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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한국에 내놔도 팔릴 것 같은 '메이드 인 차이나'

오토헤럴드 조회 수1,542 등록일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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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改過遷善)을 했다고 해도 '2019 오토 상하이'에서는 낯이 익은 신차(?)가 여전했다. 포르쉐 혹은 랜드로버의 느낌, 조금 떨어져 보면 현대차 싼타페나 투싼으로 착각이 들 정도로 비슷한 차들이 꽤 보였다. 그러나 체리(마티즈), 랜드 와인드(레인지로버), 솽환(BMW X5), 지리(벤츠 C클래스) 등 과거 노골적으로 다른 회사의 디자인을 복사했던 곳들의 올해 모습은 확 달라져 있었다.

기발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의 콘셉트카와 신차로 상하이 모터쇼가 열리는 국제전시센터의 광활한 부스를 가득 채웠다. 디자인 카피로 악명이 높았던 랜드 와인드, 지리나 체리의 부스에서는 더욱더 그런 차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다. 20대의 젊은 디자이너들만 구성된 팀으로 완성된 아이코닉(ICONIC)의 신차나 호존(HOZON), 링크엔코(Link & CO), 카르마(KARMA), 니오(NIO) 등 신생 브랜드의 디자인은 매력적이기까지 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과거 짝퉁 차로 유명세를 치렀던 브랜드나 최근 몇 년 사이 등장한 신생 브랜드의 디자인은 주변에서 흔히 봐왔던 것들보다 더 새롭고 진보적이었다. 디자인으로 중국 자동차를 폄훼할 시기는 이제 끝내야 할 때가 됐다. 지난해 베이징 모터쇼 그리고 올해 상하이 모터쇼는 또 중국 자주 브랜드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차의 발전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여전히 합작사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기록한 승용차 판매량 2272만대 가운데 상하이 폭스바겐과 이치 폭스바겐이 409만대를 팔았다. 1254만대를 기록한 판매량 순위 10개 브랜드 가운데 중국 자주 브랜드는 지리자동차(4위, 150만대)와 장성자동차(7위, 91만대), 장안 자동차(8위, 85만대) 뿐이다.

전체 판매량 가운데 합작사의 비중이 56.6%로 여전히 높지만, 이 비중이 깨지고 순위가 역전될 시간은 길어 보이지 않는다. 중국 정부의 신연비 규제 그리고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무역 분쟁, 이로 인한 경제 성장의 둔화가 심화할 수록 저가의 자국산 차량을 찾는 소비자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최근 현대차를 비롯한 합작사의 중국 내수 판매가 급감한 원인도 여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중국 자주 브랜드의 혁신도 놀랍다. 특히 전기차를 주력으로 한 친환경 차량은 디자인과 성능, 첨단 장치의 면에서  테슬라나 닛산 등과 견주어도 될 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지리, BYD, 샤오펑, 니오 등 기존 또는 신생을 가릴 것없이 대부분의 중국 자주 브랜드는 뛰어난 디자인과 1회 충전으로 400㎞ 이상을 달릴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성능을 갖춘 전기차를 대거 전시했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올해 1분기 판매량은 25만4000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8% 늘었다. 이 때문에 향후 중국 자동차 시장을 전기차를 주력으로 하는 이들 자주 브랜드가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 상하이 오토쇼에서 만난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2개 차종의 친환경 라인업을 올해 5개로 늘릴 계획이지만 가격과 다양성에서 중국 업체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벤츠 등 독일 브랜드의 합작사 그리고 토요타까지 새로운 전기차를 선보였지만 중국 자주 브랜드의 물량 공세와 가격 경쟁력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꾸준하게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들겼지만 해외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상하이에서는 지금 당장 한국 아니 그 이상의 시장에 내놔도 통할 것 같은 모델들이 즐비했다.

현대차의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역성장할 수록, 자주 브랜드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고 따라서 합작사를 포함한 외국계의 판매는 줄어들 것"이라며 "중국 시장에 올인했던 투자가 지금 역으로 부담이 됐고 자주 브랜드의 기술적 성장과 품질 향상으로 경쟁력까지 약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과거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큰 판이었던 중국이 이제는 가장 두려운 시장이 된 것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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