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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신형 911 카레라 S 쿠페 '퇴근길 물 폭탄 속에서 만난 평화'

오토헤럴드 조회 수486 등록일 20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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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동안 잔뜩 찌푸린 하늘은 오후 4시경 이내 어두운 먹구름과 함께 천둥과 돌풍을 동반한 강한 빗줄기로 변했다. 강남구 대치동을 출발해 한남대교를 넘을 즈음에는 불과 몇 미터 앞도 제대로 볼 수 없을 만큼 물 폭탄을 쏟아부어 운전대를 움켜진 양손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그도 그럴 것이 고출력 후륜구동 스포츠카를 타고 있으니 자칫하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위험한 상황과 마주할지 모른다는 공포심이 떠나지 않았다. 줄곧 1위를 유지하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어이없이 미끄러져 안전 펜스를 들이받는 F1 드라이버들을 수없이 보지 않았는가.

그 와중에 혼잡통행료 2000원 아끼자 찾은 남산순환도로는 상황이 더욱 좋지 못했다. 도로는 갑자기 내린 폭우로 곳곳에 대형 웅덩이를 만들고 차선 구분도 쉽지 않다. 잔뜩 긴장한 탓에 앞유리 넘어에만 시선을 집중하다 우연히 계기판에 무슨 경고등 같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신형 911에 처음으로 탑재된 '포르쉐 웻 모드(Porsche Wet Mode)'가 노면 상황을 판단하고 운전자에게 빗길 미끄러짐 위험을 경고하는 것이다.

프런트 휠 하우징의 음향 센서를 통해 흩뿌려지는 물보라를 감지하는 웻 모드는 우천 상황뿐 아니라 도로 위 물기가 남아있는 경우까지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운전자는 센터 콘솔 위 디스플레이 또는 옵션 사양으로 제공되는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이용하는 경우 스티어링휠의 모드 스위치를 통해 웻 모드를 간단히 활성화할 수 있다.

웻 드라이빙 모드 활성화 시 포르쉐 스태빌리티 매니지먼트, 포르쉐 트랙션 매니지먼트, 에어로다이내믹, 옵션 사양의 포르쉐 토크 벡터링 플러스 및 구동 장치의 응답 특성이 조정되며 주행 안정성이 최대로 보장된다. 90km/h부터 가변 리어 스포일러가 퍼포먼스 포지션으로 확장되고 쿨링 에어 플랩이 열리며 가속 페달은 더욱 평평해진다. 또한 PSM 오프 기능 또는 스포츠 모드는 비활성화되며 만약의 오작동을 방지한다.

이때 엔진 토크는 더욱 부드러워지고, 새롭게 탑재된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자동으로 기어비를 조절한다. 신형 911은 웻 모드를 통해 더 과감한 핸들링을 제공하는 동시에, 정교하게 매칭된 설정으로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나, 즉각적으로 동력이 필요한 경우 그리고 마찰 계수가 다른 도로 표면의 변화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비에 젖은 도로뿐 아니라 눈 덮인 도로에서도 웻 모드는 활용된다.

포르쉐는 지난 '2018 LA 오토쇼' 개막을 하루 앞두고 브랜드의 아이코닉 911의 8세대 완전변경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그리고 지난 2월, 약 1년 3개월 만에 국내 시장에도 해당 모델이 출시되며 포르쉐 마니아들의 가슴은 더욱 설렌다. 포르쉐 브랜드를 상징하는 911은 1963년 1세대 모델이 첫선을 보인 이후, 8세대에 걸쳐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며 이 시대 스포츠카의 기준을 제시해왔다. 포르쉐만의 감성과 극대화된 효율성, 광범위한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신형 911은 모든 혁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포르쉐의 스타일 아이콘이자 스포츠카의 대명사다.

여전히 6기통 수평대향 엔진을 탑재한 신형 911은 터보차저 기술이 더해져 최고 출력 450마력을 발휘하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또한 더욱 향상된 연료분사 프로세스와 터보차저 및 인터 쿨러 시스템의 탑재로 효율성이 향상되고 이를 통해 이전 모델과 비교해 출력 또한 30마력 증가했다. 여기에 신형 파나메라에서 넘어온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새롭게 얹어져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순간 가속력을 4초 이하로 단축하는 혁신 또한 이뤄냈다.

이러한 제원상 변화는 차체 중량이 이전보다 약 50kg 무거워졌으나 여전히 50:50의 완벽한 앞뒤 무게 배분과 달리기 성능에 충실한 기술력으로 더욱 민첩한 몸놀림을 자랑한다. 고속에선 안정적이고 커브 길에선 도로를 움켜쥐듯 빠져나간다. 여간해서 불안한 움직임을 찾을 수 없으니 이쯤 되면 비현실적 드라이빙 감각을 전달한다.

외관 디자인 변화는 사실 조금 아쉽다. 워낙 강력한 911의 전통적 정체성이 있다 보니 완전변경모델에서도 큰 틀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이번 모델에선 앞뒤 휠 크기의 변화를 통해 뒷바퀴 하우징이 조금 튀어나오면 차체 폭이 45mm 증대됐다. 이로 인해 후면부 인상이 조금 바뀌었으나 여전히 곡선미를 추구하는 전체 디자인 흐름은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실내 변화는 다양한 첨단 디지털 장비의 추가로 보다 편안하고 이것저것 조작하는 재미가 있다. 계기판 변화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 이전 5개의 원은 유지되면서도 가운데 타코미터를 제외하면 양쪽을 디지털로 전환됐다. 이를 통해 다양한 차량 정보를 주행 중에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은 장점이다. 다만 운전대 림에 가려 머리를 좌우로 살짝살짝 움직여줘야 하는 불편함은 따른다.

기본 사양으로 제공되는 카메라 기반의 경고 및 브레이크 지원 시스템은 차량, 보행자 그리고 자전거 운전자와의 충돌 위험을 감지하고 필요한 경우 비상 제동을 시작한다. 후방 카메라를 장착한 파크 어시스트 시스템은 기본 사양으로 제공되며 열 화상 카메라를 장착한 나이트 비전 어시스트와 리버시블 탑승자 보호 기능을 포함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옵션으로 선택 가능하다. 포르쉐 신형 911 카레라 S 쿠페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6090만원이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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