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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아발론 하이브리드와 고슴도치의 섬 위도

오토헤럴드 조회 수2,337 등록일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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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 변산반도 격포항에서 배를 타고 40분 정도 가면 닿는 섬. 여의도 두 배 크기의 작은 섬 위도(蝟島)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이상향의 땅'으로 불렸다. 비싸기로 유명한 생선 '조기'가 넘치게 잡혔다. 우리나라 3대 어장의 하나, 칠산 바다의 한복판에 있고 조기 울음소리가 바다를 덮던 때도 있었다.

섬은 생김새가 고슴도치를 닮았다고 해서 고슴도치 위(蝟), 위도로 불렸다. 고슴도치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섬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고슴도치는 깨끗한 환경을 대표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서해안에 제법 많은 눈발이 날린 날, 위도로 방향을 잡았다. 서울에서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250km 남짓한 거리를 달리면 닿는다. 가는 길은 토요타 아발론 하이브리드가 함께 했다.

겨울이 오면 여름 내내 사람으로 북적이던 섬은 긴 휴식기에 들어간다. 격포항에서 페리에 오르는 차가 드문드문하고 배 안에는 섬 주민 몇 명이 전부, 크게 자리를 잡고 누워도 누구 눈치를 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한적하다. 위도 여객터미널에 도착하자 눈발이 더 거세졌다. 치울 필요가 없어서인지 섬길 곳곳은 얼거나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있거나 쌓이고 있었다.

섬은 작지만 해안도로는 꽤 길다. 해안선을 따라 33km나 되는 꾸불꾸불한 도로가 위도여객터미널이 있는 파장금항에서 깊은금 해수욕장, 석금방파제를 이어준다. 그런데 아뿔싸, 아름다운 절경은 인근에 있는 식도며 정금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궂은 날씨에 묻혔다.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몰고 위도로 간 것은 지난여름, 영종도 앞 '신도(信島)'에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을 몰고 갔던 때와 생각이 다르지 않다.

육지와 거리를 두고 때 묻지 않았을 섬과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 같은 친환경 모델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 위도까지 동행한 아발론은 5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북미 시장을 겨냥한 토요타 브랜드의 풀 사이즈 세단, 일본에서도 팔지 않는 아발론을 토요타는 꽤 오래전인 2013년부터 국내에서 팔았다. 캠리 윗급으로 브랜드를 대표하는 기함의 역할을 기대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2016년 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딱 230대가 팔렸다. 그런 아발론이 11월 완전변경이 출시되자 290대가 팔렸다. 휘발유를 치우고 하이브리드로 대체한 것, 그리고 가격(4660만 원)을 낮춰 요즘 뜨고 있는 준대형 시장에 공격적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우리나라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연간 8만 대 이상으로 커졌고 그 중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2만 대 이상이 팔릴 전망이다.

기아차 K7, 렉서스 ES의 하이브리드 버전도 고성장했다. 이렇게 준대형 차급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잘 팔리는 이유가 있다. 크고 안전한 차를 경제적으로, 여기에 화재와 배출가스 조작 따위의 치명적 약점을 노출하고 있는 디젤차가 넘볼 수 없는 정숙한 승차감의 우월성 같은 새로운 가치에 관심이 쏠려서다. 게다가 ‘테크니컬 뷰티’를 컨셉으로 개발된 토요타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생김새까지 수려하다.

대형 킨 룩(Keen Look)이 주는 준대형 특유의 웅장함, TNG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저 중심 설계로 구현된 낮은 스탠스, 또 이전보다 확장된(전장 15mm, 전폭 15mm, 축간거리 50mm) 크기로 위풍당당한 외관을 만들어냈다. 압권은 과감해진 입체감이다. 그릴과 범퍼, 헤드라이트의 패널과 주변, 리어 라이트 주변을 밋밋하거나 평평한 일반적인 틀을 깨고 꽤 크고 깊은 볼륨을 사용했다. 전투기 제트엔진의 애프터 버너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다.

장거리 시승은 체력적 소모가 많다. 정신적으로도 그렇다.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가벼운 휴식조차 아깝다는 생각, 그래서 길이 끝나는 곳까지 달리고 싶을 때, 아발론 하이브리드가 그랬다. 정숙성, 승차감이 놀랍도록 완벽해서다. 휘발유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고요함을 갖고 있다. 조금 거친 노면은 부드럽게 받아들인다.

맥퍼슨 스트릿(전), 더블 위시본(후), 적절하게 튜닝된 쇼크 옵서버의 댐핑이 크고 작은 노면의 요철을 수용해 운전 피로도의 많고 적음을 결정하는 상하좌우의 흔들림을 최소화해준다. 보통의 하이브리드카에서 가장 거슬렸던 제동, 감속할 때 나타나는 회생 제동 소음도 거의 눈치를 채기 힘들 정도로 작아졌다. 회생 제동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타력 주행이 가능한 시간도 늘어났다. 주행 중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이전 또는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더 오래 타력이 유지된다.

가속할 때마다 제법 톤이 굵은 사운드가 터져 나오는 것도 인상적이다. 에코, 노멀 모드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스포츠 모드에서 더 견고해지는 섀시의 변화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1열 시트를 이전보다 뒤로 밀어내는 한편, 앞쪽 창의 중간 프레임을 없애고 아웃사이드 미러와 차체의 간격을 넓혀 시야가 확 트여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2.5ℓ D4-S 휘발유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로 합산출력 218마력, 토크는 22.5kgm를 발휘하는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는 16.6km/ℓ(도심 16.7/고속도로 16.4km/ℓ), 250km를 달려 도착한 위도까지는 19.6km/ℓ을 기록했다. 궂은 날씨, 막 배 시간에 쫓겨 서둘렀던 여정을 생각하면 경차며 동급의 가솔린차는 상대로 안되고 디젤차도 쉽지 않은 연비다.

돈으로 따지면 1만7857원(휘발유 리터당 1400원 기준), 참고로 서울에서 부안까지의 시외버스 요금은 1만4300원이다. 경제성과 함께 따져봐야 하는 것이 안전이다. 아발론 하이브리드에는 차선이탈 경고와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긴급제동 보조, 오토매틱 하이빔으로 구성된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 그리고 10개의 에어백이 적용됐다. 최근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자동차를 고를 때 큰 차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라고 조언했다.

차급이 높은 아발론 하이브리드에 적당한 수준의 안전 장비가 갖춰져 있으니 안성맞춤이다. 공간도 뛰어나다. 축간거리가 늘어났고 배터리가 2열 시트 아래에 배치되면서 트렁크(기본 573ℓ)에는 골프가방 4개가 충분히 실린다. 60:40 폴딩이 되는 2열 시트를 활용하면 더 많은 짐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화물 수납도 가능하다.

실내에서는 7인치 TFT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의 클러스터와 함께 9인치 터치패널 멀티미디어 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반응이 빠르고 메뉴 접근성이 좋다. 콘솔을 높이고 폭을 넓혀 운전석과 동반석의 영역을 분명하게 나누고 에어벤트를 품은 인스투르먼트의 수형 라인도 돋보이는 개성이다.

<총평>

돌아오는 길은 서해안고속도로 행담휴게소에서 끝내기로 했다. 총 주행거리는 약 450km, 출발하면서 리셋을 했던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연비 20.6km/ℓ을 찍었다. 장담하는데, 약간의 공을 들이면 그 이상의 연비도 쉽게 달성할 수 있다. 이전에 휘발유 모델만 출시했던 토요타가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의도는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버전이 가장 잘 팔리는 차급이 준대형이고 이렇게 크고 안전한 차를 위도를 오가는 여정에서 확인한 것처럼 경제적으로 타려는 시장의 변화를 읽었기 때문이다.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그런 시장의 요구를 비교적 많은 부분에서 충족시켜주고 있다. 그랜저라는 높은 장벽이 있지만 작게라도 보이는 틈새는 하이브리드에 있다. 따라서 좋은 차를 판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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