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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쏘렌토 더 마스터의 예리한 조향감 그리고 변속기

오토헤럴드 조회 수2,672 등록일 2018.09.27

다단 변속기의 장점은 변속단을 늘려 기어비를 크게 잡을수록 변속 충격이 줄고 가속 성능과 승차감, 그리고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주행속도와 엔진 부하에 맞춰 기어 단수를 올리거나 내리는 변속 시점을 적절한 때에 맞춰 제어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 다단 변속기다.

요즘에는 낮은 속도 구간에서도 록업 제어를 활성화하는 기술이 일반화되면서 단점인 저속 영역대의 가속 성능을 높이는데 상당한 이바지를 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가 복잡한 구조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에도 다단 변속기를 장착하는 차량 비율을 높이고 단수를 올리는데 공을 들이는 이유다.

모든 모델에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쏘렌토 더 마스터(2019년형 이하 쏘렌토)의 가장 큰 변화와 특징도 변속과 가속에서 느껴지는 질감이 이전과 다르다는 것에 있다. 쏘렌토는 기존 R2.2 디젤과 2.0 가솔린 터보에 제한적으로 적용했던 8단 자동변속기를 지난 4월부터 시승차인 R2.0 디젤 모델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다.

오랜만에 운전대를 잡은 쏘렌토 R2.0 디젤(186hp/41.0kg.m)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역시 초기 발진 성능이다. 1965kg(사륜구동)이나 되는 육중한 차체를 가볍게 밀어낸다. 정지한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3000rpm 도달 전 첫 번째 시프트 다운이 이뤄진다. 꽤 빠른 반응이다.

이전에 지적이 됐던 가속 페달의 더딘 반응이나 경사로를 오르고 내릴 때 저단을 물고 있는 답답한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RPM이 고르게 상승하지 않는 데 대한 불안감은 여전했다. 저속 또는 저단 영역 대의 록업 제어 세팅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록업 제어는 급가속 등 엔진이 순간적으로 큰 힘이 필요한 때 유체 클러치인 토크 컨버터의 펌프와 터빈을 기계적으로 직결시켜 가속 성능이 향상하게 만들어 주는 방식이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상적인 주행에서 쏘렌토의 8단 자동변속기는 만족스럽게 반응하고 보답을 한다.

여기에 기존 칼럼 마운트 방식(C-MDPS)에서 랙 마운트 방식(R-MDPS)으로 변경된 스티어링 휠의 예리한 조향감이 더해졌다. R-MDPS는 스티어링 전동 파워를 지원하는 모터가 휠 조향축에 바로 연결돼 있어 운전자가 원하는 조향에 대응하는 능력과 정확성이 뛰어나다.

차체 거동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민첩하고 견고하다. 정숙성을 포함한 승차감의 완성도도 높다. 코너를 진입하고 빠져나올 때의 유연성도 뛰어나고 복원도 빠르게 이뤄진다. 높은 전고(1690mm)를 가진 중형 SUV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칠게 다뤄도 자세가 무너지지 않는다.

대폭 보강된 첨단 운전 보조시스템은 훌륭하다.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후방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후석 승객 알림(ROA), 전 좌석 시트벨트 리마인더(SBR) 등의 첨단 사양은 기능과 정확성에서 세상 어떤 차보다 뛰어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속도 조절 경사로 저속 주행 장치(DBC), 자동 세차장 뷰 지원,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 ‘카카오 I(아이)’가 적용되고 5년간 무료 이용이 가능한 8인치 UVO 3.0 내비게이션과 같은 편의 사양도 가득하다.

<총평>

에바가루다 뭐다 해서 쏘렌토는 잠시 주춤했다. 시장 판도의 변화로 경쟁차인 현대차 싼타페가 한 달 1만 대 가까이 팔리고 있는데도 쏘렌토는 절반의 수치로 가쁘게 쫓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을 보면 싼타페는 7만여 대, 쏘렌토는 4만8000여 대를 파는 데 그쳤다. 에바가루 그리고 변속기가 경사로에서 매끄럽지 않았던 것이 영향을 줬다.

아주 오래전인 2004년에도 쏘렌토는 변속기 때문에 홍역을 앓았다. 기아차는 변속 시점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간단하게 이상 증세를 해결할 수 있는데도 수동적으로 대처해 문제를 키웠다. '지금은 이상이 없다'라는 것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소극적이고 미온적인 대처로 홍역을 치르는 브랜드가 요즘 한둘이 아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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