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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미국 중심에서 벗어나면 보이는 중국의 힘과 빅 데이터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수670 등록일 202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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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인류의 역사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한 해였다. 코로나19는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경종이다. 인간이 경제성과 효율성만을 중시하는 성장 지상주의에 목매어 온 결과 지구촌은 생존 불가능한 불모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 주는 자연의 경고다. 그런데도 적어도 코로나19의 대응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의 상황을 보면 늘 그래왔듯이 ‘이 또한 지나가리니’ 하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는듯하다. 그래서 갈 곳을 잃은 넘치는 유동성으로 인해 전문가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주택 보급률이 110%에 달하지만, 부동산 가격은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그런 혼란 속에서 전해지는 뉴스들을 보면 한국의 상황은 지나치게 미국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것은 트럼프라는 이단아가 세계의 시선을 다시 미국에 집중시키게 한 긍정적인(?) 면일 수도 있다.


‘총균쇠’의 저자 제러미 다이아몬드는 그의 저서 ‘대 변동(2019년, 감영사 刊)’에서 미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하게 지적하고 있다. 미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6만 3,402달러로 3만 600달러인 한국의 두 배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 국민의 40%가 월 소득 300만 원 이하로 생활하고 있지만 상위 1%가 미국 전체 자산의 40%를 독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극단적인 양극화 양상을 보인다. 그것을 주주 자본주의, 약탈적 자본주의의 산물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애플의 시가총액으로 미국의 거시경제지표가 높다고 해서 미국인들의 삶이 그만큼 높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자본가들의 주머니는 두둑해지겠지만 그만큼 일자리는 없어지고 삶은 피폐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 약탈적 자본주의로 경쟁력이 하락해 가는 미국 중심의 뉴스 전달은 여전히 사상 최고의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에만 매몰되어 있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전체 인구의 1/6에 달하는 2,400만 명이 넘고 40만 명이 사망했다는 데이터가 한국인들의 눈과 귀에는 잘 보이지 않는가 보다. 바이든이 취임하면 곧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희망들로만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경제 양극화, 정치 양극화가 극단적인 미국의 앞날은 오히려 혼란에 빠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이야기는 미국의 위기는 트럼프 효과(?)로 그동안보다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는 얘기이다.





이런 뉴스 편식 현상은 산업 부문에서도 다르지 않다. 한마디로 압축적인 변화가 이루어진 2020년의 산업 지형의 변화에 대해서도 올바른 분석은 많지 않다. 그나마 유튜브 등 뉴 미디어의 등장으로 새로운 시각들이 제시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유튜브의 폐해도 많지만, 그것은 레거시 미디어도 다를 바 없다.


중국에 대해서는 많은 평가가 있지만 바이든 시대에 미국과의 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에 대한 압박이 심해질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뉴스도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와 BATH(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의 관점에서만 유통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뉴스도 미국 중심으로 전달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테슬라가 있고 애플과 구글이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자동차산업 진입을 노리고 있다는 팩트가 있다. 연초부터 애플이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을 타진 중이라는 뉴스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국의 주식시장은 폭발했다.


예의 전문가들은 주가가 미래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지만, 그들이 2020년 말 예상했던 것과 한 참 동떨어진 지수 상승에 대해서는 ‘솔직히 모르겠다.’는 말로 넘어가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 수도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비즈니스의 형태는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그 방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중국의 자동차산업도 100년 만의 대 전환이라는 시기에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시선을 끈 것은 시진핑의 2060년 탄소중립 선언을 계기로 진행되고 있는 온난화가스 저감 정책이다. 중국은 현재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으로 전 세계 배출량 중 약 28%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석탄 화력발전 비율이 70%에 달하고 있으며 2019년에만 이산화탄소 94억 2,870만 톤을 내뿜었다.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록한 미국 51억 4,520만 톤의 1.8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은 보조금을 통해 신에너지차 보급을 늘리고 미국의 ZEV와 비슷한 개념의 NEV 규제를 동원하는 등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자동차산업의 변화를 유도해왔다. 그리고 시진핑 선언 이후 중국의 자동차 전문가 조직인 중국 자동차 엔지니어학회가 ‘에너지 절약 신에너지차 기술 로드맵 2.0 '을 2020년 10월 발표했다. 공업정보화부의 지도를 받아 작성한 것으로 중국의 자동차 정책은 이 로드맵에 따라 한 달 후 2035년 신에너지차 개발 전략으로 발전했다. 크게는 배터리 전기차 50%, 하이브리드 전기차 50%로 한다는 것이다.





이 내용의 골자는 배터리 전기차를 중심으로 하는 신에너지차의 비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2019 년의 신차 판매에서 신에너지차의 비율은 5% 였지만 새로운 로드맵은 2025년에 20% 전후, 2030 년에 40% 전후, 2035년에 50% 이상까지 끌어 올린다는 것이다. 신에너지차의 95% 이상은 배터리 전기차로 한다는 방침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1위의 중국이 탈탄소 사회로 전환하려면 배터리 전기차 등의 대대적인 보급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일반 가솔린 차량을 모두 폐기하는 대담한 정책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나머지 가솔린차 등은 모두 에너지 절약형 차량인 하이브리드로 전환한다.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비율을 2025년에 가솔린차 등 50%, 2030년 75%, 2035년 100%로 높이고, 하이브리드가 아닌 기존의 가솔린 자동차 등은 제조 판매를 중단할 방침이다. 그동안 신에너지차에 포함하지 않았던 하이브리드카를 들고나온 것은 최근 서방 국가에서 실행을 추진하고 있는 LCA(Life Cycle Assessment)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LCA는 자동차의 생산과 에너지 생산, 주행, 폐기, 재이용 등 모든 과정에서 CO2배출량의 총합 평가하는 것으로 웰 투 휠(Well to Wheel), TCO(Total Cost of Ownwership) 등의 용어도 사용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같은 개념이다. 유럽에서는 2023년, 일본은 2030년 실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이런 글로벌 시장의 흐름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중국의 새로운 로드맵은 미·중 갈등의 첨예화와 국제 물류의 정체에도 대응한다고 밝히고 있다. 2035 년에는 부품 등을 해외에 의존하지 않는 중국 고유의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것도 중요한 내용이다. 판매뿐만 아니라 기술에서도 세계를 리드하는 자동차 강국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연료 전지 자동차 (FCEV)에 주력할 방침도 포함됐다. 2025 년 보유 대수 10 만대, 2035년 100 만대를 목표로 설정했다. 초기에는 버스 등의 이용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차 판매 대수에서 세계 최대의 중국 시장이 세계 자동차 업체의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이끄는 중국 자동차산업 로드맵은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는 중요하다. 본격적인 힘의 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연비규제완화정책 추진으로 뒤흔들어 놓았던 것을 바이든이 다시 정립해야 하는 미국 환경정책의 혼란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바이든이 파리협정 복귀를 선언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과정을 정립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중국의 14차 5개년 계획의 새로운 로드맵에는 자율주행 분야의 개발 추진 방침도 있다. 2030년에는 자율주행 기술을 고속도로 및 제한 지역에서 실현한다는 것이 골자다. 2035 년 물류 등을 결합한 고급 자율주행 기술을 각지에서 실용화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부의 정책에 대응하듯이 연초 중국의 자동차 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볼보의 모회사인 길리홀딩스그룹을 중심으로 한 두 건의 제휴 논의가 올 초에 등장했다. 외형상으로는 길리자동차가 자동차 설계 및 생산에 대한 전문지식을 제공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바이두가 관할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바이두의 독립 자회사로 운영될 새로운 회사는 차량 설계 및 연구 개발에서 제조, 판매 및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체 산업 체인을 감독할 것이라고 바이두는 밝히고 있다. 목표는 지능형 자율주행차를 생산하는 것이다.





바이두는 이미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20년 말에는 처음으로 베이징의 공공 도로에서 자율주행차에 보조 운전자가 없는 무인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허가를 받기도 했다. 구글이나 테슬라보다 당장에 마일리지는 적지만 단계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이두는 아폴로 자율 주행, 아폴로용 Duer-OS 음성 비서 및 바이두 맵스를 포함한 핵심 기술의 전체 포트폴리오를 통해 새로운 회사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목표는 지능형 차량 제품을 재편하고 지능형 교통의 혁명을 가져오는 것이다.


바이두는 지난 10년 동안 자율 주행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인공 지능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으며 이번 길리홀딩스와의 협업은 자율 주행, 지능형 커넥티드카, 인공 지능 등 축적된 첨단 기술을 선보이고 기술 업그레이드를 촉진할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한 바이두의 자동차 제조 분야로의 획기적인 확장을 의미한다고 밝히고 있다.


바이두는 과거에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와 파트너 관계를 맺을 때만 기술 솔루션 공급 업체 역할을 했으며 현재의 법률 및 규정 및 비용을 고려할 때 특히 자율 주행 부문에서 안전성 문제 등 전반적인 강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다. 그래서 2017년에는 베이징자동차그룹(BAIC)과 공동으로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제휴를 체결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배터리 전기차를 생산하는 길리자동차와의 협력은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바이두는 그동안 BAIC와에 제일자동차그룹(FAW)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었는데 길리와 제휴한 것은 중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라고 추론할 수도 있다. 자동차 제조는 토지, 생산 시설 및 공장 건설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전형적인 자산 중심 산업이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그것을 합작과 제휴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길리홀딩스그룹은 또한 폭스콘과 공동으로 자동차와 부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길리측은 현재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며.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동맹을 구축하고, 글로벌 자원을 시너지 화하여 최종 사용자를 위한 더 큰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길리자동차도 볼보와 공동으로 개발한 배터리 전기차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고 폭스콘도 자체적으로 EV전용 플랫폼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폭스콘은 이미 바이톤과 FCA그룹에 플랫폼을 판매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앞으로는 차량 공유회사들이 가장 큰 시장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우버보다 더 사용자가 많은 중국의 디디추싱은 이미 BYD와 공동으로 자체 브랜드의 배터리 전기차를 개발했다. 이 차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승차 호출 플랫폼 간의 데이터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자동차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데이터가 경영자산이라는 흐름을 파악한 전략이다.


EV전용 플랫폼인 MEB를 개발한 폭스바겐은 포드에게 공급하기로 했고 현대차그룹도 모비스가 개발한 EV플랫폼을 외부업체에 공급할 수 있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폭스콘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런 폭스콘이 길리자동차와 협업하기로 한 것은 우선은 중국 내 많은 군소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폭스콘은 EV플랫폼은 물론이고 개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개발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니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분업이 현실화되어가는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생태계에서 중국과 대만의 자동차회사들이 앞선 행보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BMW를 비롯해 미국 전기차 스타트 업 피스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을 확보한 세계 3위 부품업체 마그나를 벤치마킹할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마그나는 중국의 베이징자동차그룹(BAIC)과 합작으로 아크폭스(Arcfox)의 차량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중국 내에서는 바이두가 길리자동차와 협력해 2~3년 이내에 지능형 전기 자동차를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많은 사용자와 풍부한 자본을 보유한 중국의 인터넷 회사가 지속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개발 병목 현상에 직면했는데 자동차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런 가능성을 바탕으로 알리바바는 상하이자동차그룹(SAIC)과 스마트 전기차 생산을 위한 합작 투자를 시작했다.


이 외에도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기업 니오(Nio)는 배터리 교환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CATL을 포함한 파트너들과 8억 위안(1억 1,570만 달러)을 투자해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웨이넹(Weineng)이라고 하는 합작회사는 니오가 2020년 8월 공개한 프로그램 BaaS(배터리 서비스)에 대한 배터리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에서도 이 시대의 화두인 전동화와 자율주행차에 관한 기술 개발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글로벌 플레이어들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제휴와 합작을 통해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들의 힘은 애플과 현대차처럼 비밀조약 의무로 실랑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큰 무기는 지금까지 어떤 나라도 경험해 보지 못한 15억이라는 인구(시장이라고도 표현한다.)를 배경으로 한 빅 데이터다. 그 배경에는 2015년부터 추진해 온 인터넷 플러스라는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통해 구축된 앞선 디지털 DNA가 있다.


중국의 연간 신차 판매대수가 2017년 2,880만대에 달해 세계가 놀랐지만, 중국의 소비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의견이 있다. 그 과정에서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지만 이미 WTO가입 이후 세계의 자본을 끌어들인 중국을 그 누구도 일방적으로 밀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그동안 시장 개방을 통해 글로벌 업체들에 제공한 혜택을 빌미로 미국보다 더 무서운 시장과 빅데이터의 힘을 동원해 세계를 압박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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