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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비주류의 반란을 꿈꾸다..푸조 508 SW

데일리카 조회 수3,110 등록일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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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푸조 508 SW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왜건. 도전하기 이전 설명하기에도 어려운 존재다.

“세단의 편안함과 SUV의 적재공간을 모두 누릴 수 있는 모델 혹은 유럽에서 실용성과 주행성능을 바탕으로 세단보다 높은 판매가 이뤄지는 모델이야” 하는 고루한 설명을 제외한다면 더 이상 남는 말은 없게 되는 될까?

언제나 왜건의 장점을 설명하기에는 큰 심호흡이 필요한 경우를 심심찮게 마주해야 한다. 이제는 자동차가 우리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인식된지도 수 십년이 지났지만 뻔한 장르에 갇혀진 인식은 여전히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값이면...” 혹은 “그 돈이면 그걸 왜?” 라는 주변의 시선도 세단과 SUV만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이다.

그 중에서도 철저히 비주류로 남아있는 왜건시장은 국내 업계 1위를 달리는 현대차도 쓰디쓴 실패를 맛본 장르다. 수입차 시장의 일부 브랜드만이 꾸준히 왜건을 선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좁디 좁은 점유율이다.

푸조 508SW


최근 수입차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볼보가 크로스컨트리 모델을 들여와 미약하지만 굳어있던 왜건시장에 따뜻한 한 줄기 햇살을 내리고 있는 중이다. 비록 전고를 높인 크로스오버 형식이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자동차 환경에도 점차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볼보와 더불어 국내 시장에 꾸준히 왜건을 선보이고 있는 브랜드가 한 곳 더 있다. 바로 프랑스 브랜드인 푸조가 그 주인공. 과거 207SW 및 308SW, 508SW 등 각 모델별로 다양한 왜건을 선보인 푸조는 볼보만큼이나 왜건을 잘 만들기로 유명한 브랜드다.

새로운 508이 푸조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자리잡으면서 함께 선보인 508SW는 볼보의 크로스컨트리 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 세단은 4도어 쿠페, 왜건은 늘씬한 슈팅브레이크

대형 세단을 만들지 않는 푸조에게 508은 회사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이다. 차체 사이즈만 놓고봐선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푸조의 높은 기술력이 더해져 만들어진 엄연한 플래그십 세단이다.

그런 508을 늘려 적재공간을 더하고 실용성을 강조한 508SW는 웨건의 투박함을 벗어던진 슈팅브레이크와도 유사한 느낌이다.

푸조 508SW


전장 4750mm, 전폭 1860mm, 전고1420mm, 휠베이스 2830mm의 508세단과 비교시 508SW는 전장 4780mm로 30mm 늘어난 길이다. 이외 전폭과 전고, 휠베이스는 동일하다.

전면부 디자인은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램프 구성이 그대로 이어졌다. 주간 주행등이 세로형태로 길게 늘어뜨려져 있는 덕분에 야간보단 주간에 존재감이 더욱 높은 듯 하다.

측면의 모습은 508SW의 존재감을 가장 잘 나타내는 곳이다. 과거에는 왜건의 실용성을 강조하느라 디자인은 우선순위로 밀리기 일쑤였지만 최근 왜건들은 공간활용과 디자인의 접점을 아주 잘 찾은 듯 하다. 국내시장에서 경쟁모델로 꼽히는 볼보의 V60 크로스컨트리 역시 디자인 부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여담이지만 현대차의 i40 왜건 역시 디자인에 있어서는 세단 버전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푸조 508SW


508SW의 뒷모습은 508세단에서 살짝 변형된 모양이다. 여기에 검게 처리한 리어램프 디자인은 유지하면서 푸조 레터링을 유리창 아래에 더해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후면부에 포인트를 더했다.

인테리어는 그동안 푸조가 추구했던 실용주의 디자인을 말끔히 벗어낸 모습이다. 최신 아이콕핏(i-cockpit) 디자인은 어디서도 볼 수 없던 푸조만의 색깔이 묻어나온다.

계기판을 대쉬보드 상단에 위치시켜 HUD를 적용하지 않았음에도 높은 계기판 가독성을 보여주는 점과 푸조 특유의 자그마한 스티어링 휠, 높이 솟은 센터터널과 가죽 시트의 적용은 마치 스포츠카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듯한 감각이다.

뉴 508 SW


손에 닿는 곳곳의 촉감도 좋아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죽과 알칸타라, 카본패턴 무늬 등으로 꾸민 실내는 작지만 알차게 고급감을 담아놓은 푸조만의 왜건으로 해석된다.

다만, 해외에서 적용되는 10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국내 출시되는 모델에는 세단을 포함해서 8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데 정보를 전달하는 부분에서는 충분하지만 최신 모델들이 점점 디스플레이 사이즈를 키우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대 화면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모델이 하루빨리 수입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뒷좌석 공간은 헤드룸을 제외하면 보편적인 수준이다. 무릎 공간은 성인이 앉기에 모자람 없는 수준이지만, 머리 위 공간은 앉은 키가 큰 성인이라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파노라마 루프가 2열까지 이어졌다면 개방감을 확대해 답답함을 다소 해결해 줄 수 있었겠지만 다소 짧은 길이의 글라스 루프 탑재로 인해 2열의 개방감도 넉넉치는 않다.

푸조, 508 SW


508SW의 중심인 적재공간은 세단에서 누릴 수 없는 왜건의 특별함이다. 뒷좌석을 오롯이 활용하면서도 530L의 공간을 사용할 수 있으며, 2열 폴딩시 최대 1780L까지 활용이 가능하다. 공간 역시 네모반듯해 이리 저리 짐을 옮겨가며 빈틈을 찾을 필요도 없다.

■ 1인치 차이로 드러난 포근한 승차감

푸조 508SW는 국내 2.0리터 디젤엔진 단일 트림으로 판매된다.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 kgf의 힘을 내는 디젤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맞춘다.

508SW에 적용된 최신 2.0 디젤 엔진은 유로6는 물론 향후 적용될 배기가스 규정을 이미 충족시킨 최신 디젤엔진이다. WLTP(국제표준시험방식) 기준에도 모두 통과된 엔진은 모든 디젤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에서 당분간 포함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푸조 508SW


앞서 508세단을 통해 보여줬던 훌륭한 주행성능은 508SW에서도 여전하다. 특히 핸들링 특성이 좋기로 유명한 푸조의 라인업 답게 일상주행 환경에서도 운전의 재미가 쏠쏠하다.

거친 와인딩 도로를 헤집고 다니지 않아도 좋다. 그저 도로 흐름에 따라 움직이기만 할 뿐인데도 경쾌함과 운전의 재미가 살아있다. 앞 맥퍼슨 스트럿과 후륜에 멀티링크 서스펜션된 구조도 푸조 모델로서는 이례적이다.

토션빔 서스펜션을 가지고도 충분한 운동성능을 자랑했던 푸조였기에 508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한번 엿볼 수 있는 기회다.

서스펜션의 구조만으로 차량의 성능을 좌지우지 구분할 수 없다. 좋은 재료로 좋은 음식이 만들어진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요리사의 실력에 따라 얼마든지 훌륭한 맛을 낼 수 있는 음식과도 같이 자동차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제조사의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훌륭한 모델이 출시 될 수 있다.

푸조는 여기에 좋은 재료까지 갖췄으니 소비자들이 뛰어난 맛을 알아차리길 기다릴 뿐이다.

푸조 508SW


508SW에서 훌륭한 핸들링 특성만큼 만족스러웠던 부분이 승차감이였다. 기존 508 세단 시승때도 만족스러웠던 승차감은 왜건버전에서는 그 만족감이 더욱 향상됐다.

508세단과 왜건의 차이점은 적재공간의 활용성을 위해 늘어난 차체무게 뿐만이 아니다. 국내 수입되는 508 왜건은 상위트림 기준 세단 대비 1인치 낮은 18인치 휠이 장착된다.

이게 승차감을 높이는 신의 한수라는 생각이다. 고작 1인치 차이로 얼마나 승차감이 변할까라는 의문으로 시작했지만 충격을 전해오는 감각자체가 완전히 다른차라고 느껴질 정도다.

19인치 휠을 장착한 508 세단은 단단함을 기본으로 불쾌한 승차감을 잘 요리했다. 그러나 18인치 사양의 508 왜건은 모든 면에서 한층 포근한 느낌을 전한다. 때문에 충격이 전해지는 양 자체도 다르다.

뉴 푸조 508 SW


개인적으로는 승차감과 핸들링 특성 두 가지 모두 508세단 대비 만족스러웠다. 일상주행에서 데일리카로 쓰기에는 왜건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 이제 가치를 알려야 할 때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SUV다. 넉넉한 적재공간과 편안한 승하차, 넓은 공간 등을 염두해둔 소비자라면 SUV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 쉽지 않다.

분명 SUV만큼 넉넉한 적재공간과 세단의 편안함, 주행성능을 갖췄음에도 왜건은 구매리스트에 오르기가 쉽지 않다.

국내에는 팔리는 모델이 없어서 그렇다는 이유도 물론 수긍할 수 있다. 아직까지 왜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한국시장에서 508SW가 살아남는 법은 왜건의 가치를 알리는 방법 뿐이다.

푸조 508SW


여전히 좁고 어려운 시장이지만 그래도 마냥 갑갑한 것은 아니다. 이미 볼보가 크로스컨트리 라인업으로 한 차례 가능성을 열어놨다. 왜건도 대기를 해서 사야한다는 점을 말이다.

이제는 508SW가 그 뒤를 이을 차례다. 아주 잠깐의 환상을 가져본다. 508SW가 시장에서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 세단과 SUV 일색인 국내 도로 환경을 조금 더 풍성하게 바꾸게 되는 그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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