힌드라의 교묘한 투자에 쌍용차는 티볼리 하나로 버텨왔던 소형 SUV 시장을 무자비하게 침범하는 경쟁사를 지켜봐야 했다. 어느 사이 볼륨 모델인 티볼리는 현대차 코나, 베뉴 기아차 셀토스와 스토닉, 르노삼성 XM3, 쉐보레 트레일 블레이저 등의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티볼리는 오랜 시간 든든하게 버텨준 효차였다. 2015년 첫 출시 돼 지난해까지 제 몫을 다한, 다르게 보면 국산차 가운데 티볼리만큼 신차 효과를 질기게 끌고 온 모델도 없었다. 그러나 경쟁차의 속속 등장에는 배겨낼 힘이 없었고 언제부터인지 월 판매량이 1000대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자동차는 적당한 때에 부분변경을 하고 약발이 다했다 싶으면  완전신차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그런데도 티볼리는 5년 동안 초기와 거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버텨왔다. 그 사이 소형 SUV 모델은 박스형에서 쿠페, 스포티하거나 고급스럽게 모든 구성이 달라졌다.

자동차를 팔고 거기에서 얻는 수익으로 재투자를 통해 신차 또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데 쌍용차는 자력이 부족했다. 주인인 마힌드라에 손을 벌렸고 지난 1월 한국을 찾은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쌍용차 노사가 요청한 2300억원 투자를 약속하면서 한 때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신규 플랫폼(코드명 W601), 티볼리 후속도 곧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발목을 잡았다. 마힌드라는 자동차, 항공, 건설 및 농기계, 군수 등 11개 사업 분야에서 150개 이상의 계열사를 거느린 인도 최대 기업 가운데 하나지만 이전부터 심각 단계에 들어선 인도 경제의 부진과 맞물려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코로나 19로 더욱 심각해지자 적자에 허덕이면서 손을 벌리고 있는 쌍용차가 곱게 보였을 리 없다. 쌍용차는 2017년 653억원, 2018년 642억원, 지난해에는 281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마힌드라는 지난 주말 특별 이사회를 열고 쌍용차 자본 확충을 위해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약속했던 2300억원 투입을 철회했다. 그리고는 당장 쓸 돈 400억원을 3개월 동안 찔끔 나눠 주겠다고 밝혔다. '다른 투자자를 찾아라' 이렇게 마힌드라가 등을 돌리면서 쌍용차는 다시 난감한 처지가 됐다. 쌍용차는 팔리지 않는 자동차(3월 판매는 9300여대다)로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2540억원을 갚아야 하고 지금 있는 모델의 후속 그리고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 개발을 위해 투자를 해야 하고 임금도 지불해야 한다.

쌍용차에 관심을 가질 곳이 지금은 전무하다는 것도 난감한 일이다. 자동차든 아니든 어느 나라 어느 기업이든 정상적 경영이 힘든 상황이고 우리 정부나 금융권의 관심과 지원도 예전 같지 않은 눈치다. 쌍용차는 마힌드라의 투자 철회가 결정된 직후 '경영쇄신 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 중단과 축소, 재무구조 개선과 인건비 절감, 상품기획부터 연구개발, 생산, 판매, 서비스에 이르는 업무 시스템의 고도화로 난국을 헤쳐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부산물류센터 등 비핵심 자산 매각 계획도 밝혔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수출보다 내수 비중이 높은 쌍용차의 구조로 봤을 때 3월 자동차 시장에 코로나 19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는데도 완성차 가운데 나홀보 판매가 부진했다는 것이다. 코로나 19의 영향보다는 제품 교체 시기를 놓쳤기 때문에 이런 부진은 신차가 나올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인 수혈로 회생이 어려워 보이지만 그렇다고 수 천억 원이 들어가는 신차 개발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5000명이 넘는 직원, 협력사를 비롯한 수많은 관계인의 생존이 달린 급박한 상황이지만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도 부담스럽다. '국민 세금으로 지난 9년간 인도 기업에 기술 이전', '공기업도 아닌 사기업의 경영이 반복적으로 악화할 때마다 왜 국민 세금을 쏟아붓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국가의 외국계 기업에 매각될 때마다 쌍용차는 생존력이 강화되기보다 기만 빨려 나갔다.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이 답이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이래 저래 답답하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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