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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와 FCA의 합병 협상 승자가 있기는 할까?

글로벌오토뉴스 조회 수788 등록일 201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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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제품을 담기 위한 포장지가 아니다. 그런데 브랜드와 고객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협상이 시작되는 것 같다. 르노와 FCA의 합병 협상 이야기다.

루머가 수면 위로 올라오자마자 급격하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 르노 그룹이 5월 26일에 FCA 그룹으로부터 동등 지분의 합병 제안을 받았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바로 다음 날인 27일 오전에 타당성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것은 다음 주에 공식 검토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측보다도 훨씬 빠른 행보였다.

지금까지의 분석에 의하면 르노나 FCA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두 회사 모두 이번 합병을 통하여 해소 또는 완화될 수 있는 고충을 내부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는 닛산과의 동거에서 여러 면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FCA는 지프나 램을 제외하고는 거의 수익성이 없는 브랜드들 투성이인데다가 미래차에 대한 투가자 가장 늦은 메이저 플레이어 가운데 하나다. 즉, 무거워진 발걸음을 가볍게 하면서 미래에 대한 보장이 필요한 단계라는 뜻이다.



물론 회사 내의 파워 게임, 그리고 프랑스와 일본 정부의 영향력 등 정치적인 측면도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르노가 미국 시장과 SUV를 얻는다는 지역과 제품 포트폴리오의 개선 이야기도 나온다. 모두가 돈과 경영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자문이 투자 전문가들에게 집중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혀 들리지 않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합병 후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한 분석이다. 르노는 피아트의 딜러 네트워크를 통해 더 많은 자동차를 팔 수 있을 것이므로 유럽에서도 미래차의 개발 비용을 가볍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한다. 산술적으로는 말이 되겠지만 결국은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는 것이 개인적 우려이자 예측이다.

이미 FCA는 란치아 브랜드를 엠블렘만 바꿔 붙인 크라이슬러 및 피아트 모델들로 채웠다가 사망 선고를 앞둔 현재에 이른 경험을 갖고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입장이 다르다는 뜻인지 모르겠다. 심지어는 나 자신도 어떤 브랜드는 퇴출 대상이고 어떤 브랜드는 살아남을 것인가를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은 정답이 아니다.



그 이유는 브랜드는 단순히 제품들을 담는 그릇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그렇게 생각하는 경영자가 있다면 그런 경영자는 우리 나라의 창고형 매장에서 사용하는 ‘노 브랜드’라는 상표에 걸맞는 사람이다. 이 브랜드는 브랜드의 이미지나 철학을 내세우는 대신 그냥 가성비가 우수하고 믿을 수 있다는 상품의 기본에만 올인한 무색무취의 상품성에 집중하는 극단적인 사례에 불과하다. 사실 이런 현상도 식료품을 비롯한 생활필수품을 창고형 할인 매장에서 구입하는 소비의 부정적 진화가 가져온 증상에 불과하다. 즉 행복과 풍요는 물 건너갔다는 뜻이다.

바로 이런 기초적 소비 풍토가 자동차에 적용되면 어떻게 될까? 자동차는 어른들의 장난감이라는 말은 옛말이 되고 지금 자동차 회사들이 이야기하는 공유 경제의 디바이스에 불과한 존재로 가속화될 것이다. 즉, 용도에만 맞으면 브랜드는 중요하지 않는 ‘노 브랜드’의 상태로 퇴화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감성적 만족도를 기대하지 않는 소비자들은 높은 금액을 지불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 결과 르노와 피아트 브랜드가 물량경제를 이루어 얻으려고 했던 개발원가의 분산은 판매가격의 하락이라는 원초적 수익률의 저하로 실패하게 될 것이다.

서로 다른 포장지를 커다란 포장지 하나로 합치면 비용이 줄어든다? 그런데 하나는 새우깡이고 다른 하나는 감자칩인데? 이것은 정말 숫자만 보는 것이 아닐까? 필자처럼 새우 알러지가 있는 고객은 이제 감자칩까지 못 먹게 되는 것이고, 최소한 맛이 섞인 과자를 즐거운 마음으로 먹을 사람은 많이 않을 것이다.


필자가 자동차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고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감성적 만족도는 부가가치이고 부가가치는 높은 수익으로 연결된다. 그런데 지금 빈 카운터들이 지배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은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브랜드 빌드 업은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사실 그들은 그런 것은 볼 줄도 모른다.

그리고 자금력과 매출 규모에서 자동차 업계를 몇 배로 능가하는 ICT 산업의 자동차 산업 흡수로 이어진다고 빈 카운터들은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잘 된 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소비자들은 지불 의사가 줄어들고 부가가치는 낮아지는 악순환에 들어선 것 뿐일 것이다.

누가 승자인가? 아무도 없다.
브랜드는 단순한 포장지가 아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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