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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비전 T 콘셉트의 디자인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수601 등록일 201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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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월 22일부터 12월 1일까지 미국 서부의 최대 도시 로스엔젤레스(Los Angeles)에서 모터쇼가 열렸다. 그런데 LA에서 열린 모터쇼의 공식 명칭은 본래는 “LA AutoShow” 였는데, 이번에는 “2019 AutoMobility LA” 이다. 그만큼 오늘날의 자동차산업이 모빌리티로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방증(傍證)인지 모른다. 그런데 ‘LA 오토쇼’는 미국의 자동차산업이 도약하기 시작했던 1907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올해로 112년의 역사를 가진다.



그런 긴 역사의 LA 모터쇼(편의상 LA 모터쇼로 표기하기로 한다)는 미국 서부의 특색을 잘 보여주는 모터쇼 라고 할 수 있다. 대체로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미국 자동차 메이커 중심의 성격이라면, LA 모터쇼는 미국 빅3뿐 아니라, 미국의 입장에서 수입 브랜드인 우리나라와 유럽, 그리고 일본 등의 브랜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모터쇼이다. 그래서 LA 모터쇼는 미국 서부의 시장의 트렌드를 알 수 있는 모터쇼이기도 하다.



그러한 LA 모터쇼에 등장했던 콘셉트 카들 중에서 올해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비전 T 콘셉트는 향후의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방향은 물론이고 곧 등장할 신형 투싼의 디자인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오늘 칼럼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올해 LA 모터쇼에 새로 내놓은 비전 T콘셉트의 디자인을 살펴보도록 한다.



비전 T콘셉트의 디자인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매우 디지털적 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현대자동차가 최근에 표방하고 있는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 라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디자인으로는 일곱 번째로 선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얼마 전 등장한 쏘나타 DN8의 디자인이 양산차로는 처음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선보인 것이지만, 그 이전에 르 필 르주 등 몇 대의 콘셉트 카를 통해 현대자동차는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라고 불리던, 2009년의 YF쏘나타에서 처음 제시한 고유의 디자인철학의 뒤를 잇는 또 다른 디자인철학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메이커의 디자인 철학은 일관되게 유지되는 경우도 있지만, 시대의 흐름과 소비자의 특성 등에 따라 변화하기도 한다.



플루이딕 스컬프쳐가 유기체적 성향의 아날로그적 조형 이미지였다면, 새로운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는 상대적으로 인공적인 성향의 이미지이며 디지털이나 사이버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직선적인 것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곡선을 쓰되, 그 곡선이 유기체로부터 유래한 곡선이 아니라, 수학적 특징의 곡선이다. 이와 함께 보이는 특징이 마름모 형상을 주제로 하는 기하학적 패턴인데, 현대자동차는 이것을 파라메트릭 쥬얼(Parametric Jewel) 이라고 명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 패턴은 비전 T콘셉트의 차체 여러 부분에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새로운 기하학적 형태의 패턴은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시작해서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 C-필러 가니시, 그리고 카메라가 내장된 걸로 보이는 앞 유리 선단의 세일 가니시(sail garnish) 등에도 두루 쓰였다. 이러한 기하학적 성향을 가진 패턴은 디지털 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기하학적 패턴과 아울러 차체 측면의 캐릭터 라인은 곡선이 쓰였는데, 이 곡선은 유기체적 이미지의 곡선이기보다는 수학적인 인상을 가지는, 말하자면 수학적 포물선(抛物線)으로 그려진 곡선이다. ‘포물선’의 정의는 날아가는 물체가 중력의 영향을 받으면서 그리게 되는 곡선을 말한다. 이러한 포물선은 다른 포물선과 만나면서 샤프한 모서리를 만드는 구성을 보여주는데, 이것이 마치 엣지를 세운 듯한 이미지로 구성되어 전반적으로 차가운 인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실제로 비전 T콘셉트의 차체 측면의 휠 아치와 캐릭터 라인, 웨이스트 라인 등이 구성된 펜더와 도어 패널 등의 구성을 보면, 선명한 모서리와 수학적 곡면으로 구성된 조형을 볼 수 있다. 이런 구성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세일 가니시 등에 사용된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의 마치 피라미드처럼 보이는 입체 형태의 인상을 차체 측면에서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차체뿐 아니라 비전 T콘셉트의 휠의 형태에서도 마름모를 모티브로 한 조형이 보인다. 그렇지만 휠을 감싸는 휠 아치의 형태는 곡선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휠 아치의 형태는 샤프한 이미지의 차체 형태와 완전히 둥근 형태의 바퀴와 휠 사이에서 그 중간적 성향의 조형을 취함으로써 조화를 이루기 위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비전 T콘셉트의 전체 이미지는 샤프한 모서리를 가진 볼륨의 앞 펜더와 역시 샤프한 모서리의 측면 캐릭터 라인이 만나는 한편으로 원형의 바퀴와 휠의 형태가 이들을 지탱하는 조합이지만, 이렇게 이질적인 조형이 중도적 형태를 취한 휠아치를 매개로 해서 전체가 하나의 차량 이미지로 통합되고 있다.



비전 T콘셉트는 내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비전 T콘셉트가 새로 등장할 신형 투싼의 모티브 라고 한다면, 실내의 디자인 이미지는 최근에 등장한 그랜저나 쏘나타에서와 같이 샤프한 형태와 밝은 색채로 구성되어 있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앞으로 지향해 나가야 할 디자인 방향이 지금까지의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서 어느 부분에서는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며, 그 분야 중 하나는 독창성 있는 내/외장 디자인이어야 할 것이다. 비록 양산형 차량의 모습은 비전 T콘셉트의 모습과는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콘셉트 카로서는 그러한 요소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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