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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 오프 로더들의 공통점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수941 등록일 2018.08.08


오늘날의 자동차 시장은 사실상 SUV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대중 브랜드에서부터 프리미엄 브랜드는 물론이고 울트라 럭셔리 브랜드까지 모두가 SUV를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국의 포드는 승용차는 모두 없애고 SUV만을 만들 계획이라고 하는 것이 그것을 말해준다.

SUV는 Sports Utility Vehicle의 줄임말이며, 지형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주행성능과 공간 활용성을 갖춘 차량을 의미하며, 1980년대 전후로 미국에서부터 쓰이기 시작한 용어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오늘날의 대부분의 SUV들은 비포장도로를 달리기 위한 차량이기보다는 도시형 차량으로 승용차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작된다. 그러나 SUV의 시작은 길이 없는 야지(野地)를 주행하기 위한 4륜구동차량에서 비롯됐다. 그러므로 본래의 4륜구동 차량들과는 엄밀히 발해 다르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다양한 SUV 속에서도 본래의 4륜구동 차량의 모습을 지키고 있는 차량들이 여전히 존재하며, 그들을 가리켜 하드코어 오프 로더(hardcore off-roader)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들 중에서 유럽 브랜드 이면서도 본래의 하드코어 4륜구동차량의 모습을 지키고 있는 대표적 모델들을 살펴보자.


변하지 않는 가치를 보여주는 벤츠 G-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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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G-클래스는 그 뿌리를 찾아 올라가보면 2차 대전 중에 독일군의 기동차량으로 쓰였던 퀴벨바겐(K?bel wagen)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사실상 전 셰계 SUV의 원조라고 해도 크게 반박할 수 없는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물론 퀴벨바겐은 2차대전 이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긴 했지만….





그러나 그런 바탕 위에 1979년에 처음 등장한 G-바겐은 벤츠의 오프 로더의 계보를 이어 왔고, 이제는 G-Class라고 불리고 있다. 그리고 1979년의 1세대 모델 이후 기본적인 차체 디자인을 거의 바꾸지 않았다. 물론 2013년형 모델부터는 앞쪽 헤드라이트 베젤 아래쪽에 주간주행등(Daylight Running Light)를 달았고, 휠의 크기가 커지는 등의 변화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거의 바뀌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무려 40년 동안 기본적인 디자인을 바꾸지 않으면서 꾸준하게 성능과 승차감을 개선시켜 온 셈이다. 과연 다른 브랜드에서도 이런 것이 가능했을까? 물론 벤츠 이기에 가능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1979년에 등장한 초기의 G-클래스 자체도 그 당시에는 유행을 선도하는 최신형의 디자인은 아니었다. 마치 미국의 지프가 2차 세계대전 당시에 개발된 디자인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이었듯이, 벤츠 G-클래스 역시 처음 개발된 1940년대의 구조에서 크게 변화하지는 않은 것이다. 이 시기는 군용 차량이 개발될 때였는데, 폭스바겐 비틀의 원형이었던 Type 1을 설계한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의 설계로 독일군을 위한 쉬빔바겐과 퀴벨바겐이 개발되고, 그것이 여러 변형을 거치면서 폭스바겐 Type 181과 벤츠 G바겐으로 변형되는 등의 과정이 있었다. 그래서 1979년에 등장한 첫 G-클래스도 근본적인 형태나 구조는 거의 2차 대전 때의 G-바겐을 민간용으로 만든 1979년형에서 달라지지 않은 것이었다. 물론 크기는53mm 길어지고 121mm 넓어져서 주행안정성과 거주성이 향상됐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G-클래스는 마치 타임캡슐과도 같은 셈이다. 세부적인 형태가 변화되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구조는 유지되는 것이다. 이렇게 형태를 바꾸지 않는 것은 기술적인 철학이 명확하기 때문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만약 메이커가 그러한 철학이 확고하지 않다면, 시류에 따라 바꾸어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차량의 생산량이 적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자동차는 수만 개의 부품이 모여서 완성되며, 각각의 부품들은 정말로 많은 세부 부품들로 구성된다. 그리고 그 세부 부품들은 금형에 의해 만들어지게 되므로 오늘날의 자동차들은 바로 금형의 개발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부품의 재질이나 형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개의 금형은 2만~10만개 정도를 만들게 되면 수명이 다하고 새로운 금형을 개발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주기적인 모델 변경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주간주행등과 LED가 쓰인 헤드램프가 변화를 보여준다. 그러나 실내는 거의 전면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조작성과 시각적 품질, 그리고 최신 디지털 장비를 고루 갖춘 실내는 벤츠에서 만든 오프로더임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한 해에 수만 대가 팔리는 차들은 당연히 시간이 지나면 낡은 금형을 새로 만들면서 모양도 바꿀 수 있지만, G-클래스는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지만 안전성이나 주행성능, 편의성 등을 높이기 위한 개선이 끊임없이 이루어져 왔다. 그런 의미에서 유행을 따르지 않으면서 학=드코어 4륜구동차량의 가치를 지켜나간다는 상징으로 여겨지는지도 모른다.


존재감을 강조한 랜드로버 디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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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공식적으로 들어오지 않지만, 랜드로버 디펜더(Land Rover Defender)는 랜드로버의 역사와도 같은 모델이다. 랜드로버 디펜더의 탄생은 2차대전 이후 미군이 남겨놓고 간 지프의 뼈대를 바탕으로 전쟁 직후 부족한 철을 대신해서 오히려 구하기 쉬웠던 알루미늄으로 차체를 만들어서 소형 차량을 만든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만으로 본다면, 최초의 국산차 ‘시발(始發)’과 기 시작은 매우 비슷했다.



시발 역시 미군이 남겨놓은 폐 지프의 뼈대를 바탕으로 빈 드럼통을 펴서 만든 철판으로 차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발은 이후 개발이 이어지지 못했고, 랜드로버는 7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지게 된 것이다.



‘디펜더’는 지붕의 양쪽에 가느다란 쪽창을 가진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아프리카를 탐험하는 영국의 귀족들이 바로 쪽창이 달린 디펜더를 타고 대 평원을 누비는 장면을 우리는 여러 영화들을 통해 봐 왔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랜드로버 디펜더는 가장 잘 랜드로버를 대변하는 야성미와 귀족적 이미지를 모두 가진 차로 인식돼 왔다. 그렇지만 그런 대표적인 모델 디펜더 역시 높아진 안전 규제와 환경 규제 때문에 2016년에 단종이 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 브랜드의 70주년을 맞아 한정 모델이 생산되기도 했다.



랜드로버(Land rover) 브랜드의 이름에서 그 의미가 Land는 땅, 대지 등의 의미에 rover는 유랑자 라는 뜻이다. 전면의 디자인은 랜드로버의 초대 모델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한 수평 리브를 바탕으로 헤드램프는 기하학적 원과 거의 정 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로 구성돼 있어서, 전체적으로 육중한 기계를 연상시킨다. 랜드로버 브랜드의 이런 디자인 특징은 1940년대에 개발된 초기 모델의 차체를 철 대신 알루미늄으로 만들면서 곡면보다는 평면이나 직선 형태를 취했던 것에 대한 역사적 맥락을 담고 있는 것이다. 차체 디자인이 단지 ‘형태를 위한 형태’가 아니라, 메이커가 가진 역사와 기술 개발 철학을 반영한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사례이다.



차체 측면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물론 지붕 양 측면의 쪽창 디자인이다. 다른 모델, 가령 랜지로버 등은 이런 부분을 전혀 부각시키지 않는데, 이것 역시 디펜더의 오리지낼러티를 위함일 것이다. 쪽창은 뒷모습에서도 나타난다. 테일 게이트 양쪽의 세로형 쪽창은 오리지널 랜드로버의 이미지 그대로이다. 전반적인 뒷모습의 표정은 우직하지만 무덤덤한,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나도 ‘별일 없었다’ 고 말할 것 같은 인상이다.



오늘날의 이른바 크로스오버 SUV들이 대부분 승용차처럼 날렵한 디자인으로 바뀌고 있음에도 여전히 각지고 우직한 인상을 유지하는 모습의 G-Class와 디펜더의 모습은 본래의 4륜구동차량이 지향했던 전천후 주행성능과 우직스러운 야성미를 정체성으로 유지해 나가는 디자인의 표출이라고 할 것이다.

글 / 구상 (국민대학교 자동차 운송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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