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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더 8 그란쿠페 '위압적이고 고혹적인 스포츠카'

오토헤럴드 조회 수3,764 등록일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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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 한옥마을로 더 유명한 전주에서 완주군 소양면과 동상면을 거쳐 고산면으로 빠져 나가는 길은 주변 풍광이 빼어나다. 짙게 물든 가을 산을 끼고 이어지는 적당한 굽잇길, 동상과 대아 저수지를 끼고 돌아가는 길이 그 중 압권이다. 그 중간쯤에 아원고택이 있다. 250년이나 된 한옥을 오성마을로 이축해 만든 지역 명소라고 소개했다.

고택은 콘크리트로 만든 독특한 구조의 서양식 건물과 연결돼있다. 정통적인 우리식 정원 대신 휴양지의 인피니티 풀과 같은 이색적인 조경도 보인다. 한옥과 양옥이 겹겹으로 보이는데 어색하지가 않다. 그 절묘한 조화의 한 가운데, 청명한 가을 하늘빛을 머금은 BMW 'THE 8'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8의 의미는 크다. Z8, i8, M8 GTE와 같이 브랜드의 고성능을 상징하는 모델에 부여된 숫자다. THE 8 역시 1998년 판매 부진으로 단종됐던 쓰린 경력을 갖고 있지만 지난해 6시리즈의 자리를 꿰차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럭셔리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모델답게 THE 8의 겉과 속은 화려하고 강력한 것들을 가득 담고 있다. THE 8 라인업 가운데 뉴 840d xDrive 그란쿠페로 전남 진도로 향했다.

생김새부터 이전의 BMW와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두툼한 크롬 몰딩으로 감싼 더블 스트럿 키드니 그릴에는 공기역학 성능을 높여주는 액티브 그릴 셔터가 제공된다. 그 옆에 자리를 잡은 헤드램프는 BMW의 어떤 모델보다 얇게 만들어놨다. 그릴보다 면적이 넓은 에어 인테이크 홀과 에어 덕트, 측면의 에어 브리더, 8시리즈 전용 리어 스포일러로 스스로 강하다는 것을 과시한다.

후면부는 디퓨저가 돋 보인다. 헤드램프와 다르지 않게 얇아진 리어램프, 마름모꼴 배기구를 품은 디퓨저, 부메랑과 같이 깊고 뚜렷한 형상의 에어 덕트가 존재감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B 필러부터 완만하게 떨어지기 시작한 루프 라인트렁크에서 갑자기 폭을 넓혀 숄더 라인의 볼륨을 풍부하게 가져 간 것이 인상적이다. 시각적으로 무게 중심을 낮아보이게 그리고 노면에 바싹 붙는 효과를 준다.

B 필러부터 완만하게 떨어지기 시작하는 루프 라인은 2열에 앉아도 머리공간이 부족하지 않도록 해주는 ‘더블 버블(Double Bubble)' 타입이다. 8시리즈 쿠페(전장/전폭/전고, 4845/1900/1340mm)보다 길고(+231mm) 높고(+61mm) 넓은(+30mm) 차체의 측면 실루엣은 그래서 고혹적이다. 프레임이 없는 도어, 잔뜩 치켜올린 벨트라인, BMW 특유의 아웃사이드 미러도 그런 느낌에 기여한다.

인디비주얼 가죽과 인디비주얼 알칸타라 안트라사이드 헤드라이너로 꾸며진 실내는 적당한 품격을 갖고 있다. 운전석과 동승자석을 완벽하게 구분해주는 센터 콘솔과 센터패시아는 12.3인치 계기판과 터치와 제스처, 음성에도 반응하는 센터 모니터로 여러 기능이 옮겨 가면서 많은 버튼들이 생략됐다. BMW 모델 가운데 가장 단순한 전장이다.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 변속기를 조율하는 레버에는 숫자 '8'이 새겨진 크리스털로 만들어 화려함을 더 한 것도 눈에 띈다. 많이 개선됐다고 해도 내비게이션은 여전히 불편했다. 터치 반응은 빨랐지만, 빛의 반사가 심하고 그림도 세련되지 않고 표시되는 내용도 세심하지가 않다. 엉뚱한 길을 알려주거나 너무 늦게 나오는 음성과 같이 길 안내의 정확도도 떨어졌다. 스포츠카의 특성을 고려해도 시트가 지나치게 딱딱하다는 얘기도 많이 나왔다.

뉴 840d xDrive는 최고 출력 320마력, 최대 토크 69.39kgf. 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5.1초다(쿠페 4.7초, 가솔린 4.9초). 출력과 토크 수치로만 봐도 짐작이 가능한 주행 능력은 실제 주행에서 더 위력적으로 나타난다. 출발, 가속, 급가속, 상상하기 힘든 고속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가속 페달을 압박하는 힘의 미세한 차이를 섬세하게 읽어내며 반응하고 스티어링 휠로 전달되는 하체의 피드백을 느끼는 맛도 쫀득했다. 웬만한 굽잇길에서는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긴장감이 나타나지 않는다. 놀라울 정도로 균형을 유지하고 반듯하게 빠져나간다.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어댑티브 서스펜션과 같이 THE 8이 더, 잘 달리게 해 준다. 

뒷바퀴를 조향하는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은 속도에 맞춰 회전 반경을 조절해 섀시의 균형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코너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댐핑 스트로크가 묵직하게 세팅됐지만 승차감이 꽤 괜찮은 것도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이나 진동을 초당 수백 회로 읽어내 대응하는 어댑티브 서스펜션의 힘이다.

제한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적용됐지만 8시리즈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핸들링의 묘미,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분출되는 아드레날린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8시리즈 뉴 840d xDrive 그란쿠페의 가격은 1억3500만원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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