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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EGR 결함 사태에 대한 다른 시각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수437 등록일 2018.08.09


BMW코리아가 520d의 화재사고에 관한 자체 조사 결과와 대응책을 발표했다. EGR 쿨러에서 발생하는 냉각수 누수 현상이 화재의 근본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디젤 엔진에서 질소산화물을 저감시키기 위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EGR(Exhaust Gas Recirculation)의 배출가스를 낮추는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배기가스는 엔진에서 나왔을 때는 최대 830도까지 올라간다. EGR 쿨러를 통해 처음에는 최대 600도였다가 온도가 계속 낮아져 280도가 되고, 배기가스 파이프를 통과해 흡기 다기관에 들어갈 때는 최대 100도까지 낮아진다. 그 과정에 문제가 있어 온도를 낮추지 못해 화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화재사고는 주행 중에만 발생하며 주정차시나 공회전 중에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주행 중 EGR의 고장은 엔진 제어등의 점등, 검은 매연, 거친 공회전 등으로 이상 징후가 나타나며 출력 저하 및 매연, 타는 냄새가 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BMW 디젤 차량의 화재 사고 중 EGR 결함으로 인한 사고는 0.12%로, 한국의 0.10%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물론 단기간에 걸쳐 화재사고가 집중된 것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여전히 한국에서 단기간에 집중된 화재사고에 대한 원인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BMW는 이번 문제 해결을 위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방대한 데이터 분석과 다각적인 접근법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고 한다.

이제는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고 그 역시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다는 것도 그 과정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당장에 화재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때문에 BMW코리아측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식 리콜 서비스 이전에 2주 내에 긴급안전진단을 완료하겠다는 것이다. 안전진단 후 부품을 교체한 이후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새 차로 교환해 주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번 화재 사고는 BMW코리아측이 밝힌 데로 심각한 문제인 것이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얼마나 진정성 있는 자세로 소비자들이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사후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BMW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질 수 있다.

그 한편으로 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오늘날 완성차업체들은 양산, 프리미엄, 스포츠카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부품을 글로벌 소싱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 배경은 시장의 급속한 확대다.

자동차산업은 비용저감을 위해 20세기 말 다임러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통합 등 규모의 경제 확보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때까지는 연간 400만대는 생산해야 손익 분기점을 맞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런데 2001년 중국의 WTO가입을 계기로 상황이 급변했다. 중국시장의 폭발적 성장세로 양산 업체의 ‘규모’가 1,000만대 수준까지 확대됐다. 중국은 그들의 필요에 응해 빠른 속도로 시장을 키워나갔고 자동차회사들은 앞으로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어느새 인가 거대 공룡의 길에 들어섰다.

격화하고 있는 시장 쟁탈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완성차회사들은 부품회사들과 공동으로 비용저감과 생산성 제고를 추진했다. 그를 위한 유력한 수단 중 하나가 생산 차종마다 전용 부품을 개발해 채용하는 것이 아닌 같은 부품을 다양한 모델에 공통으로 채용할 수 있는 방법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공통으로 사용된 부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리콜 대수가 크게 증가한다고 하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거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대량 생산을 위한 기법이 아무리 발전했다 하더라도 자동차 제조를 위한 3만여가지의 부품을 조달하는 것이 그리 간단치 않다. 그래서 터진 것이 대규모 리콜 사태였다. 리콜은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이때를 계기로 리콜은 대규모 자동차회사들의 고민으로 등장했다. 대량 생산 업체 중에서는 2006년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이 그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리콜은 자동차회사가 소비자를 위한 적극적인 조처로 평가 받았다.


2009년과 2010년 사이 미국에서 일어난 GM과 토요타의 리콜 사태로 소비자는 물론이고 자동차회사들도 심각성을 깨달았다. 토요타는 미국연방고속도로교통안전국 (NHTSA)까지 개입해 6,600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만 했기 때문이다.

리콜은 이때부터 규모의 경제의 지배를 받는 양산차 메이커들의 공통된 문제점이라는 시각이 본격적으로 대두됐다. 품질이나 성능보다는 비용 절감을 최대의 과제로 삼는 자동차회사들의 전반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전 세계 곳곳의 서플라이어들로부터 부품 공급을 받아 차량을 생산하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2014년 점화스위치 결함으로 3,000만대 가량을 리콜하게 된 GM은 벌금 9억3,500만달러, 피해자 보상금 6억2,500만달러, 차량 결함 제거 비용 2억달러 이상, 법적 분쟁 비용 5억7,500만달러를 지출해야 했다. 점화스위치 결함 문제를 개선하는 데 대당 1달러면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을 리콜로 인해 900달러나 지불한 것이다.

2015년에는 미국에서만 900건에 달하는 리콜로 5,130만대가 공장에 재입고됐다. 같은 해 미국 신차 판매대수가 1,750만대였으므로 리콜 비율은 272%에 달했다. 미국은 손해배상금과 과징금까지 부과하는 나라여서 이는 엄청난 비용부담으로 자동차 회사들을 압박했다.

2016년 미국에서 시작된 다카타 에어백 리콜도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다. 미국에서만 2016년 6월까지 6,900만개 이상의 다카타 에어백이 교체됐다. 물론 이는 미국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독일에서도 리콜 비율이 52%에 달했다. 2015년 독일에서는 안전상의 결함으로 326건의 리콜 명령이 있었고, 리콜 대수는 165만대에 달했다.

그런 와중에도 상대적으로 연간 판매대수가 적은 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20세기 60만대 가량이었던 독일 프리미엄3사들의 연간 판매대수가 200만대를 넘으면서 양산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소싱에 의한 부품의 품질 관리에 구멍이 생긴 것이 이번 EGR로 인한 화재사고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가 된 EGR 은 한국의 부품업체에서 납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BMW는 EGR 뿐만 아니라 연간 약 8,000억원 상당의 부품을 한국 부품업체로부터 조달해 차량을 생산한다. 폭스바겐도 연간 1조원 가량, 메르세데스 벤츠도 6천억원 이상의 부품을 한국업체에서 공급받는다.


여기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이번 사태가 BMW만의 문제가 아니라 EGR시스템을 납품하는 업체, 더 나아가 자동차산업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다. 모듈화와 시스템화로 완성차회사는 1차 부품회사로부터 부품을 납품 받는다. 하지만 그 아래 2차, 3차 부품회사들은 상위 업체들의 비용 절감 압박으로 인해 품질 인증을 확인하지 않는 부품들을 사용하는 일도 여전히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다. 이는 BMW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다카타 에어백은 리콜 사태로 엄청난 손실을 기록하며 2017년 파산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EGR과 에어백 외에도 수많은 부품업체들이 앞으로는 이와 비슷한 사태를 막지 못하면 존재 자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

또 다른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200만대든, 1000만대든 판매되는 모든 차량에 대해 품질 전수조사를 한다고 해도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런 점 때문에 기자는 수년 전부터 리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분석기사를 써 왔고 ‘자동차산업, 리콜 대응이 좌우한다.’는 칼럼을 통해 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자동차업체가 출고 전에 완전한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검증 과정을 좀 더 강화해 불량률을 최소화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미 판매가 된 모델에 품질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소비자 안전이라는 측면을 고려해 가능한 빠른 시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만이 최선이다. BMW도 이미 EGR쿨러로 인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에 대한 기술적인 조사를 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앞으로는 조사보다 먼저 소비자 보호를 위한 행동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만큼 자동차업체들의 비용 압박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해도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될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값싼 플라스틱 빨대 대신 비용이 더 드는 유기농 빨대를 사용해서라도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와 같은 맥락이다.

참고로 2010년 토요타 리콜 사태 당시 칼럼의 마지막 부분을 그대로 옮긴다.

“더불어 세계 1위 메이커를 시샘하는 각국의 애국적(?) 언론들로 인한 확대 재생산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다른 양산 메이커들도 끊임없이 리콜을 하고 있지만 토요타에 묻혀 넘어 가고 있다.

문제는 이 사태로 인해 자동차의 안전에 대해 잘못 인식될 경우, 혹은 자동차회사들의 확실한 대응이 결여될 경우 산업 전반으로 파급효과가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토요타의 어려움을 계기로 다른 메이커들이 반대급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사고방식을 보여서도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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