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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저널] 자율주행차와 운전적합성 평가기술 동향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수412 등록일 2018.05.17


현재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하여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감소하는 반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TV 뉴스를 비롯한 언론매체들은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증가원인을 노화에 따른 신체적 반응시간 지연 및 인지기능 저하로 단정짓고 있다. 과연 운전자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눈손 협응능력이 떨어지고 돌발상황에 대한 반응시간이 지연되며 인지적 기능손상이 실제 발생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러한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신뢰롭게 측정할 수 있는 평가기술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일상에서 발생되는 교통사고의 90% 이상은 운전자 오류에 기인한 것으로 교통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운전적합성(Fitness to drive)에 대한 평가기술 개발에 특별한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 운전적합성이란 안전 운전에 필요한 운전자의 신체적, 의학적 건강상태 및 인지적 기능 수준의 적정성 여부를 의미하는 용어로서 그동안 교통심리학 분야에서는 이를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과거에는 컴퓨터 기술이 충분히 발달되지 않아 지필검사 형태의 인지검사와 성격검사가 주를 이루었으나, 현재는 컴퓨터 기술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대부분 CBT(Computer Based Test) 기반의 평가도구로 개발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유럽을 비롯한 교통 선진국들에서는 오래전부터 운전적합성 평가에 관심을 갖고 신뢰롭고 타당한 평가기술 개발을 시도하였다. 가령, 운전적합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검사들 중 하나로 오스트리아의 SCHUHFRIED에서 개발한 비엔나 검사(Vienna Test System TRAFFIC)의 경우, 총 21개의 소검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초 산술능력, 추론능력, 지각-반응능력, 주의집중력, 시야각 검사 및 성격 검사 등 운전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인적요인들을 측정하도록 되어 있다.

독일에서는 운전면허 관리의 일환으로 의학적 검사, 심리적 검사 및 실제 운전행동 관찰검사로 구성된 MPA(Medical Psychological Assessment)를 이용하여 운전자의 주의력, 집중력, 반응속도 및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등 운전적합성을 평가한다. 다만 각 평가과정에는 교통심리학자와 의사가 기본적으로 배정되어 평가에 소요되는 비용이 다소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운전적합성 평가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들이 교통안전기관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가령 교통사고를 야기시켜 교통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운전자들의 경우, 최근까지 도로교통공단에서 실시한 운전정밀적성검사를 받아야 했다. 운전정밀적성검사는 속도예측, 선택반응 및 장애물회피 검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검사와 관련된 운전기능의 손상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한편, 택시나 버스, 화물차 등 사업용 운전자의 경우에는 자격심사 및 유지를 위해서 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하는 운전적성정밀검사에 합격하여야 한다. 운전적성정밀검사는 교통사고 경향성과 관련되는 개인의 성격 및 심리적 행동특성을 측정하여 사업용 운전자로서 운전 취약점을 찾아내는 일종의 직업적성검사라 할 수 있다. 운전적성정밀검사는 주로 지각운동요인, 지적능력요인, 적응능력요인, 시력요인 등을 측정하고 있다.


초기 운전적합성 검사가 일반 운전자를 대상으로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은 운전자를 선별하는 범용 검사로 활용되어 온 것과는 달리 현재는 고령운전자와 같은 특정 집단에서 인지기능의 손상을 알아보기 위한 평가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검사들은 고전적인 인지기능 검사 이외에도 치매 등을 스크린 할 수 있는 신경심리학적 검사들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그림 4>는 도로교통공단에서 현재 개발 중인 고령운전자 대상 운전적합성 평가도구 중의 일부이다.

최근에는 IT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말미암아 연구용으로만 활용되었던 차량시뮬레이터 기술을 활용, 가상환경(VR, Virtual Reality)에서 운전능력을 평가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시뮬레이터 기반 검사는 실제 교통상황과 유사한 도로교통상황에서 상황인식, 위험예측 및 돌발상황에 대한 반응의 적정성 및 반응시간(Reaction Time) 등을 평가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IT 기술의 발전이 모든 운전자에게 통용되는 기술로 받아들이기는 아직 어렵다. 시뮬레이터 기반 운전적합성 검사의 경우, Simulator sickness에 취약한 운전자 집단에게 적용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많다.


마지막으로 자율주행시대에서 운전적합성은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일까? 모든 차량이 운전자 도움 없이 AI(Artificial Intelligence) 스스로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운전자의 운전적합성 논란은 불필요한 것이 아닐까? 사실상, 4차산업혁명 시대의 자동차 기술발전은 가히 혁신이라 불리울만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교통장면에서 인간이 가지는 신체적, 인지적 한계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자율주행차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운전적합성에 대한 문제는 최소한 위험상황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자율주행 상황에서는 여전히 지속된다. 현재 국내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자율주행 차량의 제어권 이양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어떤 상황에서, 얼마만큼의 시간적 여유를 주고 운전자에게 차량제어권을 이양해야 하는지, 그리고 운전자가 차량제어권을 안전하게 이양받기 위해서는 운전 중 어떤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지 등을 다루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의 제어권 이양은 일반적인 주행 상황보다는 제어권을 받게 될 운전자의 운전적합성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운전적합성은 운전 중 위헝 상황에서 사고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율주행차 개발자들은 이러한 다양한 집단에 대한 운전적합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고려하여 고령운전자와 같은 취약집단에서도 안전하고 편리한 HMI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글 / 류준범 (도로교통공단)
출처 / 오토저널 17년 12월호 (http://www.ksa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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