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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제조사들의 모델 라인업 축소, 그 숨은 이유는?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수452 등록일 201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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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출시된 BMW 8시리즈는 2도어 쿠페 모델뿐만 아니라 4도어 그란 쿠페 모델도 함께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또 다른 차량인 아우디 Q3는 쿠페 스타일의 ‘Q3 스포트백’을 선보이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GLC와 GLE에도 쿠페 모델이 추가되는 등 독일 제조사들의 경우 기존 모델의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도 곧 바뀔 것으로 보인다. 모델 라인업을 축소하는 독일 제조사들의 속사정을 살펴본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독일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21세기로 진입하면서 세계화에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비즈니스 스타일을 변화시켰다. 생존을 위해 판매 시장을 확대할 수밖에 없던 1990년대. 독일의 통일로 저임금 노동력이 유입되었으며, 같은 시기 유럽 연합과 통화 통일이 추진되었다. 이를 통해 단일 유럽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시장의 변화와 기업의 방향성이 맞아들어간 시기였다. 당시 독일의 제조사들은 다양한 기업들과 서로 손을 잡고 규모 확대를 추진했다. 그 상징적인 예가 바로 1998년에 탄생한 다임러 크라이슬러이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있었다. 넓은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선 그에 맞는 다양한 제품이 필수적이었다. BMW를 예로 들면 1990년대 후반에는 3/5/7 시리즈와 Z3, X5 정도가 라인업되어 있던 시기였다.

90년대 후반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현지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게 제품을 구성해 눈길을 끌었지만, 독일 제조사들은 이러한 라인업 구성이 익숙하지 않던 시기였다. Z3와 X5 정도가 미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출시한 차량이었다. 어쨌든 이후 독일 제조사들은 규모 확대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시작했고 이러한 전략에 ‘순풍’이 된 것이 바로 중국 시장의 부상이다.


일찌감치 중국 시장에 진출한 폭스바겐 그룹을 발판으로 삼아 독일 자동차 산업은 많은 혜택을 받게 된다. 폭스바겐 그룹의 경우 글로벌 시장 전체 판매의 40%가 중국 시장이 차지할 만큼 무엇보다 중요한 시장이다. 그간 꾸준히 중국 시장을 위한 다양한 현지화 모델을 출시한 것이 중국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 전략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최근 아우디의 브람 쇼트 CEO는 아우디 모델 라인업을 현재보다 30% 줄인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미 2018년을 기점으로 기존 모델 라인업의 27%를 정리했다는 말도 전했다. 브람 쇼트 CEO는 모델 라인업 감소에 대해 "일반 모델 이외에 스포트백을 함께 선보일 필요가 있는지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아우디는 Q3 스포트백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브람 쇼트 CEO가 취임한 지 1년 만에 출시된 모델인 만큼 현재 라인업 정리의 영향은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아우디의 라인업은 현재와 달리 제품 라인업이나 트림을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의 경우 2000년도에는 A3/4/6/8 그리고 TT, 여기에 A4와 A6는 전륜구동과 사륜구동 인 ‘콰트로’ 정도의 구분만 있었지만, 현재는 A1부터 A8까지 (A2는 없다) 풀 라인업을 갖추고 여기에 고성능 모델인 S와 RS, SUV 모델인 Q2,Q3,Q5,Q7,Q8, 스토트백과 쿠페, 4도어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사실 이러한 다양한 모델 라인업은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도 같은 상황이다.


즉 독일 프리미엄 3사는 2000년대 초반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틈새 모델과 가지치기 모델을 선보였으며, 이를 통해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도 역풍을 맞고 있다.

발 빠르게 아우디가 라인업 정리를 표명한 배경은 우선 주요 시장의 경기가 침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은 물론, 유럽의 브렉시트, 독일 은행의 채무 위기 등 불확실성 요인이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현대의 자동차 산업은 CASE, MaaS로 대변되는 모빌리티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기업 내부에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하고, 돌다리도 두드리다 부숴버릴 만큼 신중한 행보를 보였던 일본의 토요타조차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전동화 분야에는 주저 없이 투자를 확대했다. 현대차 역시 최근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플라잉카와 로봇 분야 등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아우디의 경우 그룹 내 첨단 기술이 가장 먼저 반영되는 브랜드인 만큼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도 소홀할 수 없다. 전동화와 관련해 ‘e 트론’이라는 서브 브랜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자동차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대담하게 분할하고 재분배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우디는 기존의 라인업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과 급변하는 트랜드에 불안해하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기존 사업을 축소하고 향후 비즈니스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독일 제조사들만의 모습은 아니다.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들 또한 최근 판매가 부진한 세단의 판매를 줄이고, SUV와 픽업트럭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독일 프리미엄 3사의 라인업 축소, 구조조정 등의 모습은 현재의 자동차 산업이 마주한 어려움을 보여주는 더욱 명확한 예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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