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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칵투싼’ 소리가 나와도 속 타는 골목상권

오토헤럴드 조회 수3,656 등록일 2017.06.14
 

슬림한 주간전조등, 헤드램프에서 휠 커버로 이어지는 두툼한 베젤, 그 아래 안개등의 배열로 보면 시트로엥 칵투스를 닮기는 했다. 형님격인 투싼과도 엇비슷해 현대차가 13일 세계 최초로 공개한 코나(KONA)는 ’칵투싼’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현대차는 동의하지 않았다.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센터장 전무는 “글로벌 소형 SUV 시장에 새로운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고 이상엽 스타일링 담당 상무는 “단단하고 야무진 캐릭터 라인이 코나의 성격, 현대차의 새로운 스타일 방향성”이라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만난 현대차 관계자는 “이 상무가 말한 것처럼 아이스하키 선수의 숄더 패드(Shoulder Pad), 캐스캐이딩 그릴과 더불어 코나의 이미지를 강렬하게 가져가는 것일 뿐 칵투스는 참고 대상도 아니었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했다. 형제 차고 패밀리룩을 추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싼과는 닮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말도 했다.

▲ 현대자동차 코나, 시트로엥 칵투스와 투싼과 유사해 '칵투싼'이라는 별칭이 생겼다.

코나가 어떤 모델과 유사하다는 것보다 앞으로 있을 자동차 시장의 판세 변화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는 최근 7년 동안 연평균 20% 이상 증가한 소형 SUV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청바지에 빈티지 슈즈 골든 구스를 신고 나온 정의선 부회장은 “조급하게 대응하기보다는 잘 만든 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시장의 성장세가 앞으로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고 신흥시장뿐만 아니라 한국과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팔만한 차가 필요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해외 시장에서 코나가 싸워야 할 경쟁 모델은 수두룩하다. 현대차가 이날 100여명에 달하는 해외 기자를 론칭행사와 남양 연구소 시승회에 초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럽은 국내에서 QM3로 팔리고 있는 르노 캡처와 시트로엥 C3, 푸조 2008, 피아트 500X, 포드 에코 스포츠 등 쟁쟁한 모델과 경쟁해야 한다. 유럽 소형 SUV 시장은 연간 150만대 규모로 더커질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도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가세해 다양한 소형 SUV를 투입했거나 계획하고 있다. 잘 팔리는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쌍용차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어떤 묘수를 찾아 낼까.

문제는 대한민국이다. 르노삼성 QM3로 시작된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쉐보레 트랙스, 쌍용차 티볼리로 이어지면서 2013년 1만 2000대 규모에 불과했던 소형 SUV 시장이 지난 해 10만 7000대로 확장됐다. 현대차는 올해에만 코나 2만 6000대를 팔 계획이다.

여기에 기아차 스토닉의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아도 올해 소형 SUV 시장은 13만 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내수 전망치 148만대의 10%에 가까운 비중이다. 

장밋빛 전망과 별개로 이 시장을 지배해 온 티볼리와 QM3는 평온한 겉과 달리 속으로는 고민이 깊다. 쌍용차 대리점 대표는 “티볼리 계약 문의가 눈에 띄게 줄었다. 대신 차를 살펴보면서 코나하고 비교했을 때, 코나하고 뭐가 다른지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르노삼성은 제한된 수급물량만 소진할 정도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차는 “어차피 QM3는 국내로 들여오는 물량에 한계가 있다. 코나와 스토닉이 시장을 키워주는 만큼, 거기에 맞춰서 수급 조절을 하면 재고 걱정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코나의 영향력은 이들이 상상한 것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코나 출시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전문가는 한결같이 “티볼리는 죽었다”고 말했다. 외관 디자인, 실내 구성, 여기에서 나오는 고급스러움에서 코나가 한 급 정도 높다는 말도 여기저기에서 들렸다. 

티볼리와 QM3로 제한됐던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늘 있는 냉정하고 가혹한 평가와 달리 현대차를 최종 선택지로 만들어내는 시장의 괴리가 이번에도 이어지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쌍용차와 르노삼성, 쉐보레도 내색을 하지 않을 뿐 이런 사실을 잘안다. 

▲ 트랙스의 볼륨이 크지 않은 쉐보레는 무덤덤한 반응이다.

현대차가 골목상권을 침범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볼륨이 크지 않는 르노삼성차와 쉐보레는 몰라도 티볼리 의존도가 높은 쌍용차 입장에서는 그럴 만도 하다. 어떤 처지라고 해도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처럼 공생이나 상생의 여지는 없다. 

생존의 전략을 어떻게 짜는지는 온전히 당사자의 몫이다. 쌍용차가 그런 묘수를 찾아낼지, 기대와 우려가 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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